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행복감 및 행복감 경로 관계: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및 성별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Changes and Paths of Children’s Happiness in Early Elementary School: Focusing on the Mediating Effects of Self-Esteem and the Moderating Effects of G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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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changes in the children’s happiness and in the paths from their academic performances, school adjustment after elementary school entrance, and the mediating effects of self-esteem and moderating effects of gender.
Methods
Data from 400 children were used from the 8th to the 10th wave of the 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Children answered questions about their happiness and self-esteem, and their teachers rated academic performance and school adjustment. The latent growth model, path analysis, boot-strapping, and multi-group analysis were used with AMOS.
Results
Children’s happiness showed the 2nd-year-change model. Gender was a significant predictor of their initial happiness values. Paths to children’s happiness were different based on grade. First-graders’ happiness was directly explained by school adjustment and indirectly explained by their academic performance through self-esteem. Second-graders’ happiness was affected only by their self-esteem; the school adjustment also showed significant direct effects on happiness in the third grade. The mediating effects of children’s self-esteem on academic performance and happiness were only evident in the first year of school. Finally, children’s gender didn’t have any significant Δχ2 differences in the path of all the grades.
Conclusion
Children’s happiness starts at different levels by gender and increase after the first year of elementary school. Children have different paths to happiness depending on the grade. Self-esteem fully mediates academic performance and children’s happiness in the first-year of school, and school adjustment directly affects children’s happiness. Paths to children’s happiness are similar between boys and girls.
Introduction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며, 행복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동기로 작용한다. 행복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유쾌한 상태 혹은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느끼는 주관적인 상태를 의미하며,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함으로써 의미있는 삶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Kwon, 2008). 즉 행복감은 일상생활에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긍정적인 정서 상태 및 생활에 대한 만족감(G. S. Lee, 2017)으로 안녕감이나 만족도 등으로도 설명될 수 있으며, 다양한 관련 문헌에서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 [SWB])으로도 표현되고 다루어져 왔다(Yang, Tian, Huebner, & Zhu, 2019).
특히 아동의 행복은 후기 삶의 질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Argyle, 2001) 중요 변인으로, 초등학교 아동의 행복감은 학교에 대한 만족과 애정, 협력, 또래와의 우호적 관계, 주관적인 물리적 안녕감 등으로 구성되어(Kanonire, Federiakin, & Uglanova, 2020)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이 행복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또한 초등학교 시기의 행복감은 상당히 안정적인 특성을 가져서 초등학교 4학년 시기에 높은 행복감을 보인 아동은 이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행복감을 보고하였다(Jun & Jang, 2009).
이러한 행복감은 유아기부터 기관 적응을 통해 설명되어, 유아교육기관 적응이 행복감과 관련되며(On & Lee, 2017) 유치원에 잘 적응하는 유아일수록 행복감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Go & Kim, 2014).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을 통해 아동은 새로운 사회관계 적응과 학업성취의 부담을 갖게 되고 유아기와는 다른 행복감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또한 학령기로 전환하여 새로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아동의 전반적인 행복감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수준이 달라지거나 관련 요인에 따라 다르게 설명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후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사회적 관계에서 유능감을 발휘하는 것은 아동의 행복감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의 친구 지지는 행복감에 영향을 주며(M. K. Cho & Kim, 2021),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는 학교적응은 아동의 행복감을 직접 설명하는 주요 요인으로(S. H. Lee & Kim, 2019), 학교생활 적응이 우수할수록 행복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 Lee & Moon, 2016).
또한 학업수행이 우수한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더 행복할 것으로 예측되며, 학업 영역에서의 성공 경험은 행복감을 가져와 긍정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o, 2009; Lyubomirsky, King, & Diener, 2005). 이와 달리 초등학교 2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한국아동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C. Park & Chung, 2021)에 의하면, 이전 시점의 수학수행 능력은 이후 시점의 행복감이나 학교적응에 영향을 주지 않아 공부를 잘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었다.
