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이 유아의 불순응과 외현적 문제 행동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어머니 통제적 양육 행동의 매개효과 검증
The Longitudinal Influence of Maternal Depression and Anxiety on Noncompliance and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of Preschool Children: The Mediation Effect of Harsh Maternal Parenting Behavior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
This study examined the longitudinal influence of maternal depression and anxiety on children’s noncompliance and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In addition, the mediation effect of harsh maternal parenting behavior was examined.
Methods
Sixty child-mother dyads participated in a longitudinal study at 3 and 4 years of children’s age. Child-mother interactions were observed and recorded in structured lab settings at time 1 and time 2, and mothers completed subscales of depression and anxiety facets in neuroticism of the five-factor model of personality. Preschool teachers rated children’s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using the Korean version of Child Behavior Checklist.
Results
Results showed that maternal anxiety at time 1 significantly affected children’s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at time 2, but the longitudinal link between children’s noncompliance and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were not significant. In particular, harsh maternal parenting behavior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maternal anxiety and children’s behavior problems. No significant influence of maternal depression was reported.
Conclusion
Maternal anxiety was found to be a risk factor for harsh parenting behaviors, and educational interventions for parents with harsh parenting attitude are likely to reduce the negative influence of psychopathological problems of mothers.
서론
어린 아동의 공격적인 문제 행동이 부모와의 부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 행동과 정서 표현은 모델링과 내면화 과정을 통해 자녀의 사회적 반응 양식 구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통제적이고 강압적인 어머니의 자녀일수록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Clark, Kochanska, & Ready, 2000; Karreman, van Yuijl, van Aken, & Deković, 2006). 즉,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은 아동이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행동 규준을 학습하는 것을 저해한다.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은 다양한 변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그 중에서도 우울과 같은 정신 병리적 문제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일어난 믿지 못할 아동 학대 사건들의 이면에 어머니의 산후 우울이나 높은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머니의 정신 건강이 건강한 양육의 전제 조건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울로 인한 인지적 편향과 신경생리적 역기능은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을 일으키는 기제로 간주되고 있다.
우울한 사람일수록 사회적 단서를 인식할 때 정적 단서보다 부적 단서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중립적 사건도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한다는 것이 선행 연구들(MacLeod, Rutherford, Campbell, Ebsworthy, & Holker, 2002; Quiggle, Garber, Panak, & Dodge, 1992; Surguladze, Young, Senior, Brébion, Travis, & Phillps, 2004)을 통해 밝혀져 왔다. 이처럼 인지적 왜곡으로 인한 부적 평가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한 어머니가 통제적 양육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자녀 뿐 아니라 어머니 자신의 양육 능력을 스스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개선하는데 회의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특히, 우울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모노아민계열 신경전달물질의 감소 및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Nutt, 2008), 이에 따라 뇌에서 통제하는 정서적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세로토닌의 부족은 부적 정서에 대한 과민감성 뿐 아니라 사회적 공격성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Montoya, Terburg, Bos, & van Honk, 2012). 따라서 우울이 높은 어머니는 자녀에게 더 부정적이고 강압적인 반응을 보일 신경학적 위험 기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에 영향을 주는 정신 병리적 요소들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선행 연구들은 우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반면, 불안이나 강박 등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한 것 같다. 특히, 불안은 우울과 더불어 인지적 왜곡을 수반하는 주요한 속성으로 꼽힌다(Beck & Clark, 1997; Clark, 1986). Bruch와 Heimberg (1994)는 불안 장애 영역에 속하는 사회적 공포증이나 공황 장애를 가진 어머니가 비임상적 어머니들에 비해 더 거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행동을 보였다고 하였으나, 일반적인 불안 수준과 통제적 양육 행동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적은 편이다.
