서론
정서조절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고 표현하며 부정적인 정서를 타인의 기대와 상황에 맞게 의도적으로 조절하여 자신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Salovey & Mayer, 1997). 특히 유아기는 정서조절능력이 매우 빨리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유아가 대인관계에서 겪게 되는 문제와 갈등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방식은 유아의 삶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J. H. Kim, 2007). 또한 유아기에 발달한 정서조절능력은 성인의 대처능력과 기술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으며, 성인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Moon, 1996). 유아가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 조절이 가능한 능력, 즉 정서조절능력은 원만한 인간관계의 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능력이다(Seo, 2011). 이러한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은 생물학적 내적 요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등 유아를 둘러싼 외적 환경 중 특히 양육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 양육 환경으로는 부모의 양육태도, 양육행동과 가족관계가 포함된다. 특히 가족 내의 부모의 부부관계는 양육환경에 영향을 주는 이차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부모의 부부관계는 양육태도와 행동과 밀접하게 연관될 뿐만 아니라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정서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부관계가 좋을수록 심리적 안녕감이 높으며(Jo & Cho, 2004), 부부결합도와 유아의 정서지능 하위요인인 타인인식능력과 타인조절능력과의 관계에서도 유의한 영향이 나타났다고 한다(E. J. Kang, 2010). 반면 부부간 갈등이 많은 가정의 자녀는 정서적 안정성과 사회적 적응능력이 낮았고(Davies & Cummings, 1994, as cited in Min, 2010), 부모가 부부간 갈등의 모습과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보일수록 그들의 자녀는 사회불안을 많이 느끼고, 정서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S. R. Kim, 2006), 부부 갈등이 높은 부모의 자녀일수록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유아는 낮은 정서조절능력을 보인다고 한다(J.-Y. Kim, Doh, & Kim, 2008). 또한 부부갈등에 많이 노출된 유아는 가족관계에 대한 내적 표상을 통해 부정적인 정서조절 능력을 발달시키게 된다고 한다(J. Y. Kim, 2007; Song, 2005). 부모의 부부관계에서 유아의 정서조절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양육행동도 중요하다.
최근 맞벌이와 육아휴직 제도(K. W. Kim & Lee, 1998; H. S. Yoon, 2008)로 인해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시대적, 사회적 요구로 표명되고 있다. 그동안 유아를 자녀로 둔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지원체계로써 주로 조사되었는데,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어머니의 양육행동, 양육효능감(Kwon, 2009; S. Yoon & Sung, 2014), 양육스트레스(H.-J. Choi, Cho, & Kim, 2015)에 영향을 주어 유아의 사회, 인지, 정서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최근 아버지는 어머니와의 양육참여에 대한 지각이 다를 뿐만 아니라(H. Choi, Yoon, & Yeon, 2015), 어머니와 아버지는 질적으로 다른 부모 역할을 하는(Pruett, 2002, as cited in J. S. Park & Park, 2015) 것으로 알려져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유아의 발달의 직접적인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Y.-M. Lee & Min, 2007; J. S. Park & Park, 2015). 부부관계 및 결혼만족, 부모의 양육, 그리고 자녀의 사회 및 정서조절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들은 주로 어머니를 대상으로 하여 조사되었거나(Hea & Kim, 2004; J.-S. Lee, 2010) 어머니와의 공동양육에서 아버지 양육참여의 역할을 규명하였으며(I. S. Park & Nahm, 2015) 상대적으로 이러한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아버지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에 주목하여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과의 관계성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최근 몇몇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결혼만족은 유아의 사회성 및 정서발달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M.-J. Kim, 2015; H. S. Lim & Park, 2002). 결혼만족도란 지극히 개인적인 현상으로서 부부가 결혼생활 전반에 있어서 느끼는 행복과 만족의 주관적 감정과 태도를 가늠하는 척도를 의미한다(S.-W. Kim & Kim, 2003). 아버지가 결혼생활 적응과 애정적인 부부관계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일 때 자녀의 생리적 규칙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Kuk, 2008), 특히 아버지 부부특성을 나타내는 요인 중 하나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유아의 사회성 발달에 유의한 영향력을 가진다(M.-J. Kim, 2015). 사회성은 정서조절능력과 관계가 있다(E. J. Lee, 2002)는 연구결과를 볼 때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현재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이에 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결혼만족이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데 아버지의 결혼 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면,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자체가 직접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양육참여를 통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만족도 자체는 심리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양육 참여도는 아버지가 “아동양육에 함께 보내는 물리적·신체적 상호관계에 대한 참여행동의 양적 정도를 의미한다”(K.-S. Choi, 1993). 아버지가 자녀 양육에 많이 참여할수록 자녀와의 상호작용의 빈도도 증가하며, 아버지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버지의 자녀 양육 참여는 유아의 발달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Baker, 2014), 아버지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유아의 사회적 능력과 대인문제 해결 사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J.