한편 아동의 행복감과 관련하여 5세를 전후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고(Cvencek, Greenwald, & Meltzoff, 2016)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Nelson, Rubin, & Fox, 2005) 자아존중감 역시 행복감의 중요한 관련 요인(Goh, 2020; J. Lee & Cho, 2018; Yeon & Choi, 2019)이라고 볼 수 있다. 자아존중감은 행복감과 함께 아동의 주관적인 삶을 설명하는 핵심 변인 중 하나이며(Diener, 1984; Diener,Diener, & Diener, 1995),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행복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 요인이다(J. K. Lee & Cho, 2012; Yeon & Choi, 2019). 자아존중감은 자신을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Leary & Baumeister, 2000)으로 일반적으로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긍정적이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 자아존중감은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동의 행복감은 자아존중감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이고(Yang et al., 2019) 아동의 행복 관련 변인 연구(K. N. Lee, 2021)에서도 행복감에 가장 큰 설명 효과를 갖는 것은 자아존중감으로 나타나는 등, 많은 연구에서 자신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감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자신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거나 표현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갖도록 하여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동의 자아존중감도 초등학교 입학을 통해 학령기로 전환하면서 영향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 초등학교 아동은 입학 이후 사회적 관계와 학업 수행에서의 평가적 정보를 통해 자아존중감을 구성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적 태도인 자아존중감은 삶에 대한 주관적 평가인 행복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아동패널을 대상으로 한 연구(Song, 2021)에 의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사회적 유능감과 의미 있는 경로 관계를 보이지 않지만,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학업능력과 함께 학교적응으로 측정한 사회적 능력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가치 부여와 태도이므로, 초등학교 입학 후 경험을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학령기 전환을 통한 새로운 학교적응과 초등학교 입학 후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학업성취에서의 평가적 정보는 아동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태도를 만들도록 함으로써 초등학교 시기 자아존중감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기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학교적응(K. N. Park & Kim, 2019)이나 학업성취(Choi & Kim, 2009; Chung, 2007; S. Kim, 2020)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학교적응이 자아존중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S. Kim, 2020) 학교적응 중 1학년 아동의 학업수행 적응만이 관련(J. Kim & Hong, 2019)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학교 입학 이후 아동의 행복감과 관련된 자아존중감을 구성하는 중요 요인인 학업성취와 학교적응의 경로 관계를 알아보고 학년에 따라 다른 경로 관계를 보여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연구들을 정리하면, 행복감은 자아존중감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자아존중감이 학업성취 및 학교적응에 대한 평가적 정보에 따라 구성된다는 점에서, 학업성취나 학교적응에 따라 영향을 받는 아동의 행복감이 자아존중감을 통해 매개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초등학교 입학은 새로운 체계에 적응하는 발달적 전환점으로, 성공적인 학업 수행을 포함하는 입학 초기 적응이 이후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Eckert et al., 2008)라는 점에서 이러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가 학년에 따라 달라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학업성취 관련 압력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는 학업성적이 학업 부담이나 학업 스트레스, 자존감 등을 통해(J. Kim & Hong, 2019) 초등학교 아동의 행복한 삶의 결정요인으로 더 의미있게 작용할 수 있다(Han, 2019). 학업성취는 학령기 아동의 중요한 발달과업으로 성취감, 자아존중감 등의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Ross & Broh, 2000).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은 또래 관계만이 아니라 학교적응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유능감을 확인받게 되고, 초등학교 경험을 통해 학업 수행에서의 피드백이 더 빈번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은 서로 다른 경로 관계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가 학년에 따라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경로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가 존재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한편 아동의 행복감과 관련된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H.-J. Kim & Lim, 2014; S. Kim, 2020), 행복감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어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은 여아의 행복감이 남아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J. Kim, Lee, Lee, Shin, & Lee, 2020). 이와 달리 초등학교 시기에는 자아존중감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고 자아존중감의 변화율에서만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Je & Lee, 2019)가 함께 보고되어 있다. 