불안이 사회적 단서를 위협적으로 해석하는데 우울보다 일관성이 있다는 점과 인지적 왜곡의 정도와 개선에 의해 우울보다 더 크게 영향 받는다는 점(Hallion & Ruscio, 2011)은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통제적 양육 행동의 주요 기제인 인지적 왜곡과 부적 해석이 불안에서 더 일관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어머니의 높은 불안 수준은 아동의 자율적 결정을 막고 과보호적 통제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불안이 통제적 행동을 통해 어린 아동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우울과 비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지금까지 어머니의 신경증적 성향이 통제적 양육 행동을 거쳐 자녀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 경로를 설명하였으나,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은 자녀의 문제 행동에 직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 기간 동안 어머니의 신경내분비물질에 의해 태아의 신경조절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직접적 경로를 지지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울과 불안으로 인한 신경내분비물질의 이상 분비는 태아의 혈류 속도나 면역 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행동 억제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자동조절에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Calkins, 1994; Goodman & Gotlib, 1999). 이러한 역기능은 출생 후 아동의 충동 억제나 정서조절을 저해하여 외현적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정신 병리적 특성과 아동의 외현적, 내재적 문제 행동 간의 관계에 대한 Connell과 Goodman (2002)의 메타 분석은 아동의 내재적 문제 행동에 부모가 직접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였으나, 공격성과 같은 외현적 문제 행동에 대해서는 유의한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린 아동일수록 내재적인 문제도 반항이나 공격성 같은 외현적 형태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Herbert, 2005). 따라서 유아들의 경우에는 내재적 문제보다 외현적 문제 행동을 더 주목하여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이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와 어머니 통제적 양육 행동을 매개하는 간접 경로를 모두 가정하고, 이를 종단 연구를 통해 밝히려 하였다. 종단적 영향력을 가정한 것은 발달적으로 유아의 문제 행동이 시간차를 두고 장기적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부모가 자녀의 문제 행동을 처음 현저하게 실감하는 시기는 미운 세 살이라고 부르는 만 2, 3세경이다. 이 시기에는 아동의 자아가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자기 통제와 독립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부모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늘어난다(Ha & Park, 2001). 이처럼 발달 초기 불순응 행동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부모들은 이전보다 양육의 어려움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를 자녀의 행동 문제로 받아들이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아동들은 가정과 교육기관에서 부모, 교사,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 표출 규칙을 습득하고, 이와 함께 자기 조절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이유 없는 떼쓰기나 불순응 행동이 서서히 감소된다(Kochanska, Aksan, & Koenig, 1995). 즉, 반항적이고 거부적인 성향이 발달적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아기에 불순응 행동을 보이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연령이 증가해도 불순응 행동이 계속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화되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부모나 성인의 권위에 강하게 도전하는 행동이 이후 반항 장애나 행동 장애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Herbert, 2005) 유아기의 심한 불순응 행동은 이후 문제행동을 예측하는 전조 현상으로 간주되어 왔다. 유아기의 불순응 행동과 문제 행동과의 종단적인 관계를 밝힌 몇몇 선행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3세에 관찰된 불순응 행동은 어머니가 보고한 자녀의 공격성과 문제 행동을 이후 두 차례 일관되게 예측하였으며(Campbell, Breaux, Ewing, & Szumowski, 1986), 중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2세에 관찰로 측정된 불순응 행동이 2년 후 유아기의 공격적 문제 행동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en, Chen, Wang, & Liu, 2002). 또한 극단적인 불순응적 성향은 유아기 뿐 아니라 아동기를 지나 초기 청소년기 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었다(Kalb & Loeber, 2003). 이러한 연구들은 어린 아동의 불순응 행동이 이후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때, 모자 관계에서도 어머니의 통제적이고 부정적인 양육 행동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ampbell (1994)에 따르면, 유아들이 외현적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 어머니가 양육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더 많이 보고하였을 뿐 아니라, 자녀의 사회적 유능성 역시 낮게 평가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자녀에 대한 간섭과 통제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정서조절에 어려움이 있거나 부주의한 성향이 높은 유아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높았다(Hill, Degnan, Calkins, & Keane, 2006). 정서 조절을 포함한 정서 능력은 주 양육자에 의한 정서 사회화를 통해 발달한다. 그러므로, 불순응 행동이 이후 외현적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머니 관련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문제 행동의 예방적 중재에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는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의 신경증적 요인과 더불어, 불순응 행동이 종단적으로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여 문제 행동의 발달적 진행 추이를 설명하려 하였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유아의 불순응 행동은 외현적 문제 행동에 종단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은 유아의 불순응 행동 및 외현적 문제행동에 종단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3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은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이 유아 변인들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매개하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1년 간격으로 수행된 단기 종단 연구에 참여한 유아와 어머니 60쌍(남아 30, 여아 30)이었다. 유아들은 1차 년도 연구에 참여할 때 만 3세였으며, 1년 후 만 4세가 되었을 때 2차 연구에 참여하였다. 서울과 경기도에 소재한 어린이집 만 3세반 어머니 백 여 명에게 연구에 대해 소개하였고 그 중 총 69명의 어머니가 1차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참여 당시 어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33.0세 (SD = 5.19)였다. 이 가정들 중, 이사나 개인 사정으로 2차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9쌍을 제외하고 총 60쌍의 자료가 본 연구에서 최종적으로 분석되었다.
