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
The Effect of Children’s Sleep Problems on Problem Behaviors: The Serial Mediating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 Regulation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explains the process by which sleep problems affect problem behaviors in early elementary school children and explores the roles of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 regulation, which are concepts related to cognitive or emotional regulation.
Methods
This study’s participants consisted of 283 children in first to third grades of elementary school. Questionnaires asked mothers about their children’s sleep problems, executive function, emotion regulation, and problem behaviors. Model 6 of PROCESS macro version 3.4 was used to analyze the collected data.
Results
First, children’s sleep problems had a directly positive effect on problem behaviors. Second, children’s sleep problems had a negative effect on executive function, and executive function had a negative effect on problem behaviors. Third, children’s sleep problems had a negative effect on emotion regulation, and emotion regulation had a negative effect on problem behaviors. Finally, children’s sleep problems had a negative effect on executive function; executive function had a positive effect on emotion regulation; and emotion regulation had a negative effect on problem behaviors. Bootstrapping tests revealed that the mediating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the mediating effect of emotion regulation, and the serial mediating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 regulation were all significant i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ren’s sleep problems and problem behaviors.
Conclusion
This study expands on studies that revealed the mediating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or emotion regulation in the relationship between sleep problems and problem behaviors. In other words, by confirming the serial mediating effect of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 regulation, this study expands our understanding of the mechanisms by which children’s sleep problems affect problem behaviors.
Introduction
수면이 아동의 발달 및 적응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면서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최근 국내에서도 연구자들이 아동의 수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나,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 현재까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장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연구자들이 점차 영유아의 수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학령기 아동의 수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영유아기에서 학령기로 전환되는 시기인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다. 호주 아동의 수면을 출생 후부터 만 10-11세까지 종단적으로 추적한 연구에 의하면, 약 51.9%의 아동은 영아기부터 학령기에 이르기까지 수면문제를 거의 경험하지 않으며 약 9.0%의 아동은 영유아기를 거치며 수면문제가 감소하다가 학령기를 지나면서는 수면 문제를 거의 경험하지 않은 반면, 나머지 아동은 학령기에 크고 작은 수면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어(Williamson, Mindell, Hiscock, & Quach, 2019a) 학령기 아동의 수면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특히 약 17.0%의 아동은 오히려 학령기 동안 이전 시기보다 수면문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 7.7%의 아동은 영아기부터 학령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많은 수면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Williamson et al., 2019a).
수면문제의 발달적 변화에 대해 살펴보면, 종단적 연구들은 일반적으로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아동의 연령이 증가하면서 수면문제는 대체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다(Gregory & O’connor, 2002; Wang et al., 2016; Williamson, Mindell, Hiscock, & Quach, 2019b). 이때 만 6-7세에서 10-11세까지는 수면문제가 안정적인 경향이 있으며(Williamson et al., 2019b),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면문제를 경험한 대략 10% 정도의 아동은 사춘기 시기인 만 10세에서 14세를 거치며 수면문제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였다(Wang et al., 2016). 주로 발생하는 수면문제의 형태를 살펴보면, 영아기인 만 0-1세경에는 밤중에 깨기가 가장 많이 나타났으나 이는 학령기인 만 10-11세경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감소한 반면, 학령기인 만 8-9세경 이후로는 잠드는 것을 어려워하기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Williamson et al., 2019b).
국내외 연구들은 학령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내재화 문제행동이나 외현화 문제행동뿐만 아니라 정서문제(El-Sheikh, Buckhalt, Mark Cummings, & Keller, 2007), 주의력 결핍(Choi & Chung, 2023), 과잉행동(Bos et al., 2009), 품행문제(Bos et al., 2009)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행동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으며, 본 연구는 이 중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국외 연구들을 고찰해보면, 학령기 아동의 수면과 문제행동 간 관계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한 Astill, van der Heijden, van IJzendoorn과 van Someren (2012)의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만 5-12세 아동이 더 많은 문제행동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Actiwatch AW4, SenseWear™ Armband2 등 수면활동기록기(actigraph)를 활용한 연구들에서도 만 8세 아동의 짧은 수면시간이나 낮은 수면의 질은 문제행동을 나타낼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El-Sheikh et al., 2007; Guerlich et al., 2022; Pesonen et al., 2010). 부모 보고로 아동의 수면을 측정한 연구들에서도 높은 수준의 수면장애를 보이는 만 5-12세 아동은 정서적 고통, 공격성, 과잉행동 및 충동성 등과 같은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었으며(Bayes & Bullock, 2020), 과잉행동 또는 품행문제 수준이 높은 만 6-11세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취침시간 저항을 많이 나타내었다(Bos et al., 2009). 국내의 경우 학령기 아동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수면과 문제행동 간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들이 아직까지는 많지 않으나, 국외의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두 변인 간에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머니 보고로 수면문제를 측정한 Noh와 Shin (2020)의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정적 영향을, 아동의 자기 보고로 수면의 질을 측정한 Choi와 Chung (2023)의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의 수면의 질이 우울에 미치는 부적 영향을 밝혔다. 또한, 초등학교 1-6학년 아동의 문제행동을 측정하여 문제행동 점수가 높은 문제행동 의심군과 그렇지 않은 정상 행동군으로 구분한 연구에서도 문제행동 의심군은 정상 행동군에 비해 취침시간 저항과 주간 졸림증을 더 많이 나타내었다(H. Jung & Lee, 2017).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 관련성은 앞서 살펴본 횡단적 연구들뿐만 아니라 종단적 연구들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만 1.5세 때 수면문제는 만 11세 때 내재화 또는 외현화 문제행동을 예측하였고(Ksinan Jiskrova, Vazsonyi, Klánová, & Dušek, 2020), 만 4세 때 수면문제는 만 15세 때 높은 수준의 불안 및 우울, 주의집중문제, 공격성을 예측하였다(Gregory & O’connor, 2002).
