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과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
The Effects of Child Maltreatment on Reactive Aggression Amongst Middle-School Students and the Moderating Role of Self-Con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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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resent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child maltreatment and self-control on reactive aggression amongst middle-school students and investigated whether students’ self-control had any form of moderating effec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 maltreatment and reactive aggression. The participants of this study consisted of 482 students (204 boys and 278 girls) from four middle schools located in Seoul and Gyoung-gi province. The Peer Conflict Scale (Marsee, Kimonis, & Frick, 2004) was used to measure the level of reactive aggression. The level of child maltreatment was assessed by means of the Child Trauma Questionnaire (Bernstein & Fink, 1998). Self-control was measured by the Self-Control Scale (Nam, 1999). Statistical analyses of data used for this study comprised the following methods; frequency, mean, standard deviation, and hierarchical regression. The moderating effect of self-control was analyzed by using the procedures proposed by Baron and Kenny (1986). The results indicated that the level of child maltreatment increased the level of reactive aggression whereas the level of self-control decreased the level of reactive aggression. In addition, self-control moderated the influence of child maltreatment on student’s reactive aggression. As a result, the influence of child maltreatment upon reactive aggression was greater when the level of self-control was low, compared to when it was high.
Ⅰ. 서 론
반응적 공격성이란 지각된 위협과 좌절, 도발에 대한 분노로 인해 촉발되는 적대적이고 충동적인 방어적 반응을 의미하는 것으로(Crick & Dodge, 1996) 행동의 의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를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결과 보복적이고 충동적인 방식으로 반응함으로써 나타난다. 이와 같은 반응적 공격성은 급격한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변화로 인해 정서와 행동의 충동성과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또래관계의 확장에 따른 또래 간 갈등이 증가하는 중학교 시기에 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Lerner & Steinberg, 2004).
실제로 선행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보이는 높은 수준의 반응적 공격성은 또래 거부 경험이나 또래 수용을 예측하는 영향력 있는 요인이며(Fite, Rathert, Stoppelbein, & Greening, 2012), 청소년기뿐만 아니라 이후의 우울증상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밝혀져 왔다(Fite, Rubens, Preddy, Raine, & Pardini, 2014; Preddy, Fite, Wimsatt, Vitulano, & Gaertner, 2014). 또한 반응적 공격성은 성인기의 경계선 성격장애(Ostrov & Houston, 2008)와 같은 정신 병리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자살시도 행동(Swogger, Walsh, Maisto, & Conner, 2014)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반응적 공격성의 심각한 심리․사회적 부적응과 발달적 결과를 고려할 때, 이를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계획할 필요가 있으며 우선적으로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학대 경험, 부정적인 양육방식, 적대적 귀인 편향, 자기통제력 부족, 정서조절의 어려움, 사회적 기술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반응적 공격성에 영향을 미친다(Calvete & Orue, 2012; Vitaro, Brendgen, & Barker, 2006; White, Jarrett, & Ollendick, 2013; Winstok, 2009). 그 중에서도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은 반응적 공격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간주되어 왔는데(Dodge, Lochman, Harnish, Bates, & Pettit, 1997; Jang & Lee, 2013; Shields & Cicchetti, 1998), 이러한 관계는 사회정보처리 이론(Crick & Dodge, 1996)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은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을 높인다. 학대받은 아동들의 경우 학대 받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 부모로부터의 학대와 거부 경험의 영향으로 상황에 적절하게 사회적 단서를 처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적대적 귀인 편향이 높아 반응적 공격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Dodge et al., 1997). 일반적으로 학대 경험은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응급아동학대 의심 사례 및 아동학대 의심사례가 2001년 2,606명에서 2013년 10,85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부모에 의해 발생한 학대가 전체의 약 80.3%로 밝혀져(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4),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학대 경험과 반응적 공격성의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아동기 학대 경험은 아동․청소년의 반응적 공격성에 정적 영향을 미치며(Connor, Doerfler, Volungis, Steingard, & Melloni, 2003; Shields & Cicchetti, 1998), 사회정보처리 과정의 왜곡과 결함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Dodge et al., 1997), 성인기에 보이는 높은 수준의 공격성과도 관련이 있다(Chen, Coccaro, Lee, & Jacobson, 2012). 특히 선행연구자들은 일명 ‘피학대아 증후군(battered child syndrome)’으로 불리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던 신체학대를 중심으로 반응적 공격성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Ford, Fraleigh, & Connor, 2010; Jang & Lee, 2013; Kolla et al., 2013; Lee & Hoaken, 2007; Shackman & Pollak, 2014). 그 결과 신체학대 경험이 많을수록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발표된 Shackman과 Pollak(2014)의 연구에서도 반복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학대의 개념이 점차 확장됨에 따라 신체학대 뿐만 아니라 정서학대와 성학대, 방임 모두를 포함하는 학대 정의가 보편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그동안 신체학대에 비해 간과되어왔던 정서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들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이 제기되고 있다(Mills et al., 2013).