연구도구
유아 변인
불순응 행동 유아의 불순응 행동은 퍼즐 맞추기 상황과 놀이감 치우기 상황에서 모자 상호작용 관찰을 통해, 1, 2차 연구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되었다. 관찰실 구성은 일방경이 있는 실험실 한 가운데 어머니와 유아가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두고 한 구석에 자유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어머니의 개입이 일어날 수 있도록, 1차 연구에서 만 3세가 혼자 맞추기 어려운 퍼즐을 준비하였다. 퍼즐은 30조각 이상으로 구성된 패턴 퍼즐로, 6각형의 패턴을 제시하고 색깔과 형태에 따라 맞추도록 하였다. 2차 연구에서는 유아의 발달과 연습 효과를 고려하여 색깔, 형태, 숫자로 패턴을 맞추어야 하는 더 난이도 높은 퍼즐을 제시하였다. 예비 실험을 통해, 각 연령의 유아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수행이 가능한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 시작 후 어머니와 유아가 약 10분 정도 퍼즐 맞추기를 하였고 그 후 인터벌로 10분간 자유 놀이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10분이 지나 연구자가 어머니에게 불빛으로 신호를 보내면, 어머니는 유아에게 놀이감을 치우라고 지시하였다.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우 재차 지시하였으며, 나중에는 어머니가 놀이감 일부를 치우면서 유아에게 함께 치우도록 유도하였다. 치우기는 개인에 따라 최대 5분간 진행되었으며 전체 관찰 시간은 약 25분이었다.
관찰 상황에서의 모자 상호작용은 정면과 측면에 설치된 2대의 카메라로 녹화하였고, 두 명의 코더가 관찰 시간을 20초 단위로 분할하여 각 단위를 평정하였다. 선행 연구들(Kochanska, & Aksan, 1995; Koenig, Cicchetti, & Rogosch, 2000)에서 제시된 기준을 참고하여 반항/거부(예: 어머니에게 항의하는 행동, 치우기 싫다고 말하는 행동, 어머니 손을 쳐내는 행동, 조언이나 개입을 거부하는 행동, 어머니를 미는 행동, 지시와는 반대로 놀이감을 어지럽히는 행동), 회피(예: 못들은 척하는 행동, 치우기를 미루는 행동), 부적 정서(예: 어머니에게 화내는 행동, 짜증내는 행동)의 차원에서 평정하였다. 훈련 받은 두 명의 코더가 해당 행동이 나타나면 1점, 그렇지 않으면 0점으로 코딩하고 합산한 총점을 전체 단위수로 나누어 개인 점수를 구하였다. 코더 간 일치도는 1차에서 .85, 2차에서 .82였으며 불일치가 일어난 경우 주 연구자의 판단에 따랐다.
외현적 문제 행동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은 Achenbach 등 (Achenbach, 1991; Achenbach & Edelbrock, 1983)이 개발한 Child Behavior Checklist (CBCL)을 국내에 맞게 표준화한 K-CBCL (Oh, Hong, & Lee, 2003)로 측정하였다. 유아가 만 4세 였던 2차 년도에 어린이집 교사가 평정하였다. K-CBCL의 외현화 문제 행동 척도는 쉽게 겉으로 관찰되는 비행과 공격성 척도의 합인 3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들은 “말다툼을 자주 한다.”, “자주 싸운다.”, “성미가 급하고 제 뜻대로 안되면 데굴데굴 구른다.”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교사가 답하기 어려운 문항은 따로 표시하도록 하여 결측치로 처리하였다. 현재 또는 지난 6개월 내에 해당 유아가 그 문항에 들어 맞는 행동을 얼마나 자주 보였는지 전혀 해당되지 않음(0점)에서 자주 그런 일이 있음(2점)까지 3점 척도로 평정하였으며, 전체를 합산하여 총점을 구하였다. 총점이 높을수록 외현적 문제 행동을 자주 보인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 산출된 신뢰도는 Cronbach’s α가 .79였다.