이와 같이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련성은 국외 연구와 국내 연구, 횡단적 연구와 종단적 연구, 그리고 아동의 수면문제를 부모 보고, 자기 보고, 수면활동기록기로 측정한 경우에 모두 일관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 선행 연구들을 통해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밀접한 관련성이 보고되자, 연구자들은 이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기제에도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수면이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설명하고자 수면과 조절 간의 밀접한 관련성(Guarana, Ryu, O’Boyle Jr., Lee, & Barnes, 2021)을 근거로, 조절과 관련된 변인들에 관심을 두어 연구하였다. 예를 들어, Vriend 등(2013)은 만 8-12세 아동의 수면시간이 인지적 실행이나 정서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아동의 수면시간을 조작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평상시 취침시간보다 1시간 일찍 또는 1시간 늦게 잠자리에 들도록 한 결과, 긴 수면을 취한 경우에 비해 짧은 수면을 취한 경우 낮은 수준의 작업기억을 보이고 주의력과 긍정적인 정서적 반응이 감소하며 정서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ruber와 Cassoff (2014)는 수면이 전전두엽과 편도체 간의 연결에 영향을 주어, 수면을 취할 때 이들 간의 연결성이 증가하는 반면 수면이 부족할 때 이들 간의 연결성이 감소한다고 제안한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뇌의 네트워크 간에 단절이 초래되면 낮은 실행기능과 높은 정서적 반응성 및 충동성을 나타내고 이는 정서조절에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Gruber & Cassoff, 2014). 이와 같이 수면은 인지적 측면에서의 조절과 관련되는 실행기능 또는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절과 관련되는 정서조절능력과 관련성이 높기에, 몇몇 국내외 선행 연구들은 수면과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이나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를 탐색하였다.
실행기능은 수면과 마찬가지로 전두엽과 관련이 있으며(Otero & Barker, 2014), 사고나 행동을 조절하는 인지적 통제 과정으로 다면적인 특성이 있다(Friedman et al., 2008). Anderson (2002)에 의하면 실행기능은 주의력 조절, 인지적 유능성, 목표 설정, 정보 처리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주의력 조절은 영아기에 나타나서 유아기에 빠르게 발달하는 한편, 인지적 유능성, 목표 설정, 그리고 정보 처리는 만 7-9세가 중요한 발달시기이며 12세까지 성숙한다고 한다. 국내의 몇몇 연구들은 이러한 실행기능이 수면문제가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함을 발견하였다(Lee, Noh, & Shin, 2023; Shin, Park, Kim, Yun, & Yoon, 2017). 구체적으로 만 3-5세 유아의 수면문제는 작업기억, 전환, 억제, 감정 조절, 계획 및 조직 등을 포함한 실행기능을 낮추었으며 이는 유아가 공격성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외에는 아직까지 수면과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선행 연구들이 많지 않으나, 아동의 수면과 실행기능 간의 관련성이나 실행기능과 문제행동 간의 관련성을 보고한 국내외 연구결과들 역시 양자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적 역할을 가정하게 한다. 예를 들어, 메타분석으로 학령기 아동의 수면과 실행기능 간 관련성을 살펴본 Astill 등(2012)의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길수록 만 5-12세 아동은 더 높은 수준의 실행기능을 보였다. 최근의 국내외 연구들에서도 수면문제를 많이 보이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은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보였고(Noh & Shin, 2020), 수면문제를 경험하는 만 7-9세 아동은 실행기능 가운데 억제통제나 작업기억 수준이 낮았으며(Chen, Wang, Wang, Zhang, & Wu, 2021), 종단 연구에서도 만 5세 때 수면시간은 만 9세 때 실행기능을 정적으로 예측하였다(Woods, Jiao, Morgan, & Buxton, 2024). 이와 더불어 국내외 선행 연구들은 실행기능과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보고하는데, 메타분석을 실시한 국외 연구들에서는 만 3-6세 유아의 실행기능 손상이 외현화 문제행동과 관련이 있으며(Schoemaker, Mulder, Deković, & Matthys, 2013), 18세 미만 아동의 낮은 실행기능이 종단적으로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과 각각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Y. Yang et al., 2022). 또한, 실행기능의 하위요인들을 고려한 연구들에서는 만 9세 아동의 작업기억, 억제와 전환이 공격성과 부적 상관이(Granvald & Marciszko, 2016), 초등학교 4-5학년 남아의 낮은 수준의 계획화 및 억제가 반응적 공격성과 정적 상관이 나타났으며(Ellis, Weiss, & Lochman, 2009), 초등학교 5-6학년 아동의 계획 및 조직화 곤란과 정서통제 곤란은 내재화 문제행동에 정적 영향을, 행동통제 곤란과 정서통제 곤란은 외현화 문제행동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Kang & Seo, 2023). 이와 더불어 종단 연구에서도 초등학교 2학년 때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지닌 아동은 1년 후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었다(B. Park & Noh, 2020).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선행 연구들을 통해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가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 역시 가정할 수 있다. 정서조절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서적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며 수정하는 외재적 및 내재적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Thompson, 1994), 사회적 적응이나 다른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정서적 각성을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Mihic & Novak, 2018). Palmer와 Alfano (2017)는 정서조절의 프로세스 모델(process model of emotion regulation; Gross, 1998)을 기초로 수면이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수면이 정서적 상황에 처했을 때 주의를 돌리거나 향하는 능력, 정서를 유발하는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변화시키는 능력, 정서적 자극에 대한 경험적, 행동적 그리고 생리적 반응을 조정하는 능력 등에 영향을 준다고 제안하였다. 