또한 초등학교 3학년 아동이 지각하는 학교 환경은 자아존중감을 매개로 하여 행복감에 영향을 주지만, 이러한 경로 관계에서 아동의 성별은 조절효과를 갖지 못해 성별에 따라 경로 관계에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Yeon & Choi, 2019)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의 학교 행복감에서도 성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T. E. Kim, Roh, Ahn, & Ko, 2015)도 제시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아동의 행복감과 관련되어 설명하고자 하는 학교적응이나 초기 학업 수행 등에서 다양한 성차가 있음을 고려할 때, 행복감의 변화나 경로 관계 역시 아동의 성별은 주요 설명 변인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성별은 개인차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변인으로 많은 아동 관련 연구에서 중요한 변인으로 다루어져 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행복감 및 관련 변인 간 관계에서 아동이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초기 학교적응이나 수행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변인이 행복감과 관련하여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아동의 행복감과 자아존중감, 관련 변인 간 경로 관계에서의 성차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는 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년에 따른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를 성별에 따라서도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초등학교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가 성별에 따른 조절 효과를 보이는지 함께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이 학년이 올라감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고 관련 변인과의 관계에서 다른 경로를 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학업 수행과 학교적응이 아동의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경로 관계에서 아동의 자아존중감이 매개효과를 보이는지 확인하고, 이러한 경로 관계가 아동의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에 다음과 같이 연구모형을 구성하고, 아동의 행복감 변화와 경로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Figure 1).
연구문제 1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연구문제 2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에 대한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 자아존중감의 경로 관계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2-1.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는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보이는가?
2-2.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는 성별에 따른 조절효과를 보이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는 2008년(1차년도)에 전국에서 표집된 신생아를 대상으로 시작된 한국아동패널 조사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 2015, 2016, 2017).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동의 행복감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아동패널 8차년도(초등학교 1학년)부터 10차년도(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최초 패널데이터는 2,150명이며, 종단데이터 분석을 위해 결측치를 제외하고 3개년도 조사에서 본 연구 변인을 측정하는 검사(행복감, 자아존중감,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에 모두 참여한 아동만을 추출하여 최종적으로 남아 206명(51.5%), 여아 194명(48.5%)으로 총 400명이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연구도구
행복감
행복감은 학교 공부, 외모, 가족, 친구, 학교, 삶 등 일상생활의 각 영역에 대한 주관적 행복감을 4점 척도에 따라 답하는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본 변인은 이해를 돕기 위한 표정 그림을 보면서 아동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는 방식으로 측정되었다. Millennium Cohort Study (MCS)에서 사용한 6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PSKC, 2015, 2016, 2017), 점수가 높을수록 높은 행복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아존중감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만족, 가치 부여, 긍정적 태도 등으로 Rosenberg (1965)의 자아존중감 척도(Rosenberg’s Self-Esteem Scale [RSE]) 10개 문항을 아동의 연령에 맞게 5개로 조정하여 측정하였다(PSKC, 2015, 2016, 2017). 검사 대상 아동이 각 문항에 대해 자신과 비슷한 정도를 답하는 4점 척도 검사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학업수행능력
아동의 학업수행능력은 E. Lee 등(2008)의 연구에서 사용된 척도를 활용하여 소속 학급의 담임 교사를 통해 수집되었다. 국어, 수학, 예·체능(9차년도부터), 사회와 과학(10차년도) 등 교과목별로 해당 아동이 소속 집단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평정하는 방식이다. 하위 20% 이내(1점)부터 상위 20% 이내(5점)까지의 5점 척도에 따라 배점되어, 점수가 높을수록 학업수행능력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조사 차수(학년)에 따라 포함되는 교과목과 문항 수에 일부 차이가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전반적 능력을 묻는 1개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문항에 대한 평균 점수를 산출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학교적응
학교적응은 아동이 학교생활, 학업 수행, 또래, 교사 등의 영역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묻는 5점 척도(S.-A. Chi & Jung, 2006)로 소속 학급의 담임 교사를 통해 수집되었다. 4개 하위 영역의 총 35개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역코딩 3개 문항을 재처리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적응 전체 문항의 평균 점수를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적응을 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에서 사용한 네 가지 측정 도구의 양호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조사 차수별 연구 변인 검사 도구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를 산출한 결과, .676∼.974 로 통계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인별 왜도와 첨도 역시, 각각 절대값 3과 8을 넘지 않아 정규성 판단 기준을 충족함을 확인하였다. 연구 도구의 기술통계 값은 Table 1 에 제시하였다.