-W. Park, 2002; Yu, 2006).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특히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발달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유아의 정서조절능력과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냈고(M.-S. Choi & Song, 2014; E. S. Park, 2012; H.-K. Yoon, 2010; S. Yoon & Sung, 2014), 아버지 양육참여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에서 부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아버지가 돌보기 및 지도에 참여를 많이 할수록 유아의 정서통제 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I. S. Park & Nahm, 2015). 아버지가 양육참여에서 자녀에게 감정적으로 처벌하는 등 엄격한 양육태도를 보일 때 유아는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고(H. K. Park & Park, 2002), 아버지가 양육에 많이 참여할수록 유아의 순기능적 정서조절이 높아지는 반면 양육에 적게 참여할수록 유아의 역기능적 정서조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J. Y. Lim, Moon, & Kim, 2009). 또한 아버지가 온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할 때 유아의 정서지능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밝혀내었다(Oh & Moon, 2013). 아버지의 생활지도, 가사활동은 유아의 정서조절, 자기조절을 포함한 정서지능에 영향을 준다(Chi, 2007). 아버지의 양육참여 중 생활지도, 가사활동 참여의 정도가 유아의 정서지능의 자기조절과 자기인식에 유의한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Y. J. Kim, 2001). 이처럼 유아는 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정서표현을 모델링하고 배우게 되며, 아버지는 유아가 정서를 표현할 때 적절히 훈육하는 과정을 통해 바람직한 정서조절 지도의 기회로 삼는다(Lee, Kim, & Park, 1997, as cited in J. Y. Lim et al., 2009). 이상의 연구를 통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정서조절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그의 결혼만족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도 조사되었다.
Belsky (1984)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자신의 양육참여에 큰 영향을 준다고 밝혔으며, R. H. Kang (2000)은 높은 결혼만족도를 보인 아버지일수록 양육에 더 많이 참여한다고 보고하였다. 즉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높을수록 자녀 양육참여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Parke, 1981, as cited in J. S. Lee, 2003), 자녀양육 및 놀이 참여가 증가하는(Y. H. Kim, 1994)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도 결혼만족도가 높은 아버지는 양육참여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Yeon, Choi, Hong, & Kim, 2014). 반면 결혼생활에 부정적인 감정을 지닌 아버지의 양육참여율은 낮다(Benzies, Harrison & Magill-Evans, 2004, as cited in Im, 2015)고 한다.
이상의 연구결과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자녀의 정서 발달적 측면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그의 결혼만족도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의 결과에 근거하여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 영향을 주고 최종적으로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를 매개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은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두 변인에 직접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도 함께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기존에 진행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양육참여도의 관계 연구(R. H. Kang, 2000; Yeon et al., 2014) 또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와 유아의 정서발달에 대한 연구(I. S. Park & Nahm, 2015; J. Y. Lim et al., 2009; Chi, 2007)를 통해서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및 양육참여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세변인 간의 상호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전의 단편적인 영향관계의 연구들을 발전시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양육참여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하며,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아버지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 중에서 결혼만족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향상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며, 나아가 유아의 안정적인 정서발달을 위한 부모교육 및 육아지원 정책 부분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해 설정한 구체적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이에 따른 연구모형은 Figure 1에서 제시한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및 경기 지역에 소재한 국공립 어린이집 12곳을 선정하여 각 원에 재원중인 만3, 4, 5세 유아 249명과 그들의 아버지 249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frequency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먼저 성별은 남자가 125명(50.2%), 여자가 124명(49.8%)으로 나타났으며, 자녀 나이는 만3세가 96명(38.6%), 만4세가 69명(27.7%), 만5세가 84명(33.7%)으로 나타났다. 부 연령은 20대가 7명(2.8%), 30대가 112명(45.0%), 40대가 120명(48.2%), 50대가 9명(3.6%), 60대가 1명(0.4%)으로 나타나 30-40대의 비중이 높았고, 부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 29명(11.6%), 전문대학 졸업 60명(24.1%), 대학교 졸업 129명(51.8%), 대학원 이상 31명(12.4%)으로 나타나 대학교 졸업자의 비중이 높았다. 부 직업은 사무직/기술직 88명(35.3%), 전문직/관리직 60명(24.1%), 판매직/서비스직 46명(18.5%), 생산/단순노무직 7명(2.8%) 순으로 나타났고, 기타는 48명(19.3%)으로 나타났다.