어머니 변인
우울과 불안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을 측정하기 위해 유아가 만 3세였던 1차 년도에 NEO-PI-R (Revised NEO Personality Inventory; Costa & McCrae, 1992)의 신경증 하위 요인인 우울과 불안 측면(facet) 척도를 연구자가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우울과 불안 척도는 각각 8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울 문항들은 “나는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자주 우울해진다.”, 불안 문항들은 “쉽게 불안해진다.”,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과 불안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신뢰도는 Cronbach’s α가 우울척도에서 .75, 불안척도에서 .78이었다.
통제적 양육 행동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은 유아가 만 3세였던 1차 년도에 퍼즐 맞추기 상황과 놀이감 치우기 상황 동안 관찰 평정하였다. 선행 연구들(Biringen, Robinson, & Emde, 2000; Fish & Stifter, 1999)에서 사용된 모자 상호작용 준거를 참고하여 강압적 통제, 간섭, 부적 정서의 세 가지 차원에서 평정하였다.
강압적 통제는 유아의 의지를 무시하고 어머니의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행동으로 일방적인 지시나 지시에 따르도록 재촉하는 행동(예: 그거 말고 로봇 팔부터 먼저 치워. 저기 떨어져 있잖아 저기) 등을 포함한다. 간섭은 유아의 자발적 수행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어떤 오류를 어머니 본인이 임의로 수정하는 행동, 유아의 주의 집중을 방해하는 행동(예: 유아가 퍼즐조각을 찾고 있는데 저쪽에 장난감을 보라고 말하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부적 정서는 유아를 비난하거나 짜증을 내는 어머니의 정서 표현으로 보았다. 녹화한 자료를 보고 20초 한 단위 동안 목표 행동이 나타나는지 1과 0점으로 평정하고 총점을 전체 단위수로 나누어 개인 점수를 구하였다. 두 코더 간 일치도는 .80이었다.
연구절차 및 자료분석
60명의 유아와 그 어머니들은 유아가 만 3세였던 1차 년도와 만 4세 였던 2차 년도에 한 대학에 소재한 관찰 실험실을 방문하였다. 관찰 실험실은 1, 2차 년도 모두 동일하게 구성되었고, 어머니들은 1차 방문 시 관찰 시작 전에 실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우선 불빛 신호에 따라 퍼즐 맞추기, 자유 놀이, 놀이감 치우기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어머니들에게 녹화된 자료들이 코딩을 위해 일정기간 사용될 것과 이후 CD원본 및 행동 분석 결과지가 집으로 우편 발송될 것임을 공지하고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다. 동의서에 서명한 어머니들에게는 인구학적 변인과 우울 및 불안에 대한 설문지를 실시하였다.
교사용 설문지는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전달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회수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어머니와 유아, 교사에게는 작은 선물을 전달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기술치 분석과 상관 분석을 실시하고 매개 효과 검증을 위해 위계적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에는 SPSS version 24.0 (IBM Co., Armonk, NY)을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기술치 및 상관 분석
연구 변인들의 기술치 분석과 상관 분석 결과가 Table 1과 Table 2에 나타나있다. Table 1은 전체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보여준다. 변인들이 유아의 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경우 전체적인 종단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잠재적 통제 변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t 검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만 4세에 측정한 남아의 불순응 행동이 여아보다 유의하게 높았고(t = 2.69, p < .05) 다른 변인들에서의 성차는 유의하지 않아 추가적인 통제 없이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Table 2의 상관 분석 결과에서, 동 시기 내의 횡단적 관계를 먼저 살펴보면 유아가 만 3세였던 1차 년도의 불순응 행동(r = .26, p < .05)과 어머니의 우울(r = .50, p < .001) 및 불안(r = .45, p < .001)은 모두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과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울이나 불안이 높은 어머니 일수록 통제적 양육 행동을 많이 보였다. 또한 유아가 만 4세 였던 2차 연도에 불순응 행동과 외현적 문제 행동 간에도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r = .30, p < .05).