자료분석
먼저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이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 자아존중감 등과 관련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행복감에 대한 설명력 및 변인 간 다중공선성을 확인하였다. 첫 번째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아동의 행복감 변화양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잠재성장 모형을 통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비조건적 모형에서 모델적합도에 따른 행복감의 변화양상을 확인하고, 아동의 성별을 예측 변인으로 하는 조건모형을 구성하여 행복감의 초기값과 변화율을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연구모형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에 미치는 각 변인의 경로 관계를 모형으로 설정하고, 경로분석을 통해 학년별로 경로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였다. 하위 연구문제로, 자아존중감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통한 효과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경로 관계에서의 성별에 따른 조절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중집단 경로분석을 실시하고 동일한 경로 모형에서 남아와 여아의 경로계수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하였다. 통계분석은 IBM SPSS 21.0 (IBM Co., Armonk, NY), AMOS 21.0 (IBM Co., Armonk, NY)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Results
연구 문제에 따른 자료 분석에 앞서, 먼저 연구 변인 간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Table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차수가 다른 경우의 일부 상관관계를 제외하고 동일 차수 내 모든 상관관계를 포함한 대부분의 변인 간 관계가 유의미한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동의 행복감은 자아존중감, 학업수행능력 및 학교적응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연구 변인 간 상관계수가 모두 .80을 넘지 않아 다중공선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행복감을 종속변인으로 하는 회귀분석에서도 초등학교 1학년(W8: R2 = .24, F = 42.388, p = .000), 2학년(W9 : R2 = .36, F = 76.926, p = .000), 3학년(W10: R2 = .37, F = 77.965, p = .000)에서 모두 자아존중감과 학업수행능력, 학교 적응이 행복감을 의미 있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able 3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회귀분석에서 확인한 Durbin-Watson 값은 1.953, 2.115, 2.134 로 2에 가깝고, VIF 값이 1.021∼1.703으로 모두 5 이하임을 확인하여, 아동의 행복감과 관련한 잠재성장모형 분석과 경로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 변화
첫 번째 연구 문제를 위하여 먼저 연구 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여 Table 4에 제시하고 본 연구의 종속변인인 아동의 행복감이 학년과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았다. 이것은 종단자료에 대한 반복측정 결과를 활용하여 잠재성장모형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 차수에 해당하는 학년을 피험자 내 변인으로 하는 반복측정에 의한 변량분석 결과, 아동의 행복감은 학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MS = .779, df = 2, F = 6.198, p = .002). 초등학교 입학 직후인 1학년의 행복감이 가장 낮았으며(M = 3.25) 2학년이 되면 행복감이 의미 있게 높아지고(M = 3.34, t = -3.584, p = .000), 2학년과 3학년의 행복감(M = 3.30)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동의 행복감은 성별에 따라서도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주어(MS = 1.606, df = 1, F = 14.041, p = .000), 여아(M = 3.36)가 남아(M = 3.24)보다 높은 행복감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행복감에서의 성차는 학년에 따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MS = .029, df = 2, F = .232, p = .793).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고려하여 아동의 행복감에 대해 잠재성장모형 분석을 적용하였다. 먼저 아동의 행복감 변화 양상을 추정하기 위하여, 비조건모델을 통해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행복감 변화에 대한 모형의 적합도를 비교하였다. 무변화 모형은 아동의 행복감이 학년에 따라 변화하지 않음을 가정하며, 선형변화 모형은 행복감이 선형적으로 변화함을 가정한다. 2차년도 변화모형은 2차년도와 3차년도 경로계수를 동일하게 고정하는 것으로, 앞서의 반복측정 변량분석에서 아동의 행복감이 1학년과 2학년 사이에만 유의하게 높아진 점을 고려한 것이다.