연구도구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측정 도구
결혼만족도에 대한 척도는 Roach, Fraizer와 Bowden (1981)의 Marital Satisfaction Scale (MSS)의 척도 중 K. R. Choi (1988)가 12문항으로 재구성한 척도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척도의 응답방식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도에 따라 5단계 평정 척도로 구성되었고, “배우자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등의 부정적인 하위 요소 문항(3번, 4번, 8번, 9번, 10번, 11번)은 역점수화 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결혼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자가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Cronbach's α 계수가 .937로 나타나 항목들 간의 내적 일관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버지의 양육참여도 측정 도구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 대한 측정 도구는 일상생활에서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에 참여하는 정도를 조사하는 도구로서, K. -S. Choi (1992)가 개발한 아버지 자녀 양육참여도 척도를 Cho (2010)에 의해 수정된 척도를 사용하였다. 아버지의 양육 참여 척도는 총 3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하위 척도는 “아이와 함께 영화관에 간다.” 등의 여가활동,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잘 한 것과 잘못한 것을 자상하게 일러준다.” 등의 생활지도, “설거지를 돕는다.” 등의 가사활동, “아이의 숙제나 공작을 도와준다.” 등의 인지적 성취 지도로 각각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은 5점 평정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참여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자가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Cronbach's α 계수가 .939로 나타났다.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측정 도구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Goleman (1995), Saarni (1989), Salovey와 Mayer (1990)의 연구를 토대로 B. R. Lee (1997)가 만5세 유아를 대상으로 제작한 정서지능 척도의 4개 하위영역 중 타인조절과 자기조절의 2개 하위척도를 Shin (2006)이 수정·보완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7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5단계 평정 척도로서,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를 잘한다.” 등의 타인의 정서적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여 타인의 정서를 조절하는 정도인 타인조절능력(9문항)과 “게임에서 졌을 때, 화내지 않고 결과를 수용한다.” 등의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는 정도인 자기조절 능력(8문항)의 2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평정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점수가 높을수록 유아의 정서조절 능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자가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Cronbach's α 계수가 .916로 나타나 항목들 간의 내적 일관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연구절차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소재한 국공립 어린이집 12곳을 선정하여 각 원에 재원중인 만3, 4, 5세 유아 490명과 그들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기관장에게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고 연구 참여와 동의를 구한 뒤 실시하였다. 본 조사는 2015년 10월 26일부터 11월 20일까지 4주 동안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연구의 취지와 내용을 소개하는 글과 설문지를 동봉하여 아버지용 설문지 490부와 교사용 설문지 490부를 직접 방문하여 배부하였으며, 그중 287부가 회수되었다.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아버지용 설문지를 통해,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관한 설문지는 교사가 측정하는 교사용 설문지를 통해 회수하였다. 회수된 설문지중 불성실하게 기재되었거나 분석하기 어려운 설문지 38부를 제외하고 측정 가치가 있는 설문지 249부를 최종적으로 분석하였다.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의 통계분석을 위해 SPSS 22.0 (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였으며, 유의수준 p < .05를 기준으로 유의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분석방법은 우선,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피어슨의 적률상관분석(Pearson’s correlation analysis)을 실하였다. 다음으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에서 아버지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Baron과 Kenny (1986)가 제안한 위계적 회귀분석(Baron and Kenny’s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및 소벨 테스트(sobel-test)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연구문제의 분석에 앞서, 주요 변수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descriptive statistic)를 산출하였다.
먼저 변수의 대소를 파악하기 위해 평균(mean) 및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를 산출한 결과, 5점 만점에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평균 3.46 (SD = 0.60)으로 나타났으며, 구성요소는 여가활동이 3.59 (SD = 0.64), 생활지도가 3.58 (SD = 0.62), 가사노동이 3.42 (SD = 0.89), 인지적 성취도가 2.81 (SD = 0.78)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평균 4.02 (SD = 0.64)로 나타났다. 정서조절능력은 평균 3.59 (SD = 0.66)로 나타났는데, 정서조절능력의 구성요소인 타인조절능력은 3.29 (SD = 0.87), 자기조절능력은 3.85 (SD = 0.66) 나타났으며,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자료의 정규성 가정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왜도(skewness) 및 첨도(kurtosis)를 산출한 결과, 모두 절대값이 2 미만으로 나타나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즉 회귀분석과 같은 모수통계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및 양육참여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상관관계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및 양육참여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피어슨의 적률상관분석(Pearson’s 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한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 간에는 유의한 정적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r = .441, p < .01). 한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r = .274, p < .01). 그리고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도 유의한 정적상관관계를 보였다(r = .448, p < .01).