실제로 아동학대의 정의가 확장되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아동학대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각각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Cohen et al., 2014)과 다양한 학대 유형의 누적적인 학대 피해 경험의 위험성을 연구해야한다는 주장들이 있어 왔다(Folger & Wright, 2013). 그러나 다수의 연구자들(Folger & Wright, 2013; Higgins, 2004; Vranceanu, Hobfoll, & Johnson, 2007)은 학대의 유형별로 정서․행동적인 부정적 결과가 각기 다르지 않으며, 다양한 유형의 학대로 인한 누적된 피해 경험과 지속기간, 학대의 심각성이 한 가지 특정한 유형의 학대 피해 경험보다 부정적 결과와의 관계가 보다 강력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학대 피해는 하나의 학대가 단독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실제 하나 이상의 학대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Kim & Choi, 2012), 신체학대와 반응적 공격성의 관계를 연구한 Jang과 Lee(2013)는 여러 유형의 학대가 동시에 발생하는 생태학적 특성을 연구에 반영하지 못한 것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최근 보편화된 신체학대와 정서학대, 방임을 포함하는 학대 정의를 바탕으로, 학대의 누적적인 피해 경험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선행연구자들은 아동․청소년의 반응적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인적 특성 중 하나로 자기통제력을 제안해왔다(DeWall, Finkel, & Denson, 2011; White et al., 2013; Winstok, 2009). 자기통제력(self-control)이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시적인 충동이나 문제행동을 스스로 절제하고, 상황에 적절하게 자신의 행동과 정서를 조절하며, 만족을 지연할 수 있는 인내능력을 의미한다(Finkenauer, Engels, & Baumeister, 2005; Nam, 1999). 선행연구자들은 자기통제력의 수준이 높을수록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DeWall et al., 2011; Jun & Kim, 2012; Winstok, 2009), 이는 자기통제력이 높을수록 충동적이고 부적절한 문제행동을 스스로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Denson 등(2011)은 자기통제력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증가된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여,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선행연구 결과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둘 간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주로 초등학생(Jin, 2009; Joo, 2006) 혹은 대학생(Denson et al., 2011) 대상에 한정되어 있어, 실제 폭력행동과 반응적 공격성의 위험이 증가하는 중학교 시기(Bas & Yurdabakan, 2012)의 청소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기통제력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해 보고자 한다.