다음으로, 종단적 관계를 살펴보면, 1차 년도 유아의 불순응 행동과 2차 년도 외현적 문제 행동 간에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어머니와 유아 변인들 간에는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년도 어머니 우울(r = .31, p < .001)과 불안(r = .40, p < .01)은 2차 년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과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으며, 1차 년도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 역시 2차 년도 유아의 불순응(r = .29, p < .05) 및 외현적 문제(r = .41, p < .01)과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제 분석
연구문제 1: 유아의 불순응 행동이 외현적 문제 행동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앞서 Table 2의 상관 분석 결과 1, 2차 년도 유아의 불순응 행동과 2차 년도 외현적 문제 행동 간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다. 독립(예측)변인과 종속(준거)변인이 한 개씩 일 때 상관 계수는 회귀 계수와 동일하므로, 연구문제 1의 검증 결과 두 변인들 간의 종단적 영향력이 유의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연구문제 2: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이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
앞선 상관 분석에서 어머니 우울 및 불안과 유아의 불순응 행동과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유아의 외현적 문제행동 만을 준거 변인으로 하여 연구문제 2를 검증하기 위한 다중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1차 년도 어머니의 불안이 2차 년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36, t = 2.15, p < .05). Table 2에서는 어머니의 우울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과 유의한 1:1 상관이 있었으나, 우울과 불안의 영향력을 동시에 비교하였을 때에는, 불안에 비해 우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β = .06, t = .38, ns). 회귀 모델의 설명력은 16%로 적합도는 유의하였다(F = 5.57, p < .01).
연구문제 3: 어머니 통제적 양육 행동의 종단적 매개효과
연구문제 3은 1차 년도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이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을 매개하여 2차 년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종단적 영향력을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선 연구문제 2의 검증 결과를 토대로, 매개 효과 검증은 그 영향력이 유의하였던 어머니 불안에 대해서만 실시하게 되었다. Baron과 Kenny (1986)의 검증 방식에 따라 독립, 종속, 매개 변인들 간의 관계를 단계별로 살펴보았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순 회귀 계수는 상관 계수와 동일하므로 Table 2는 독립 변인인 1차 어머니 불안이 종속 변인인 2차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40)과 매개 변인인 1차 어머니 통제적 양육 행동(.45)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유의한 것을 보여준다. 아래 Table 3은 매개 효과를 위계적 회귀 분석으로 검증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Table 3을 살펴보면, 1단계에서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매개)을 먼저 투입하고 2단계에서 어머니 불안(독립)을 투입하였을 때, 1차 년도 어머니 불안이 2차 년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β = .40 (r = .40)에서 β = .27로 줄어들었다. 2단계에서 어머니 불안의 설명력은 전체 변량의 설명력을 6% 증가시켰으며(Fch = 4.41, p < .05; F = 8.38, p < .01), Sobel test를 실시한 결과 z = 2.60 (p < .01)로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의 부분 매개 효과가 유의하였다. 즉, 어머니의 불안은 통제적 양육 행동을 매개하여 이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종단적인 영항을 주었음을 보여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유아의 불순응 행동과 외현적 문제 행동 간의 관계 및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대한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의 영향력을 1년을 주기로 한 단기 종단 연구를 통해 밝히고자 하였다. 또한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의 매개 효과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는 연구문제 순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논의된다.