실제로 수면이 기분이나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한 연구들에서 수면 부족은 부정적 기분을 많이 느끼고 긍정적 기분을 적게 느끼는 것과 관련되며(Short, Booth, Omar, Ostlundh, & Arora, 2020; Tomaso, Johnson, & Nelson, 2021), 수면이 제한되었을 때 적응적인 정서조절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omaso et al., 2021). 또한, 아동과 청소년의 정서조절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메타분석으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낮은 수준의 정서조절이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많이 나타내는 것과 관련되었으며(Compas et al., 2017),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아동이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보인다고 교사들은 응답하였다(Mihic & Novak, 2018). 이러한 정서조절능력과 문제행동 간의 관련성은 Eisenberg, Hernández와 Spinrad (2017)의 이론적 틀에 의해 이해할 수 있다. Eisenberg 등(2017)은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으며 조절을 잘하는 아동이 모든 유형의 통제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며 통제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 반면,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의 경우 둘 다 조절의 문제와 관련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외현화 문제행동은 통제의 부족 및 높은 충동성과 관련 있는 반면, 내재화 문제행동은 통제의 유형에 따라 과잉 통제 혹은 통제의 부족과 관련 있다고 하였다. 선행 연구들은 이처럼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정서조절능력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각각 살펴볼 뿐만 아니라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고찰해보면, 수면문제 수준이 높은 만 10-14세 아동은 정서조절 곤란을 보다 더 겪었고, 이는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이어졌다(Y. Jung, Park, Lee, Kim, & Joo, 2023). 이외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발견하기 어려우나, 대학생의 수면문제는 역기능적 정서조절을 통해 우울 증상을 증가시켰으며(Semplonius & Willoughby, 2018), 성인의 낮은 수면의 질은 정서조절에서의 어려움을 매개하여 언어적 공격성(Demichelis, Grainger, Burr, & Henry, 2023; Kirwan, Svenson, Pickett, & Parkhill, 2019)이나 신체적 공격성(Demichelis et al., 2023)을 증가시켰다.
이상에서 본 연구는 국내외 선행 연구들을 기초로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이나 정서조절능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정하였다. Astill 등(2012)은 몇 가지 가설을 통해 인지, 정서적 처리 및 행동과 관련하여 수면의 역할을 설명하였는데, 이러한 가설은 앞서 언급한 본 연구의 가정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시냅스 항상성(synaptic homeostasis) 가설(Tononi & Cirelli, 2006)을 기초로 수면 부족이 시냅스의 과부하를 초래하여 인지나 정서에서의 손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제안하였으며, 야간 치료(overnight therapy) 가설(Walker & van der Helm, 2009)을 기초로 최적의 정서적 반응성과 정서적 정보 처리를 유지하기 위해 수면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뿐만 아니라 Astill 등(2012)은 지속적인 주의를 지원하는 전두두정 네트워크(frontoparietal networks)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수면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선행 연구들은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 또는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를 보고하나,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 간의 관련성을 밝힌 선행 연구들(J. Kim, 2018; Liebermann, Giesbrecht, & Müller, 2007; Sudikoff, Bertolin, Lordo, & Kaufman, 2015)에 기초할 때 수면문제는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서도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만 8-12세 아동은 실행기능이 높을수록 정서조절능력도 높았다(Sudikoff et al., 2015). 이러한 결과와 관련하여 Carlson과 Wang (2007)은 실행기능 가운데 목표와 관련이 없는 두드러진 사고과정이나 행동을 억압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억제가 성공적인 정서조절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앞서 언급한 Gruber와 Cassoff (2014)도 적절한 수면이 성공적인 정서조절에 필요한 실행기능을 촉진한다고 설명하며, 수면과 정서조절 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안하면서 실행기능이 정서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 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및 경험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수면문제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와 더불어,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실행기능 또는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를 다룬 선행 연구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초등학교 1-3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인지적 측면에서의 조절과 관련된 실행기능과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절과 관련된 정서조절능력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실행기능 또는 정서조절능력을 매개하여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미치는 영향을 탐색해보았다.