한편, 최근 몇몇 연구들은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직접적인 부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누적된 학대 피해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보호요인으로써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Jang & Lee, 2013; Jin, 2009; Joo, 2006; Kim & Park, 2013). 대표적으로 Jang과 Lee(2013)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체학대 경험이 많을수록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이 증가함을 보고하였고, 나아가 상황적 요구와 필요에 따라 자신의 정서와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반응적 공격성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해 주었다. 한편, Kim과 Park(2013)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부모의 학대와 중학생의 학교폭력 가해 행동과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자기통제력은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학교폭력 가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격성의 표출이 학교폭력 가해 행동을 직접적으로 촉발하는 요인(Park & Cho, 2014)임을 고려할 때, 부모로부터의 학대 피해 경험과 중학생의 공격성의 관계 역시 자기통제력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선행연구자들의 가정과 선행연구 결과가 주는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에 대한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부족하다. 특히 중학생 시기 반응적 공격성이 가장 높고(Barker, Tremblay, Nagin, Vitaro, & Lacourse, 2006; Bas & Yurdabakan, 2012), 부모로부터의 학대가 반응적 공격성의 주요한 원인이며, 이 시기 높은 반응적 공격성은 청소년기 우울증상과 비행 등의 문제행동과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Card & Little, 2006; Preddy et al., 2014), 반응적 공격성의 원인과 보호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중학생 시기 적절한 중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자기통제력에 의해 조절되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이때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은 신체학대, 정서학대, 방임을 포함하며, 성학대는 제외하고자 한다. 이는 다수의 국내․외 연구 결과, 다른 학대 유형의 경우 학대 가해자의 약 80% 이상이 부모로 밝혀져 있는 것과 달리(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4; van der Kolk, 2005), 성학대의 경우에는 부모에 의한 피해가 49% 미만이며, 또한 성학대가 발생하는 배경요인이 다른 학대 유형과 달리 성인의 성행동 문제가 원인이 된다는 점에 근거한 것이다(Han, Lee, Yoo, Park, & Kim, 2008;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4). 한편, 학대 경험과 반응적 공격성 간에 성차가 나타났다는 선행연구 결과들(Ford et al., 2010; Lee & Kim, 2012; Shin & Kim, 2014)과 아동․청소년의 반응적 공격성이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들(Barker et al., 2006; Bas & Yurdabakan, 2012)의 결과를 토대로, 부모로부터 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성별과 연령을 통제변인으로 포함시켜 연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결과는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있는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기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서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경험적인 연구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연구 목적을 위하여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중학생의 자기통제력은 반응적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중학생의 자기통제력은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시와 경기도에 위치한 네 개 중학교에 재학 중인 1, 2, 3학년 학생 482명이었다. 중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아동․청소년의 연령에 따른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 변화를 연구한 선행연구 결과 만 13세에서 15세에 속하는 중학생 시기가 반응적 공격성이 가장 높은 시기로 나타났기 때문이다(Barker et al., 2006; Bas & Yurdabakan, 2012). 특히 높은 반응적 공격성은 청소년기 내재화 문제행동, 또래 거부와 괴롭힘 등 다양한 부적응의 지표들에 있어서 주도적 공격성보다 더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Card & Little, 2006),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대한 원인과 보호요인을 탐색하고, 중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의 성별 비율은 남학생 204명(42.3%), 여학생 278명(57.7%)이었고,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만 12세 37명(7.7%), 만 13세 156명(32.4%), 만 14세 168명(34.8%), 만 15세 121명(25.1%)이었다.
2. 연구도구
1)반응적 공격성 척도
반응적 공격성 척도는 Han(2008)이 번안한 Marsee, Kimonis와 Frick (2004)의 자기 보고형 ‘또래갈등척도(Peer Conflict Scale)’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공격성의 기능과 형태에 따라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활용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기능적 차원에 따라 반응적 공격성과 주도적 공격성으로 나누는 분류를 따랐다. 총 4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반응적 공격성을 측정하는 20개 문항만을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부터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척도로 평정하도록 되어있으며 반응적 공격성을 측정하는 문항의 예로는 ‘놀림당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무언가를 부술 것이다’,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때때로 그 사람에 대해 뒷말을 한다’ 등이 있다.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0점에서 8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타인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지각했을 때 보복적이고 충동적으로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는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이 높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전체 20개 문항에 대한 내적 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90 이었다.