Table 5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 변화는 무변화 모형보다는 선형변화 모델이 더 적합하고, 2차년도 변화모델이 선형변화보다 더 적합함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은 2학년에 의미 있는 향상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동의 행복감 변화에서 초기값과 변화율, 공변량이 모두 유의하고 변화율과 공분산이 서로 다른 부호를 보여, 초기 행복감이 높은 아동은 이후에 천천히 행복감이 올라가고 초기 행복감이 낮은 아동은 더 빠른 증가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단계로 아동의 성별을 예측 변인으로 포함하는 조건 모델을 구성하였다. 앞선 분석에서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이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임을 고려하고, 개인차를 설명하는 대표적 변인인 아동의 성별이 행복감 변화의 의미 있는 예측 변인으로 작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성별을 포함하는 조건모형을 구성하였다. 성별 변인은 여아를 1, 남아를 0으로 처리한 더미 변인을 활용하였다.
조건 모델 분석에서 아동의 성별은 초기값에만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행복감 초기값에 해당하는 1학년의 행복감은 여아가 남아보다 높은 행복감을 보이지만, 이후 행복감의 변화에서는 성별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앞선 반복측정 변량분석에서 아동의 행복감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행복감과 아동의 성별 간 유의한 상호작용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과 동일한 결과이다. 즉 초등학교 1학년은 남아보다 여아가 더 높은 행복감을 느끼지만, 아동의 성별이 이후 행복감 변화와는 관련되지 않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성별을 포함한 조건 모델의 적합도가 다소 향상되어,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 변화는 성별에 따라 초기값이 다른 2차년도 변화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 변화
두 번째 연구 문제로,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가 학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았다. 첫 번째 연구문제에서 아동의 행복감 변화양상을 양적 측면에서 확인해보았으며, 다음에서 이러한 아동의 행복감 관련 변인이 학년별로 어떠한 경로 관계를 보여주는지 확인하였다.
학년별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학년별로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자아존중감,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의 연구모형을 구성하고 경로계수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는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행복감 경로 관계가 달라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간명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측정 변인을 사용하는 경로 모형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는 Figure 2에 제시하였으며, 행복감에 대한 각 변인의 효과를 분석하고 Table 6과 Table 7로 구성하였다.
먼저 1학년 아동의 학업능력은 자아존중감을 통해 매개되어, 학업능력이 우수한 아동은 자아존중감이 높고 이를 통해 높은 행복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매개효과가 학교적응과 행복감 간의 관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학교적응은 행복감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 마찬가지로 부트스트래핑 효과분석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초등학교 입학 직후인 1학년 아동의 행복감은 학교적응에 따라 직접 결정(.12)되지만, 학업수행능력은 자아존중감을 통해 간접적인 효과(.09)만을 보여주었다.