연구문제 1
아동의 수면문제는 문제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3
아동의 수면문제는 정서조절능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4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초등학교 1-3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283명의 학령 초기 아동들이며, 이들의 어머니들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아동의 성별과 학년에 대해 살펴보면, 성별의 경우는 남아와 여아가 각각 135명(47.7%)과 148명(52.3%)이었고, 학년의 경우는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이 각각 91명(32.2%), 99명(35.0%), 93명(32.9%)이었다. 또한, 아동의 수면시간에 대해 살펴보면, 평일 수면시간은 평균 536.3분(SD = 66.2), 주말 수면시간은 평균 544.2분(SD = 63.5)으로 나타나 평일보다 주말의 수면시간이 다소 길었다. 이외에 본 연구에 참여한 아동과 어머니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연구도구
수면문제
수면문제는 Owens, Spirito와 McGuinn (2000)이 학령기 아동의 수면을 부모가 보고하도록 제작한 척도(The Children’s Sleep Habits Questionnaire [CSHQ])를 Y.-R. Kim과 Lee (2011)가 번안한 것으로 측정하였다. CSHQ는 수면의 양, 취침시간저항, 밤 동안에 깨기, 수면 불안, 수면착수 지연, 수면 호흡장애, 병리적 수면행동, 주간 졸림증 등의 8가지 하위요인, 총 3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전반적인 수면문제를 파악하고자 전체 문항에 대한 평균을 구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너무 적게 잔다.”, “잠들려면 부모가 같은 방에 있어야 한다.”, “잠자는 동안 많이 뒤척인다.” 등과 같은 문항이 포함되며, 각 문항은 3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학령 초기 아동이 보다 많은 수면문제를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Cronbach’s α는 .80이었다.
실행기능
실행기능은 Song (2014)이 개발하고 타당화한 간편형 자기보고식 아동 청소년 집행기능 곤란 척도를 어머니 보고식으로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수정한 것으로 측정하였다. 본 척도는 정서통제 곤란, 행동통제 곤란, 계획 및 조직화 곤란, 부주의 등의 4가지 하위요인, 총 40문항으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전반적인 실행기능에 대해 알아보고자 각 문항을 역채점한 후 전체 문항의 평균을 구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사소한 일에도 과도하게 반응한다.”,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행동을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자신의 물건을 챙기지 못해 여기저기 흘리고 다닌다.” 등과 같은 문항이 포함되며, 각 문항은 3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학령 초기 아동이 높은 수준의 실행기능을 보임을 의미하며, Cronbach’s α는 .95이었다.
정서조절능력
정서조절능력은 Shields와 Cicchetti (1995)가 아동의 정서조절능력을 다른 사람이 보고하도록 제작한 척도(Emotion Regulation Checklist [ERC])를 J.-Y. Kim, Doh와 Kim (2008)이 번안한 것으로 측정하였다. ERC는 정서통제와 정서적 불안정성 및 부정성의 2가지 하위요인, 총 24문항으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전반적인 정서조절능력을 다루고자 정서적 불안정성 및 부정성에 대한 문항을 역채점한 후 전체 문항의 평균을 구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다른 사람이 속상해하거나 힘들어할 때 관심을 보이는 등 다른 사람에 대해 감정이입을 잘한다.”, “다른 아이들이 말을 걸면 화난 목소리로 말하거나 불안해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등과 같은 문항이 포함되며,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학령 초기 아동이 자신의 정서를 보다 잘 조절함을 의미하며, Cronbach’s α는 .84이었다.