2)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 척도
부모로부터의 학대받은 경험을 측정하기 위하여 Lee(2006)가 번안한 Bernstein과 Fink(1998)의 아동기 외상 질문지(Childhood Trauma Questionnaire)를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으로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정서학대, 신체학대, 정서방임, 신체방임, 성학대의 다섯 가지 하위 척도로 각 5개 문항씩 이루어져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성학대를 제외하고 총 20개 문항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없음(1점)’에서부터 ‘거의 항상 있음(5점)’까지 5점 척도로 평정하도록 되어있으며, 6개 문항(11, 12, 13, 14, 15, 17번)은 역채점 하도록 되어있다.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0점에서 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로 부터 경험한 정서학대, 신체학대, 정서방임, 신체방임의 경험이 많다고 지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항의 예로는 정서학대는 ‘나는 부모님이 나에게 모욕적인 이야기나 심한 말 등을 해서 마음이 상한 적이 있다’ 등이 있으며, 신체학대는 ‘나는 부모님에게 세게 맞아 멍이나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등이 있다. 정서방임의 문항의 예로는 ‘나는 부모님에게 사랑받는다고 느꼈다’ 등의 역채점 문항이 있으며, 신체방임의 문항의 예에는 ‘우리 부모님은 내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의 내적 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92 이었다.
3)자기통제력 척도
자기통제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Gottfredson과 Hirschi(1990)의 자기통제력 척도와 Kendall과 Wilcox(1979)의 자기통제평정척도를 번안․수정하여 사용한 Kim(1998)의 척도를 재구성한 Nam(1999)의 자기통제력 척도를 사용하였다.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 척도는 장기적인 만족 추구 능력에 관한 10개 문항과 즉각적인 만족 추구에 관한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기적인 만족 추구 능력의 문항의 예로는 ‘나는 지금 당장 즐거운 일이라도 나중에 손해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다’ 등이 있으며, 즉각적 만족 추구 문항의 예에는 ‘나는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즉시 하거나 가지려 한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있으며, 즉각적인 만족 추구 10개 문항은 역채점 하도록 되어있다. 가능한 총점의 범위는 20점에서 10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일시적인 충동과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을 자제하고, 자신의 행동과 정서를 조절하며,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인내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20개 문항에 대한 내적 합치도 계수 Cronbach's α는 .83 이었다.
3. 연구절차
자료 수집은 연구자가 임의로 선정한 서울시와 경기도에 소재한 네 개 중학교 16학급 1, 2,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질문지를 통해 이루어졌다. 배부된 568부의 질문지 중 536부의 질문지가 회수되어 회수율은 약 94.4%였으며, 불성실한 응답으로 인해 자료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총 54명의 자료를 제외하고 총 482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4.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WIN 21.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첫째, 연구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측정 변인 별로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정규성을 검토하였다. 둘째,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성별과 연령을 통제변인으로 투입한 후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중학생의 성별은 더미변수(dummy variables)로 처리하여 통제변인으로 투입하였다. 셋째,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과 이 두 변인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성별과 연령을 통제변인으로 먼저 투입한 후 Baron과 Kenny(1986)가 제안한 조절효과 검증절차에 따라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중공선성의 문제를 줄이고자 독립변인과 조절변인을 평균 중심화(mean-centering)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측정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에서 측정한 변인은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 자기통제력이었고, 각 변인의 가능한 점수 범위, 실제 점수범위, 평균과 표준편차, 문항 평균과 표준편차 결과는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먼저 반응적 공격성의 문항평균 점수는 1.25점이었고, 이는 본 연구에 참여한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 수준이 중간 점수보다 상당히 낮은 편임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 문항평균 점수는 1.65점으로 나타나, 본 연구에 참여한 중학생의 부모로부터 학대 받은 경험은 매우 적은 편임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자기통제력의 문항평균 점수는 3.60점이었고, 이는 본 연구에 참여한 중학생의 자기통제력 수준이 척도의 중간 점수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해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하여 성별과 연령을 통제변인으로 투입한 후,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 자기통제력을 독립변인으로 한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Table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전체 회귀모형이 유의하게 나타났다(F = 37.36, p < .001).
먼저 1단계에 통제변인으로 투입된 성별과 연령의 경우 성별(β = -.12, p < .05)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반응적 공격성을 보임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2단계에 투입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β = .26, p < .001)과 자기통제력(β = -.30, p < .001)은 성별과 연령을 통제한 이후에도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많을수록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부모로부터 경험한 누적적인 학대 경험이 많을수록 지각된 위협에 대해 적대적이고 보복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자기통제력 수준이 높을수록 중학생이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은 낮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타인으로부터의 위협을 느낀다 하더라도 공격적이고 보복적인 방식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자기통제력의 수준이 높을수록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낮음을 보여주었다.