2학년이 되면 아동의 행복감과 자아존중감에 대한 학업능력과 학교적응의 경로계수가 모두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1학년과 달리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가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학년 아동의 학교적응과 학업능력은 모두 행복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하며, 이 시기 아동의 행복감은 자아존중감으로만 설명(.59)되었다. 즉 2학년이 되면 학업수행이 우수하거나 학교적응을 잘하는 것이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데 의미 있게 기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행복감에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학년에도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2학년과 달리 3학년 아동은 학교적응이 다시 행복감에 직접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침(.15)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2학년과 마찬가지로 학업수행능력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부를 잘하는 아동이 더 행복하지는 않지만, 자아존중감이 높거나 학교적응이 우수한 3학년 아동은 다른 경우에 비해 더 높은 행복감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은 학년에 따라 다른 경로 관계를 보이며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1학년 시기의 학업 수행과 행복감 사이를 완전매개한다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직후에는 학업능력이 자아존중감을 통해서만 행복감에 영향을 주어, 학령기로 전환되는 첫해인 1학년 아동의 행복감은 학업 수행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후 학년에서의 행복감은 학업수행 능력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모두 의미있는 효과를 보여주지 않아,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동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하였다. 반면 학교적응은 자아존중감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직접 아동의 행복감을 설명함을 보여주었다. 즉 아동은 입학 직후 학교적응보다는 학업수행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고 이것이 행복감을 결정하지만,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아동은 더 이상 학업수행이나 학교적응과 관련 없이 자아존중감이 안정적으로 행복감을 예측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학년별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에서 성별에 따른 조절효과
다음으로 학년별로 차이를 보이는 행복감 경로 관계가 동일 학년 내에서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남아와 여아로 집단을 나누어 성별을 조절변수로 하는 다중집단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자유 모델(unconstrained model)과 각 변인 간 경로계수가 남아와 여아 간 동일한 것으로 설정한 제약모델(structural weights) 간 ∆χ2 값을 통해 성별에 따른 집단 간 경로 모형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Table 8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모든 값이 통계적 유의도 기준값인 11.070(df = 5, p = .05 기준) 보다 작아 행복감에 미치는 각 변인 간 관계에서 아동의 성별에 따라 경로 모형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각의 경로계수에 대해 성별에 따른 집단 간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제약모델 간 χ2 변화량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나타나는지 확인하였다. 남아와 여아 간 경로계수의 통계적 비교를 위해 각 경로별 제약을 통해 산출한 χ2 변화량이 모두 유의도 기준값인 3.84(p = .05 기준) 이하로 나타나 성별에 따라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는 경로계수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요약하면,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동의 행복감을 설명하는 자아존중감,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 간 경로 관계는 동일 학년 내에서 남아와 여아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입학 초기 행복감에서 남아와 여아가 출발점이 다르기는 하나, 이후 행복감의 변화양상이나 행복감 관련 변인 간 경로 관계에서 유의미한 성차를 보이지 않아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 경로관계에서는 성별에 따른 조절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Discussion
본 연구는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동의 행복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고, 학년과 성별에 따라 행복감 관련 변인과의 관계에서 다른 경로 관계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이루어졌다. 연구 문제에 따른 연구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구 결과로, 아동의 행복감은 초등학교 입학 직후인 1학년을 기점으로 가장 낮은 값을 보이다가 2학년에 행복감이 높아지는 변화 양상을 보여주었다. 초등학교 입학은 아동기로 이행하는 중요한 발달적 전환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조직과 사회관계에의 적응, 유아기와 다른 학업성취 부담 등을 통해 아동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감인 행복감은 입학 직후인 1학년에 비교적 낮게 나타난 것으로 논의할 수 있다. 이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초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이 의미있는 상승을 보이고, 이러한 변화가 단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유아기의 행복감은 아동기의 행복감을 설명하고(Moon & Moon, 2021) 초등학교 4학년 시기에 행복감이 높은 아동이 이후에도 계속 높은 행복감을 보이는(Jun & Jang, 2009) 등 아동의 행복감은 비교적 안정적인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어왔다.
한편 아동의 행복감은 초기값에서 의미 있는 개인차를 보였으며, 본 연구에서 개인차의 예측 변인으로 투입한 성별이 아동의 초기 행복감 수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아동의 행복감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어 있으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S. Cho, Shin, Choi, & Choi, 2009; J. Kim et al., 2020)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아의 행복감이 남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아동의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학교적응이나 학업수행에서 여아가 남아보다 우수하고 유리한 평가를 받는 것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행복감 변화율에는 성별이 의미 있는 설명력을 보이지 않아, 1학년에서 나타나는 남아와 여아의 행복감 차이가 이후 변화과정에서 유사하게 유지됨을 보여주었다. 즉 초등학교 입학 직후 여아가 남아보다 더 행복감을 많이 느끼지만, 이후 아동의 행복감의 변화양상에서는 성별이 더 이상 의미 있는 설명 변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 행복감의 종단적 변화과정에서 초기값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변인으로 성별이 효과를 보임을 확인하였으며, 이후 행복감의 영향 구조를 확인하는 경로 관계에서 관련 변인 간 관계가 성별에 따라 다른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아동의 성별에 따른 행복감 경로 관계 차이는 다음 연구 결과와 관련하여 다시 논의하였다.