문제행동
문제행동은 Achenbach와 Rescorla (2001)가 6-18세 아동의 행동적 또는 정서적 문제를 평가하도록 제작한 척도(Child Behavior Checklist [CBCL])를 Oh, Kim, Ha, Lee와 Hong (2010)이 번안하고 국내 실정에 맞게 표준화한 것으로 측정하였다.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 부모용 CBCL 6-18은 총 120문항으로 구성되나, 본 연구에서는 불안/우울, 위축/우울, 신체증상 등을 측정하는 내재화 문제행동(32문항)과 규칙위반, 공격행동 등을 측정하는 외현화 문제행동(35문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67문항에 대한 평균을 구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지나치게 겁이 많거나 불안해한다.”, “불행해 보이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한다.”, “거짓말을 하거나 남들을 속인다.”, “싸움을 많이 한다.” 등과 같은 문항이 포함되며, 각 문항은 3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학령 초기 아동이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냄을 의미하며, Cronbach’s α는 .97이었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문제행동을 측정하고자 ㈜휴노에서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 부모용 CBCL 6-18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나서 온라인 리서치 업체에 의뢰하여 2022년 8월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어머니들 가운데 초등학교 1-3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자녀가 있는 경우 본 연구의 목적과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하는 설명문을 읽고 본 연구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연구 참여에 동의한다는 버튼을 누른 후 설문에 응답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283명의 어머니가 초등학교 1-3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 실행기능, 정서조절능력 및 문제행동에 대해 보고하였다.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6.0 (IBM Co., Armonk, NY)과 PROCESS macro version 3.4 (Hayes, 2017)를 통해 분석하였다. 먼저 기술통계를 산출하고 빈도분석을 실시하여 연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았으며, Cronbach’s α를 산출하여 연구도구의 신뢰도를 알아보았다. 예비 분석으로는 아동의 수면문제와 실행기능, 정서조절능력 및 문제행동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Pearson의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본 분석으로는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PROCESS macro version 3.4 (Hayes, 2017)의 Model 6을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방식을 통해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Results
연구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예비 분석으로 아동의 수면문제와 실행기능, 정서조절능력 및 문제행동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Pearson의 상관계수를 산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에는 정적인 상관이 나타나(r = .61, p < .001)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하는 아동이 문제행동도 더 많이 나타내었다. 또한, 아동의 실행기능과 문제행동 간에는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r = -.55, p < .001) 실행기능이 낮은 아동이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었으며, 아동의 정서조절능력과 문제행동 간에도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r = -.67, p < .001)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아동이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었다. 더불어, 아동의 수면문제와 정서 조절능력 간에는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r = -.44, p < .001)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하는 아동이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반면, 아동의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 간에는 정적인 상관이 나타나(r = .58, p < .001) 실행기능이 높은 아동이 정서를 잘 조절하였다. 한편, 아동의 수면문제와 실행기능 간에는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r = -.47, p < .001)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하는 아동이 낮은 실행기능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아동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인 성별, 학년, 그리고 출생순위 가운데 아동의 성별과 출생순위는 본 연구의 연구변인들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으며, 이를 위해 Spearman의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아동의 성별의 경우 실행기능(r = -.18, p < .01) 및 정서조절능력(r = -.13, p < .05)과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 남아가 여아보다 실행기능이나 정서조절능력이 낮은 경향이 있었다. 아동의 출생순위의 경우 수면문제(r = .14, p < .05) 및 문제행동(r = .16, p < .01)과는 정적인 상관이, 실행기능(r = -.18, p < .01)과는 부적인 상관이 나타나 첫째인 아동이 둘째 이상인 아동보다 수면문제나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낸 반면 실행기능은 낮은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기초로, 이후 본 분석에서는 연구변인들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난 아동의 성별과 출생순위를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 및 정서조절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PROCESS macro version 3.4 (Hayes, 2017)의 Model 6을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3과 Figure 1에 제시하였다. 첫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의 수면문제는 문제행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37, p < .001). 즉,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문제행동도 더 많이 나타내었다. 둘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B = -.73, p < .001), 실행기능은 문제행동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08, p < .05). 즉,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실행기능을 보였으며, 이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셋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의 수면문제는 정서조절능력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B = -.33, p < .001), 정서조절능력은 문제행동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32, p < .001). 즉,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정서조절능력을 보였으며, 이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넷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B = -.73, p < .001), 실행기능은 정서조절능력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B = .44, p < .001), 정서조절능력은 문제행동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32, p < .001). 즉,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실행기능을 보였고, 이는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어져 결국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었다.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 방식으로 검증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을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 = .06, 95% CI [.01, .12]), 아동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을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 = .10, 95% CI [.04, .17]), 그리고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B = .10, 95% CI [.06, .15])는 모두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세 가지 경로에서 모두 매개효과는 유의하였다. 다시 말해,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 정서조절능력의 매개효과, 그리고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의 순차적 매개효과가 모두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Discussion