1단계에 투입된 통제변인은 반응적 공격성의 1%를 설명하였고, 2단계에 투입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은 추가적으로 23%를 설명하여 회귀방정식에 투입된 변인들은 반응적 공격성 변량의 총 24%를 설명하였다.
3.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
중학생의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Baron과 Kenny(1986)가 제안한 절차에 따라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즉, 1단계에서 성별과 연령을 통제 변인으로 투입하였고, 2단계에서는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을 독립변인으로 투입하였으며, 3단계에서는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의 상호작용항을 추가로 투입하였다. 이 때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호작용항의 투입에 따른 다중공선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하여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에 대해 평균중심화 절차를 수행하였다. 평균중심화 적용 이후 상호작용항의 공차한계 값은 .92로 나타났고, 분산팽창지수값(VIF)은 1.08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조절효과 검증을 위한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분석결과는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다.
위계적 중다회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의 상호작용항이 추가로 투입한 3단계의 회귀방정식(F = 36.35, p < .001)에서, 상호작용항의 조절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 = -.20, p < .001). 즉, 3단계에 투입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자기통제력의 상호작용항은 독립변인의 영향을 통제한 이후에도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대한 4%의 추가 설명량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학생의 자기통제력 수준에 따라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자기통제력의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독립변인과 조절변인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상하집단을 구분하고, 회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반응적 공격성의 추정치를 산출하여 Figure 1과 같이 상호작용 그래프를 작성하였다.
또한 Aiken과 West(1991)가 제안한 바와 같이 조절변인의 평균값을 중심으로 상하집단으로 구분한 후, 각 집단 별로 반응적 공격성에 대한 회귀계수(β)를 산출하여 이를 비교하였는데, 그 결과는 Table 4에 제시된 바와 같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중학생의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주요 결과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결과에 따른 시사점을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결과 부모로부터 학대 피해를 많이 경험할수록 중학생이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시점 현재까지 경험한 누적적인 학대 피해 경험이 많을수록 행동의 의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를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충동적이고 보복적인 방식의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신체 학대 피해 경험이 많은 아동들이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이 높은 경향이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들의 결과(Jang & Lee, 2013; Ford et al., 2010; Kolla et al., 2013; Shackman & Pollak, 2014; Shields & Cicchetti, 1998)를 지지하는 것이다. 또한 본 연구결과는 발달외상장애(developmental trauma disorder)의 관점에서도 설명해 볼 수 있다. 즉, 학대 경험으로 인하여 외상을 입은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다시 반복되는 학대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대처로써 반응적 공격성을 발달시키게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Ford et al., 2010). van der Kolk(2005)에 따르면, 학대를 경험한 아동과 청소년은 다시 학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예상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위협적인 단서에 매우 민감해지며, 위협을 지각했을 때 이전보다 더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보복적이고 충동적인 방식으로 대처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는데, 이는 Ford 등(2010)의 관점과 일관성이 있는 것이다. 본 연구결과는 부모로부터 누적된 학대 피해 경험이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검증하였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부모의 학대 가해 행동을 줄이기 위한 개입이 중학생 시기 반응적 공격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2014)의 보고에 따르면,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이 학대행위자의 특성 가운데 전체의 32.9%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한 특성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의 상당수가 적절한 자녀양육에 대한 방법과 지식이 부족하여 부적절한 양육방식이 학대라는 인식이 결여된 채 학대를 범하기 쉬운 처지에 놓여있음을 의미하는 결과이다. 따라서 아동학대를 단절하고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돕기 위해서는 학대행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구체적이고 행동적인 대체 양육행동에 대한 적절한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즉, 학대를 가하던 부모가 자신의 양육행동이 학대 가해 행동임을 정확하게 인식하였을 때, 자녀와의 갈등 상황에서 기존에 행하던 자신의 학대 가해 행동을 학대가 아닌 다른 바람직한 양육행동으로 대체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와 학계의 관심이 증대되어 많은 학대 예방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부모로부터의 학대 예방을 위한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메타 분석한 국외의 연구 결과들을 참고하는 것도 학대 예방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Geeraert, Van den Noortgate, Grietens, & Onghena, 2004; Lundahl, Nimer, & Parsons, 2006). 메타분석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발달에 적합한 자녀 양육 기술과 학대와 방임에 대한 바람직하지 못한 신념을 수정하는 정보를 제공하며, 부모의 정서적 건강성을 강화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연구를 통해 분석하였다. 