두 번째 연구 문제로, 초등학교 입학 후 아동의 행복감에 대한 학업수행능력, 학교적응, 자아존중감의 경로 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하였다. 먼저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매개효과를 보이는지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아동의 행복감에 대한 각 변인 간 경로 관계는 학년에 따라 달라지고, 1학년의 경우에만 자아존중감이 학업수행능력과 행복감 사이를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학업수행능력이나 학교적응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아동의 행복감을 설명하여,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는 학년에 따라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많은 선행 연구들(Diener et al., 1995; Gilman & Huebner, 2006; Goh, 2020; J. Lee & Cho, 2018; Yeon & Choi, 2019)과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아동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아존중감임을 보여주었다. 다만 아동의 학업수행과 학교적응이 자아존중감을 통해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매개효과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학년에서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학업수행능력 및 학교적응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으나, 경로분석을 통한 각 경로계수의 유의도와 효과분석에서는 1학년 시기의 학업수행능력만 자아존중감을 의미 있게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행복감을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교적응이 자아존중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S. Kim, 2020) 학교적응 중 1학년 아동의 학업수행 적응만 관련(J. Kim & Hong, 2019)된다는 연구들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자아존중감에 관한 발달적 설명을 통해 논의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 경험의 관점에서 학년을 고려하였으나, 초등학교 시기의 학년은 발달적 의미에서의 연령과 동일하게 해석할 수 있다. 5세를 전후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는 자아존중감(Cvencek et al., 2016)은 입학한 첫해에 학업성취를 통해 만들어지고, 이후 발달적으로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에 대한 평가적 태도인 자아존중감은 경험이나 주변의 의미 있는 타자를 통해 얻는 피드백, 정보 등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일단 만들어진 자아존중감은 자아를 보호하고 일관성 있게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직후의 학업 수행은 학업성취에 대한 자신의 기대나 타인의 반응과 결합하여 성적 등의 형식으로 아동에게 명시적이고 분명한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학교적응은 입학 전부터 경험하는 사회적응 관련 피드백과 유사한 수준으로 작용하여 외현적 측면에서의 명백한 평가적 역할을 덜 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적 태도를 구성하는데 영향을 덜 줄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나타난 중요한 내용으로, 학교 공부를 잘 하는 것 자체가 아동의 행복감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논의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학업수행 변인이 다른 변인에 비해 비교적 높은 평균값을 보인 것과 관련되어, 행복감에 대한 직접 효과를 보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학업수행 변인이 정규성 판단 기준을 충족하고 4점 척도인 행복감이나 자아존중감과 달리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학업수행 점수의 천정효과로 인한 낮은 행복감 설명력만으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모든 학년에서 학업수행 능력이 비교적 높은 평균값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학년별로 행복감 경로 관계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의 학업수행능력은 입학 직후인 1학년 시기에 자아존중감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주지만, 이후에는 아동의 학업수행능력이 자아존중감과 행복감에 모두 의미있는 경로관계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와 달리 학교적응은 자아존중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행복감에 영향을 주어, 학교생활과 교사, 또래 관계 등에서 적응을 잘하는 아동은 자아존중감과 상관없이 높은 행복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동의 학업수행 능력이 학교적응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주며, 직접 행복감을 결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논의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초등학교 아동의 정신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대한 관심과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경우, 공부를 잘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학업수행을 통해 자신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1학년 시기의 학업수행능력은 행복감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인이 아니며, 자아존중감을 통해 간접적이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행복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적응은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직접 행복감을 설명하였다. 