우선, 연구문제 1의 검증 결과, 1차 년도 유아의 불순응 행동은 2차 년도 불순응 행동이나 외현적 문제 행동과 유의한 종단적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alb와 Loeber (2003)는 강도 높은 불순응 행동이 유아기는 물론 그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미운 세 살의 불순응적 성향이 반드시 지속되거나 이후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유아들은 2차 년도가 되었을 때 최소한 1년 이상 어린이집에서 또래 및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경험한 상태였다. 따라서 Kochanska 등(1995)이 주장한 대로 사회적 규칙과 기준에 따른 순응적 반응 양식을 습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불순응적인 유아들도 무조건적 반항이나 거부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불순응 행동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유아기 내에서 1년 동안의 변화만을 다루었으므로, 불순응 행동이 이후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아동기 이후까지 지속적인 추적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임상군이나 심한 사례가 포함되지 않아 문제가 될 만한 불순응 행동의 지속성을 관찰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이 후속 연구에서 더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연구문제 2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1차 년도에 측정된 어머니의 우울과 불안은 1년 후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과 각각 개별적인 관련성이 있었다. 그러나 우울과 불안의 상대적 영향력을 비교하였을 때, 어머니의 불안만이 유아의 문제 행동을 종단적으로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즉, 어머니의 신경증과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 간의 직접적 경로는 불안에 대해서만 지지되었다. 반면, 어머니의 우울은 사회적 단서나 행동의 부정적 귀인과 신경내분비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아기 문제 행동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왔음에도 불구하고(Goodman & Gotlib, 1999), 본 연구에서는 그 영향력이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어머니의 우울보다 불안이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을 초래하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불안의 영향력은 임신기 동안의 높은 상태 불안이 생애 초기의 발달적 문제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Van den Bergh와 Marcoen (2004)의 연구와 일맥상통한다. 어머니의 불안이 태아의 생리유전적인 조절 기제에 영향을 미쳐 유아의 행동 억제와 조절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외현적 문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간접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한편, 어머니의 불안이 유아의 내재화된 문제 행동에만 영향을 준다는 Connell과 Goodman (2002)의 주장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 불안과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 간의 관계가 지지되었다. 유아기에는 공격성이나 반항과 같은 외현적 문제들이 내재적 갈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Harbert, 2005). 우울이 높은 아동이 도리어 울화나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 그 예이다. 따라서 실제로 외현적 문제 행동이 나타났을 때에는 어머니의 불안이 유아의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내재적 문제에 더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불안은 우울보다 사회적 단서를 위협적으로 인식하는 편향을 상황과 대상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allion & Ruscio, 2011). 이처럼 불안의 사회인지적 편향이 일관적이라는 것은 모자 상호작용에서도 불안이 지속적인 통제적 양육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불안의 차원과 종류가 다양한데다 개인의 안정적 성향인 특성 불안의 영향에 대한 증거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이에 대한 검증이 더 요구된다. 우울과 불안은 이론적으로 분리된 차원이지만 5요인 성격 이론에서는 신경증을 구성하는 하위 요인으로써 상관이 존재할 수 있다. 이후에는 우울과 불안을 보다 독립적으로 구별하여 각각의 기제를 살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어머니의 신경증과 유아의 문제 행동 간의 관계에 대해 종단 설계를 적용하였으나 1차 년도뿐 아니라 2차 년도에도 어머니의 불안과 우울을 측정한다면, 횡단적인 관계와 종단적인 변화 추이를 종합하여 더 상세히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문제 3에 대한 검증 결과, 1차 년도에 측정된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행동은 어머니의 불안이 유아의 외현적 문제 행동에 종단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 모형에서 양육 행동의 영향력을 통제하였을 때 어머니 불안의 설명력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Dix와 Meunier (2009)는 어머니의 신경증적 문제가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행동의 위험요인이라고 하였고, Bruch와 Heimberg (1994)는 극심한 불안이 회피 혹은 적대적 기제를 발동시키기 때문에 병리적 불안 문제를 보이는 어머니일수록 거부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주장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환경에서는 자녀가 정서적, 인지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건강한 자아와 자기 조절 능력을 발달시키기 어렵고, 대인 간 갈등을 경험할 때에도 수용적이고 타협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Karreman et al., 2006). 그 증거로 명령하기와 같은 어머니의 강압적 행동은 유아의 반항적인 행동과 높은 관련성이 있었다(Song & Choi, 2007). 또한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어머니의 양육 행동은 유아들이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 유아가 이러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장기적인 발달적 역기능이 초래되어 이후 발달에서 충동적인 외현화 문제 행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어머니의 통제적 양육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어머니 불안이 유아의 문제 행동에 미치는 부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불안 수준이 높은 어머니에게 수용적이고 애정적인 양육에 대한 부모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유아기의 불순응 행동이 자연스럽게 외현적 문제 행동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 어머니의 불안이나 통제적 양육 행동과 같은 위험 요인이 존재할 때에만 외현적 문제 행동의 위험 역시 함께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자 상호작용에서의 좋은 적합도(goodness-of-fit)는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녀가 반항적이고 까다로운 기질을 가졌어도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이후에 문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고, 반대로 좋은 행동 패턴으로 변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s a poster at the 2017 Annual Fall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