그러므로 이와 더불어 부모로부터의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 우리나라의 실정을 반영하여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근본적으로 부모로부터의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으며, 나아가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국외와 비교할 때, 과거 훈육의 관점에서 체벌을 다소 관대하게 허용해오던 관습이 있으며(Kim & Choi, 2012), 무심코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한 정서학대와 방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왔다(Nho, Chung, Chun, & Kim, 2012). 그러므로 효과적인 아동학대 예방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체벌과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 등 상대적으로 관대하고 취약한 인식들을 개선하는 내용들을 강화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양육방식을 훈련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자기통제력 수준이 높을수록 중학생이 반응적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은 낮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기통제력이 높은 경우 반응적 공격성의 핵심적인 특징인 충동성과 보복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낮은 자기통제력 수준이 높은 반응적 공격성과 유의한 관련이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들(DeWall et al., 2011; Jin, 2009; Joo, 2006; Jun & Kim, 2012; Winstok, 2009)과 일치하는 결과인데, 이는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충동이나 문제행동을 스스로 절제하고 장기적인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인내 능력인 자기통제력의 수준이 높은 경우, 분노와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고 표출되는 반응적 공격성을 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반응적 공격성의 예방과 감소를 위한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통제력은 비록 더디지만 적절한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요인으로 밝혀져 왔으므로(Baumeister, Vohs, & Tice, 2007), 높은 반응적 공격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중재방법으로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볼 필요가 있다.
Seong, Hong과 Kim(2014)은 자기조절능력 향상 프로그램이 비행청소년들의 자기통제력을 강화하고 공격성을 낮추는데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는데, 충동성과 공격성이 높은 것이 비행청소년들의 특징임을 고려할 때, 이는 반응적 공격성이 높은 중학생의 자기통제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구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에서는 감정 단어 알아맞히기, 감정 조절 신호등 등의 감정 조절 연습과 종이컵 쌓기, 도미노 쌓기 등의 협동 활동, 청기 백기 게임 등의 행동조절 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자기통제력 강화를 도모하며,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미래의 명함을 만들어 보는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봄으로써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조절하도록 돕는다. 또한 Hwang(2010)도 자신의 부정적인 정서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며, 인내력을 훈련하는 자기통제력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자기통제력 강화에 효과적임을 검증하였다. 그런데 반응적 공격성이 높은 경우에는 적대적인 귀인 편향이 높은 것이 또 하나의 주요한 특징이며, 그로 인한 분노 반응을 억제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공격성을 표출하는 것이 반응적 공격성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반응적 공격성이 높은 중학생의 자기통제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중학생의 적대적 귀인 편향을 수정하는 내용을 보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행연구자(Hwang, 2010; Seong et al., 2014)들의 효과가 검증된 자기통제력 강화 프로그램의 내용을 참고하여, 타인의 의도를 중립적으로 추론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게임과 토론 활동 등을 개발하여 포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반응적 공격성이 높은 중학생들이 애매한 상황에서 타인의 의도를 적대적으로 해석하던 자신의 습관을 개선하고,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자기통제력을 강화하여,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학생의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부모-자녀간 의사소통 방식과 부모 역할 개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부모와 자녀의 개방적인 의사소통은 자기통제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Kim, Kim, Kim, & Cheon, 2013), 부모의 감독과 모니터링 또한 자녀의 자기통제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Kort-Butler, Tyler, & Melander, 2011). 실제로 부모가 자녀와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나누는 것은 자녀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부모가 자녀의 공격성과 문제행동을 감독하고 모니터링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컨대 부모와 중학생 자녀 간의 개방적인 의사소통과 부모의 감독과 모니터링은 자녀의 자기통제력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이는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메타분석을 통해 자기통제력을 촉진시키는 변인을 분석한 Kim과 Cheon(2015)에 따르면, 부모와의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자녀의 자기통제력을 촉진하는 가정환경 요인 중 효과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개인의 특성 중 자기통제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공감능력이 가장 큰 효과크기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중학생의 자기통제력 향상을 위한 중재를 계획할 때,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의사소통 방식에 초점을 두면서도 청소년의 공감능력 향상을 돕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중학생의 공감능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Choi와 