학교적응은 그 자체로 아동의 행복감을 설명하는 중요 요소로, 학교적응을 잘하는 아동일수록 행복한 아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동의 행복감은 자아존중감이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설명 변인임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입학 초 아동이 학교에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 못지않게 첫 학교생활에서 적절한 학업성취를 이루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해에 아동이 학교 공부에서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의 학업성취는 상대평가나 서열화를 지양하고, 일정 수준의 역량 도달이나 개별화된 학습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의 학업수행은 아동의 자아존중감을 만들고, 이러한 자아존중감은 이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수행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아동의 행복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 공부를 통한 성공 경험과 적절한 피드백이 자신에 대한 긍정적 태도인 자아존중감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자아존중감은 이후 아동의 행복감을 일관성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잠재성장모형 분석을 통한 첫 번째 연구 결과에서, 아동의 행복감 변화가 1학년의 행복감인 초기값에서만 의미 있는 개인차를 보이고 변화율에는 개인차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1학년 아동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자아존중감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본 결과, 성별에 따른 조절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성별에 따른 다중집단분석 결과, 모든 학년에서 아동의 행복감 경로 관계는 남아와 여아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어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관련 변인 간의 관계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자아존중감(H.- J. Kim & Lim, 2014; S. Kim, 2020)이나 행복감(J. Kim et al., 2020), 자아존중감의 변화율(Je & Lee, 2019) 등에서 초등학교 아동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만, 초·중학교 전환기 학생들의 학교 행복감(K. Kim, 2020)과 초등학생의 학교 환경과 자아존중감, 행복감 간의 경로 관계에서는 성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Yeon & Choi, 2019).
이러한 서로 다른 연구 결과는 연구대상의 학령, 행복감 관련 변인의 설정, 변인 자체 혹은 변인 간 관계에서의 성차 등에서의 다양성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초기 행복감이 성별에 따른 개인차를 보여주어 여아가 남아보다 높은 행복감을 보여주었으나, 이러한 초기 행복감 수준은 성별에 상관없이 유사하게 변화하였다. 또한 경로 모델과 개별 경로계수에서도 남아와 여아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어, 남아와 여아가 행복감 수준에서는 차이를 보이나 어떻게 행복해지는가와 관련한 경로 관계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어 행복감 형성 구조는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학년별로 산출한 각 변인 간 경로계수에서는 남아와 여아의 유의도 여부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일부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행복감에 대한 학교적응의 경로계수는 1학년에서는 남아만, 3학년에서는 여아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또한 자아존중감에 대한 학업수행능력의 경로계수는 1학년 남아만 의미있는 값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개별 유의도 여부에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아와 여아의 경로계수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값(∆χ2)을 보여주지 않아 성차가 없음을 재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분석 결과는 행복한 학령기를 위한 출발점으로써의 행복한 1학년을 위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일정 수준의 학업수행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여아보다는 남아에게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일부 보여주는 것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다룰 필요가 있다.
아동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삶에 만족하는 행복한 아이로 성장하는 것은 모든 사회구성원의 바람이자 건강한 미래사회의 기본 요건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 해인 1학년에 학업수행에서의 성공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중요한 교육 문제로 언급되고 있는 아동의 기초학습능력 저하는 학업능력 만의 영역이 아니며 자아존중감을 통해 초등학교 시기 아동의 전반적인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회·정서적 역할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함께 다음과 같은 후속 연구를 제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연구 목적에 따라 종속변인인 행복감을 단기 종단적으로 분석하고 자아존중감은 경로 관계를 통한 매개변인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에 비추어 학년에 따라 자아존중감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행복감을 설명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아동기 행복감의 변화양상에서 초등학교 학령 범위를 확대하고 자아존중감의 효과를 종단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cknowledgements
This study was supported by the 2022 research grant of Keimyung College University.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2 Annual Spring Academic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