본 연구는 초등학교 1-3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직접적으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실행기능이나 정서조절능력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보았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관련하여, 아동의 수면문제는 문제행동에 정적인 영향을 미쳐,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보다 더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수면문제 수준이 높은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이 더 많은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보였다는 연구결과(Noh & Shin, 2020)와 일치한다. 또한, 이는 메타분석을 통해 학령기 아동의 짧은 수면시간이 높은 수준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과 관련됨을 확인한 연구결과(Astill et al., 2012)와 동일한 맥락이며, 학령기 아동의 짧은 수면시간이나 낮은 수면의 질, 수면문제가 정서적 고통, 공격성, 충동성, 과잉행동, 불순응, 파괴적 행동, 비행 등과 같은 문제행동(Bayes & Bullock, 2020; El-Sheikh et al., 2007), 내재화 문제행동(Guerlich et al., 2022), 그리고 우울(Choi & Chung, 2023)과 관련 있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들과도 일맥상통한다. 본 연구와 선행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학령기 아동의 수면문제는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알 수 있다. Krizan과 Herlache (2016)는 수면 부족이 공격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잠재적인 경로를 세 가지로 제시하였는데, 불충분한 수면이 정서적 측면에서는 피로, 불안, 우울, 분노, 적대감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 또는 신체적 불편함이나 통증을 증가시킴으로써, 인지적 측면에서는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고 복잡한 판단이나 의사결정 능력을 저하시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적대적으로 해석하도록 함으로써, 조절적 측면에서는 전두엽과 편도체 간 단절을 초래하여 충동 억제를 낮춤으로써 공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밀접한 관련성은 Krizan과 Herlache (2016)의 제안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수면의 질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한 연구에서는 낮은 수면의 질이 높은 공격성과 관련이 있었으며, 이러한 관련성은 아동, 청소년, 성인 등 연령 집단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Van Veen, Lancel, Beijer, Remmelzwaal, & Rutters, 2021). 본 연구는 학령 초기 아동에게만 초점을 두고 있으나, Van Veen 등(2021)의 연구결과는 학령기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기까지 이후의 발달단계에서도 계속적으로 문제행동 예방을 위해 양질의 수면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종단적으로 아동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만 6세 때 수면문제가 만 11.5세 때 문제행동을 예측하는 것과 더불어 만 6세 때 문제행동 역시 만 11.5세 때 수면문제를 예측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에 양방향적 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Liu, Glenn, Cui, & Raine, 2021). 이후 수면과 외현화 문제행동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문헌 고찰한 연구에서도 양자 간에 양방향적 관계가 존재함을 보고하였다(Liu, Magielski, Glenn, & Raine, 2022). 본 연구는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초점을 두고 그 과정을 설명하고자 하였으나, 수면문제와 문제행동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양방향적 관계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과 관련하여,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에 부적인 영향을, 실행기능은 문제행동에 부적인 영향을 미쳐,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실행기능을 보였으며 이는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본 연구의 결과는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수면문제가 낮은 실행기능을 통해 공격성을 증가시키거나 친사회적 행동을 감소시킴을 밝힌 연구결과들(Lee et al., 2023; Shin et al., 2017)과 유사하다. 수면문제와 실행기능 그리고 실행기능과 문제행동 간의 밀접한 관련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적 역할에 대해 살펴본 연구들이 많지 않은 실정인데, 본 연구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들(Lee et al., 2023; Shin et al., 2017)을 확장하여 유아기뿐만 아니라 학령 초기에서도 양자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의 매개효과를 확인하였다.
다음에서는 본 연구의 결과를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실행기능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으로 나누어 논의해보면,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에 부적인 영향을 미침을 밝혔는데, 이는 학령기 아동의 짧은 수면시간이 낮은 실행기능과 관련됨을 확인한 메타분석 결과(Astill et al., 2012)나 학령기 아동의 짧은 수면시간이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에 미치는 부적 영향을 밝힌 횡단적(Chen et al., 2021; Noh & Shin, 2020) 및 종단적(Warren, Riggs, & Pentz, 2016) 연구결과들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와 같은 수면문제와 실행기능에서의 어려움 간의 관련성에 대해 Turnbull, Reid와 Morton (2013)은 짧은 수면시간이나 수면문제로 인해 아동이 경험하는 피로나 낮은 에너지 수준이 실행 기능의 발달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보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뇌 흥분성 증가와 가소성 변화가 인지능력 저하와 관련됨을 밝혔다(Salehinejad et al., 2022).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의 실행기능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부적인 영향 역시 확인하였는데, 이는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실행기능에서의 어려움이 공격성이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횡단적(Granvald & Marciszko, 2016; Kang & Seo, 2023) 및 종단적(B. Park & Noh, 2020) 연구 결과들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실행기능은 사고나 행동을 조절하는 인지적 통제 과정으로(Friedman et al., 2008) 목표지향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러한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아동은 자신의 사고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통제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표출함으로써 문제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수면문제가 낮은 실행기능을 통해 문제행동을 야기함을 확인하였으나, 짧은 수면시간이나 수면문제가 낮은 실행기능을 매개하여 학령기 아동의 낮은 학업성취(Woods et al., 2024) 또는 걱정이나 반추와 같은 성인의 부적응적인 반복적 사고 증가(Cox, Ebesutani, & Olatunji, 2016)로 연결됨을 보고한 선행 연구들도 발견된다. 이는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을 손상시켜 사고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문제행동 외에도 다양한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만 5세부터 12세까지 실행기능이 향상된다는 점에 기초할 때(Do, Cho, Kim, Kim, & Shin, 2010),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가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함으로써 실행기능이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는 수면문제가 실행기능을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살펴보았으나, 양육행동이 실행기능을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역시 보고되므로(Sulik et al., 2015), 부모는 실행기능 증진과 문제행동 예방을 위해 자녀가 규칙적이고 올바른 수면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더불어 긍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하는 것 또한 요구된다.