Lee(2015), Han과 Park(2015)이 언급한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이 연구자들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 짝과 역할놀이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읽는 것,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이해하는 활동 등을 포함하여 공감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이 외에도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말하는 활동들을 직접해보며 적극적으로 공감 반응을 표현하는 훈련 등을 포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들은 청소년 개인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통해 자기통제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반응적 공격성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한 결과,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은 자기통제력의 수준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통제력이 높은 집단은 자기통제력이 낮은 집단과 비교하여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경험과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 사이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한 선행연구가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중학생의 학교폭력 가해 행동과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여,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제안한 Kim과 Park(2013)의 연구를 비롯하여, 가정 내 언어적․신체적 폭력경험과 부부갈등 목격과 같은 학대적 가정환경과 공격성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 가능성을 제시한 Jin(2009)과 Joo(2006)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이다. 다시 말해서 본 연구결과에서는 자기통제력의 수준에 상관없이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의 수준이 높을수록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의 수준이 높았으나, 이러한 영향은 자기통제력이 높은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자기통제력이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으로 인해 반응적 공격성이 높은 집단의 경우에는 자기통제력을 강화해주는 개입이 특히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학대를 경험해 온 중학생들은 가족 내에서 보호요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며, 중학생 시기에 학교가 주요한 발달적 환경으로써 역할 함을 고려할 때 학교 내에서 보호요인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Park & Lim, 2014). 실제로 국내․외 연구자들(Burt, Simons, & Simons, 2006; Kim & Lim, 2014)은 교사와의 관계와 친사회적인 또래들과의 관계가 자기통제력 발달에 도움이 됨을 보고한 바 있다. 이는 부모로부터의 중요한 심리적 지지원을 상실한 학대 피해를 경험한 중학생에게 있어 사회적 지원을 통해 자기통제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와 같이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을 가진 중학생의 경우에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 강화를 위한 실제적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예측되므로, 학교에서 교사와 적응적인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통제력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사들은 다양한 집단 활동을 계획하여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있는 중학생들이 적응적인 또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고, 그 활동 안에서 학대 경험이 있는 중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적절한 사회적 기술들을 지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이 있는 중학생의 자기통제력 강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기통제력 강화를 통해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대한 제한점을 밝히면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부모로부터 경험한 학대 수준이 낮은 편이었기 때문에 본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는 학대 피해 신고집단 또는 학대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집단 등을 연구 집단에 포함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모든 자료의 응답자가 동일하며 자기보고 형식으로 자료가 수집되어, 응답자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려는 경향으로 응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후속연구는 부모와 교사, 또래의 보고를 포함하고 관찰과 실험연구 등의 다양한 측정방법을 고려하여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지니는 시사점과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의 경우 중학생이 인식한 학대 피해 경험이 가장 높게 보고되는데(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4), 이 시기의 급격한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변화는 정서적․행동적 불안정성과 충동성의 증가로 이어져 학대 피해 경험의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위험이 있다. 또한 이로 인하여 중학교 시기 반응적 공격성의 위험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선행연구들은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되어 왔다. 따라서 중학생 대상의 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기존의 연구를 중학생으로 확대하고 적용하여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의 원인을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둘째, 지금까지 선행 연구는 부모로부터의 학대 피해와 자기통제력이 반응적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단편적으로만 검증해 왔으나, 본 연구는 학대 피해와 반응적 공격성의 관계에서 자기통제력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특히 자기통제력은 학대의 부정적 영향의 보호요인으로써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결과는 부모로부터의 학대를 경험한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을 줄이기 위한 상담 개입과 중재 프로그램에서 자기통제력 강화가 중학생의 반응적 공격성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