그리고 각 변수의 구성요인 간 상관관계를 보아도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모든 구성요인은 r = .287에서부터 r = .476까지의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p < .01),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모든 구성요인과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모든 구성요인 간에도 r = .285에서부터 r = .389까지의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p < .01). 그리고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모든 구성요인 간에도 r = .193에서부터 r = .290까지의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p < .01).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Table 1과 같다.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Baron과 Kenny (1986)가 제안한 위계적 회귀분석(Baron and Kenny’s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β = .441, t(248) = 7.725, p < .001), 2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가 종속변수인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274, t(248) = 4.485, p < .001). 한편 3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동시에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만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혼만족도의 표준화 계수는 감소하였기 때문에(β = .274 → .095),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결혼만족도와 정서조절능력 사이에서 완전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Table 2와 같다.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타인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정서조절능력의 구성요소인 타인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β = .441, t(248) = 7.725, p < .001), 2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종속변수인 유아의 타인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193, t(248) = 3.086, p < .001). 한편 3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동시에 유아의 타인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만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혼만족도의 표준화 계수는 감소하였기 때문에(β = .193 → .027),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결혼만족도와 타인조절능력 사이에서 완전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Table 3과 같다.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정서조절능력의 구성요소인 자기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β = .441, t(248) = 7.725, p < .001), 2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가 종속변수인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290, t(248) = 4.763, p < .001). 한편 3단계에서는 독립변수인 결혼만족도와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동시에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와 결혼만족도 모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혼만족도의 표준화 계수는 감소하였기 때문에(β = .290 → .147),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결혼만족도와 자기조절능력 사이에서 부분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Table 4와 같다.
소벨 테스트
앞서 Baron과 Kenny (1986)가 제안한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해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하지만 또 다른 매개효과 검증 방법인 소벨 테스트(sobel-test)를 통해 앞서 검증한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그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거쳐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거쳐 유아의 타인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거쳐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정서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유의한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Table 5에 제시되어 있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 및 양육참여도, 유아의 정서 조절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유아의 낮은 정서조절능력으로 인해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교육적, 정책적인 실천방안에 관한 시사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토대로 설정한 연구문제에 따라 얻어진 연구 결과에 관한 최종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요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와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는 아버지가 결혼 생활에 높은 만족감을 가질수록 양육참여도도 함께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결혼만족도가 높은 아버지일수록 양육에 참여를 많이 한다(J. S. Lee, 2003; Y. H. Kim, 1994)고 밝힌 연구와 아버지의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이 증가할수록 직접적인 자녀양육에 참여도 증가하게 된다(Yeon et al., 2014)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써 아버지가 결혼생활에 만족할수록 아버지는 더욱 적극적으로 양육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하위영역인 자기조절, 타인조절 능력과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버지의 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경우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이 함께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부갈등에 많이 노출된 자녀일수록 정서적 흥분상태가 높게 나타나며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대한 조절 능력은 낮다(Kye, 2003)는 연구결과와도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전체와 하위 영역인 타인조절능력, 자기조절능력에 모두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유아의 정서조절능력도 함께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아버지의 자녀 돌보기 및 지도는 유아의 자기인식, 자기표현, 자기조절, 타인조절, 대인관계 능력에 영향을 주어 아버지의 양육참여가 유아의 정서지능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H.-K. Yoon, 2010)는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둘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사이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완전매개역할을 하였다. 이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매개로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높여주는 간접 효과가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버지의의 결혼만족도는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7.5% 설명하고, 매개변수인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투입했을 경우 두 변수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20.8% 설명한다. 즉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양육참여도를 높임으로서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부부관계 및 결혼만족도는 자녀양육행동에 주요한 영향을 주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Belsky, 1981; Belsky, 1984, as cited in Woo & Lee, 2011), 특히 결혼생활과 자녀양육행동의 관계에서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경우에 더 밀접한 관련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elsky, Youngblade, Rovine, & Volling, 1991)는 선행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유아의 정서조절, 또래관계 유능성, 친사회적행동 등 유아의 발달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Seol & Moon, 2006; J. Y. Lim et al., 2009)는 다수의 연구들과도 그 맥을 같이한다. 또한 아버지의 양육태도 및 참여의 정도에 따라 유아들의 자기정서에 대한 인식, 조절, 표현능력이 발달하였다(S.-Y. Park, 2005; Bae, 2004)는 연구는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애정을 갖고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유아는 자신의 정서와 타인의 정서를 적절히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것이며, 이는 곧 유아가 주변세계와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자원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정서조절능력이 높은 유아는 분노와 공격성 등에 대한 자기통제 능력을 가지고 타인의 정서와 조화를 유지하며 사회,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J.-Y. Kim et al., 2008; Han, 2006) 된다.