셋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과 관련하여, 아동의 수면문제는 정서조절능력에 부적인 영향을, 정서조절능력은 문제행동에 부적인 영향을 미쳐,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정서조절능력을 보였으며 이는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만 10-14세 아동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 곤란을 통해 내재화 또는 외현화 문제행동을 증가시킴을 보고한 연구결과(Y. Jung et al., 2023)나 만 13-18세 임상 집단 청소년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의 적응적 전략을 적게, 부적응적 전략을 많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우울을 증가시킴을 보고한 연구결과(KirschbaumLesch, Holtmann, & Legenbauer, 2021)와 동일한 맥락이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결과는 대학생(Semplonius & Willoughby, 2018)이나 성인(Demichelis et al., 2023; Kirwan et al., 2019)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내에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을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가 아직까지 Y. Jung 등(2023) 외에는 발견되지 않으며, 국외의 경우에는 주로 청소년이나 대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에서 다루어진 연구대상보다 연령이 어린 학령 초기에 속하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능력의 매개적 역할을 확인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수면문제가 낮은 정서조절능력을 매개로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검증하였는데, 선행 연구들은 유아의 또래유능성(B. Park & Kim, 2022) 또는 대학생의 사회적 관계(Tavernier & Willoughby, 2015)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역시 보고하고 있어, 수면문제가 정서조절에서의 어려움을 야기하여 문제행동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유능성이나 사회적 관계를 해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정서조절능력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분하여 보다 세부적으로 논의해보면,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의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부적인 영향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학령 초기 아동(Noh & Shin, 2020) 또는 유아(B. Park & Kim, 2022; H. W. Park & Shin, 2023)를 대상으로 수면문제가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초래함을 보고한 연구결과들과 일치한다. 만 10-19세 청소년의 수면과 정서 간 관계를 메타분석으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수면 부족이 긍정적 정서를 감소시키고 부정적 정서를 증가시킴을 밝혔으며(Short et al., 2020), 성인기를 포함하여 전 생애적으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수면 부족이 부정적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아동이나 청소년과 같이 어린 집단에서 더 강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Tomaso et al., 2021). 이러한 결과들에 기초할 때 수면문제를 경험하여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동은 일상에서 부정적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으며, 긍정적 정서보다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 Nezlek과 Kuppens (2008)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높은 수준의 부정적 정서가 효율적인 정서조절을 방해하는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또한, 뇌의 신경학적 기능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수면이 부족할 때 전전두엽과 편도체 간 연결이 감소되어(Yoo, Gujar, Hu, Jolesz, & Walker, 2007) 정서조절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문제가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의 정서조절능력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부적인 영향도 발견하였는데, 이는 학령 초기(Mihic & Novak, 2018) 또는 학령 후기(Han & Kim, 2011) 아동을 대상으로 낮은 정서조절능력과 문제행동 간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결과들과 일맥상통한다. 연구자들은 정서조절을 다른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나 사회적 적응을 위해 또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서적 각성이나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는데(Mihic & Novak, 2018; Thompson, 1994), 이러한 정서조절능력이 잘 발달하지 못한 아동은 자신의 정서, 특히 부정적 정서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문제행동을 나타낼 것으로 짐작된다. 분노, 두려움, 슬픔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에 대해 다양한 정서조절 전략을 가지고 있던 만 3-6세 유아가 만 5-8세가 되었을 때 과잉행동과 주의력 문제를 덜 보였다는 연구결과(Thomsen & Lessing, 2020)를 고려할 때,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는 아동이 부정적 정서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행동적 및 인지적 문제해결, 사회적 지지 추구, 재평가, 수용, 기분전환 등 다양한 정서조절 전략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넷째, 아동의 수면문제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과 관련하여, 아동의 수면문제는 실행기능에 부적인 영향을, 실행기능은 정서조절능력에 정적인 영향을, 정서조절능력은 문제행동에 부적인 영향을 미쳐,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은 수면문제를 많이 경험할수록 낮은 실행기능을 보였고 이는 낮은 정서조절능력으로 이어져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행동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수면문제와 문제행동 간의 관계에서 실행기능(Lee et al., 2023; Shin et al., 2017) 또는 정서조절능력(Y. Jung et al., 2023; Kirschbaum-Lesch et al., 2021)의 매개효과를 보고한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보다 확장하여 양자 간의 관계를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이 순차적으로 매개함을 발견하였다. 앞서 논의한 경로들 외에, 본 연구에서 확인한 실행기능이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정적인 영향은 학령기 아동(Sudikoff et al., 2015)이나 유아(J. Kim, 2018; Liebermann et al., 2007)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들과 유사한 결과이다. 이처럼 실행기능이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Carlson과 Wang (2007)은 실행기능의 하위요인들 가운데 특히 억제가 성공적인 정서조절을 위한 근간이 될 것이며, 억제와 정서조절은 둘 다 충동적인 반응을 하는 대신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Carlson과 Wang (2007)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간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Carlson과 Wang (2007)은 본 연구에서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실행기능이 정서조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외에도 정서조절이 실행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나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에 대해 모두 제안하고 있어,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간 방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행기능은 정서조절능력뿐만 아니라 정서조절전략과도 관련됨이 보고된다. 예를 들어, 정서조절전략 가운데 재평가는 억압보다 더 적응적인 전략인데(John & Gross, 2004), 재평가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실행기능과, 억압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낮은 수준의 실행기능과 관련되었다(Lantrip, Isquith, Koven, Welsh, & Roth, 2016). 한편, 수면과 정서조절 간의 관계에 대해 이론적 틀을 제안한 Gruber와 Cassoff (2014)는 적절한 수면이 실행기능을 촉진함으로써 성공적인 정서조절을 이끌 수 있다고 제시하였는데, 본 연구결과는 이러한 제안을 뒷받침하는 것에 더해 이러한 경로를 더욱 확장하여 문제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해, Gruber와 Cassoff (2014)의 제안에 기초할 때 수면부족은 전전두엽과 편도체 간의 연결성을 감소시켜 낮은 실행기능을 초래함으로써 정서조절에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본 연구결과는 이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경로가 문제행동의 증가로까지 연결됨을 밝혔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아동의 문제행동 발달을 위한 선행 요인으로서 수면문제와 같은 생리적 기제와 함께 실행기능이나 정서조절능력과 같은 인지 및 정서적 측면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학령 초기 아동의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실행기능 또는 정서조절능력을 매개하여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미치는 영향을 확인함으로써, 각각 인지 또는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절과 관련되는 개념인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통해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아동이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인지 및 정서적 측면에서의 조절능력을 차례로 손상시켜 행동이나 정서를 부적절하게 표출하는 문제행동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밝혔다. 미국의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이나 수면의학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등에서는 만 6-12세 학령기 아동이 적어도 9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으나(Hirshkowitz et al., 2015; Paruthi et al., 2016), 본 연구대상의 경우 9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주중과 주말에 각각 68.9%와 71.0%였다. 본 연구에서 약 30% 정도의 아동은 수면시간이 9시간 미만이었는데, F. N. Yang, Xie와 Wang (2022)의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9시간 미만인 만 9-10세 아동의 경우 9시간 이상인 아동보다 뇌에서 의사결정, 충동 조절, 기억 등을 담당하는 회백질 부피가 감소하였고 이는 2년 후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수면 부족이 뇌 발달에 장기적으로 손상을 끼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동의 충분하고 규칙적인 수면시간 확보에 더욱 커다란 관심이 요구된다. 수면문제의 발달궤적을 출생 시부터 학령기까지 종단적으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약 17.0%의 아동이 학령기 동안 이전 시기보다 수면문제가 증가하였는데, 그들은 출생 시 위험, 가족 위험, 그리고 양육행동 위험이 누적적인 경향이 있었다(Williamson et al., 2019a). 이러한 연구결과와 본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를 종합해보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문제행동 예방 또는 실행기능 및 정서조절능력 증진을 위해 자녀가 충분하고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뿐만 아니라 자녀의 수면문제 발생을 낮추고자 긍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지니는 제한점에 대해 언급한 후 후속 연구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제언하였다. 먼저 본 연구는 설문지를 이용해 어머니 보고로 연구변인들을 측정하였기에 어머니의 주관적 평가가 개입되었을 여지가 있다. 특히 학령 초기에는 부모와 자녀 간 분리 수면이 많이 이루어지므로 어머니가 자녀의 수면의 양이나 질에 대해 정확하게 응답하기 어려웠을 수 있으며 가정과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행동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결과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후속 연구에서는 어머니 외에 교사나 또래 등 다양한 평정자의 활용이나 설문 방식 외에 관찰, 수면활동기록기 등 다양한 측정방법의 활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본 연구는 횡단적 접근을 사용하여 수면문제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능력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었다. 선행 연구들에서는 수면문제와 문제행동(Liu et al., 2021; Liu et al., 2022), 수면문제와 정서조절(Semplonius & Willoughby, 2018; Tavernier & Willoughby, 2015), 정서조절과 우울(Semplonius & Willoughby, 2018), 그리고 실행기능과 정서조절(Carlson & Wang, 2007) 간에 양방향성이 보고되고 있어, 추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접근을 통해 연구변인들 간에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보다 면밀하게 파악해보는 것 역시 요구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아직까지 학령기 아동의 수면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부족한 실정에서 본 연구는 학령 초기 아동을 대상으로 수면문제가 인지, 정서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수면문제가 문제행동에 이르는 다양한 경로를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수면 부족이 뇌의 네트워크 간 연결성을 감소시켜 낮은 실행기능을 보이게 되고 정서조절에서의 어려움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제안한 Gruber와 Cassoff (2014)의 이론적 틀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으며, 나아가 이러한 과정이 아동의 문제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밝혔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학령기에 진입하면서 학교적응이 중요해지는 시기인 학령 초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의 문제행동 예방 또는 실행기능 및 정서조절능력 향상을 위해 자녀의 수면에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4 Annual Spring Academic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thics Statement
All procedures of this research were reviewed by IRB (CBNU202207-HR-0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