셋째,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의 하위영역인 타인조절능력과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타인조절능력 사이에서도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는 완전매개역할을 하며,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 사이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부분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매개로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을 발달시키는 간접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부부관계에 대한 합리적 태도와 전반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어머니의 만족도가 높을 때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이 높아진다(J.-H. Lim, 2014)는 연구결과가 아버지의 경우에도 동일한 결과로 나타났음을 확인하였다. 즉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는 유아의 타인조절능력보다 자기조절능력에 더 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아버지의 양육참여도를 매개로 할 때에는 모두 간접적인 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부부결합도가 유아의 타인인식능력과 타인조절능력 간의 유의한 영향관계를 나타낸다(E. J. Kang, 2010)는 연구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매개요소가 되어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의 관계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매개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의 자녀는 대인관계에서 사회, 정서적 갈등 상황이 발생할 때 효과적으로 극복해 내는 인지적 전략을 잘 갖는다(I. -S. Lee, 1998)는 연구를 고려해보더라도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와 결혼만족도의 상호관련성을 규명한 이번 연구가 앞으로 유아의 정서적 어려움의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토대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본 연구는 아버지의 결혼만족도가 어머니를 통해서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아닌 주양육자로서의 아버지에 의미를 부여하고 변인들 간의 관계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또한 종전에는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아버지의 행동적 요인에 초점이 맞추어진 연구가 다수였던 반면,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심리적 요인인 결혼만족도와 행동적 요인인 양육참여도를 주요변인으로 두고 영향관계를 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아버지의 심리적 요인은 자신의 양육 행동적 측면에 영향을 주며 이는 최종적으로 유아의 발달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즉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아버지의 결혼만족도와 양육참여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것으로 조사됨으로써 건강한 가정생활이 유아의 정서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아버지의 양육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정 내에서 긍정적인 결혼생활을 통해 결혼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아버지의 결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양육참여도를 높여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아버지 양육참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아버지의 양육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정부의 지원책들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제고가 요구되어진다.
이상의 결과를 고려해볼 때 유아의 긍정적인 발달을 위해서 원만한 부부관계가 기반이 된 건강한 가정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가족프로그램과 부모교육들이 병행될 필요성이 있겠다. 이를 통해 아버지의 양육참여를 높여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유아의 긍정적인 정서발달과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를 위한 정책의 강구가 시급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몇 가지 정책적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버지의 양육참여율이 높을수록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이 향상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아버지가 자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야함을 의미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2008년부터 여성가족부는 가족친화사업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은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하여 정시퇴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직장분위기 조성을 권장하는 등의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여 가족친화인증 기업·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누적 집계 1,363개소(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 2015)가 본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가 456,626개소(Korea Federation of Small and Medium Business, 2015)임에 비추어볼 때 아직 공공기관을 제외한 일반기업으로의 확산은 미비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기존의 제도들을 현실에 맞게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여 기업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출산 및 양육이 지원되고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되는 등의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될 때에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아버지의 양육참여를 통해 유아의 정서발달에 아버지는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며, 유아가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겪음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 발생도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유아기 자녀를 둔 아버지의 역할에 특히 주목해야하며 아버지에 관한 부모교육 및 양육참여 정책의 필요성이 시사된다. 현재 전면 무상보육의 실시와 가정양육수당의 지급 등으로 만0-5세의 전 계층의 아동은 정부로부터 일정부분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원제도와 연결하여 아버지 부모교육 자료 및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고 지원조건에 부모 교육이수를 포함시키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계층의 유아 아버지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부모교육의 시스템 마련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 고민과 실제적 노력들이 실천되어질 때 아버지의 양육참여 및 부모의 역할에 대한 바람직한 의식이 확산되어지고 영유아들이 보다 안정적인 양육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과 경기 두 개 도시에 국한되어 있어 본 연구 결과를 전체 유아를 대상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그 영향력을 검증하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작성이 자기평가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상대 배우자가 인식하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의 관찰대상자인 어머니가 평가하는 연구가 실시되는 것도 의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참여도가 유아의 정서조절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추후에는 아버지의 양육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에 대한 효과성을 검증하는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