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이 학령 후기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행위자-상대자 상호의존모형 적용
Perceived Parental Phubbing and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as Predictors of Depressive Symptoms in Late Childhood: Applying the 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odel (AP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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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Objectives
With the recent rise in smartphone media usage, phubbing—the act of ignoring people around oneself due to excessive smartphone use, whether intentional or not—has emerged as a growing concern. This study focused on parents’ phubbing within the family system and aimed to examine how children’s perceptions of parental phubbing affect their mental health.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540 children in grades 4th to 6th of elementary school. Data were collected through convenience sampling from both central cities and surrounding areas across six major metropolitan regions in South Korea between August and September 2024. Data analyses were conducted using SPSS 27.0 and AMOS 23.0, including descriptive statistics, correlation analysis, and the APIM.
Results
First, significant actor effects were identified between child’s perceptions of parental phubbing and their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Second, a significant partner effect was observed between maternal phubbing and father’s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Third, paternal phubbing had a significant direct effect on child’s depressive symptoms, whereas maternal phubbing did not show a similar direct effect. Fourth, child’s perceptions of parental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perceived parental phubbing and depressive symptoms.
Conclusion
This study reveals that excessive parental smartphone use may weaken emotional connections between parents and children, negatively impacting children's mental health. These findings suggest that phubbing, a widespread social phenomenon associated with increased smartphone media use, can have serious consequences within the family. Promoting wise and discerning smartphone media use across generations is essential for enhancing children's mental well-being and fostering stable parent-child relationships.
Introduction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하여 지난 5년 동안 아동・청소년의 정서 문제가 급증하였으며, 그 수준도 심각하다(Health Insurance Reviw & Assessment Service [HIRA], 2022). 2023년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시스템 구축방안’을 발표하였고(S. Park, Baek, Nam, Kang, & Jeon, 2023), 2024년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우울하다는 우리 아이, 어떻게 도울까요?’라는 주제로 대국민 강좌를 운영하였다(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NCHM], 2024). 이는 아동의 정신건강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정서 문제는 우울과 불안과 신체화 등의 다양한 증상을 포함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정서 문제로 우울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령기에 나타난 우울은 청소년기와 성인기 정신건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자해와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조기 진단과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Hankin, Young, Gallop, & Garber, 2018; Pozuelo, Desborough, Stein, & Cipriani, 2022). 우울한 아동은 또래와 친밀하고 애정적인 우정을 나눌 기회가 적으며, 고립감과 외로움을 더욱 느끼게 되고, 그 결과 우울감은 더욱 높아진다(Troop-Gordon, MacDonald, & Corbitt-Hall, 2019).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의 우울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예방과 조기 개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최근 학자들은 부모의 퍼빙(phubbing)이 아동의 우울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Bai et al., 2020). 퍼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 기기와 콘텐츠 사용의 증가로 인해 새롭게 부각된 문제성 행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Phone(스마트폰)’ 과 ‘Snubbing(무시하는 행동)’의 합성어이다(Stop Phubbing, 2019). 즉, 개인이 스마트폰에 몰두한 나머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눈앞의 타인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는 다양한 세대에 걸쳐 나타나는 새로운 사회적 규범 현상으로 간주된다(Chotpitayasunondh & Douglas, 2016; Haigh, 2015). 해외 선행연구를 살펴보면(Hong et al., 2019; Pancani, Gerosa, Gui, & Riva, 2021), 부모의 퍼빙은 단순히 아동의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기술적 요인에 그치지 않고, 아동의 심리적 상태와 대인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으로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X. Wang & Qiao, 2022). 이처럼 퍼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개인의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간의 관련성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선행연구 동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퍼빙은 주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Cha & Shin, 2025; Joen & Choi, 2025; H. Kim, 2024; J. Lee, 2023; Oh & Lee, 2025),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포함한 연구(J. Lee, 2023)는 단 1편에 불과하였다. 선행연구에서 확인된 부모 퍼빙의 관련 요인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분류하면, 기술적 환경 요인으로는 부모와 유아의 스마트폰 중독이, 관계 및 상호작용 요인으로는 부모-자녀 애착과 상호작용의 질과 부모의 민감성이, 아동의 개인 특성으로는 자기조절력과 놀이성이 포함된다. 이처럼 국내 연구들은 아동의 발달 시기를 유아기에 한정하고 있으며, 어머니를 중심으로 양육자의 한 축만으로 퍼빙의 영향력을 살펴보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연구 대상을 학령기 아동으로 확장하고, 지각된 부모의 퍼빙과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관련 사회 문제를 이해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한편, 부모가 보고한 퍼빙보다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퍼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동은 부모의 관심이 자녀보다 스마트폰에 더 집중되어 있다고 인식할 때, 우울감을 더욱 강하게 경험하는 양상을 보였다(Stockdale, Coyne, & Padilla-Walker, 2018). 이러한 결과는 가정 내에서 아동이 인지하는 부모의 퍼빙 정도가 아동의 정신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Bogenschneider, Small과 Tsay (1997)는 부모와 자녀가 동일한 환경을 서로 다르게 인식할 수 있으며, 아동이 제공한 자료는 부모의 보고보다 아동의 발달을 설명하는 강력한 예측 변인임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퍼빙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은 아동기 우울을 이해하는 데 보다 실제적인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아동의 우울은 학령 후기에 주로 나타나는 점을 고려할 때(Hankin et al., 2018), 본 연구는 초등학교 4-6학년으로부터 수집한 부모의 퍼빙과 우울 간의 경로를 규명하고자 한다.
가족체계이론(Cox & Paley, 1997)과 사회-생태학적이론(Bronfenbrenner, 1986)을 통합하는 이론적 틀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 요인은 아동의 일상 경험에 대한 근접성 정도에 따라 근접 요인(proximal), 간접 요인(distal), 환경적 맥락 요인(contextual), 거시적 요인(global)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Huber-Mollema, Oort, Lindhout, & Rodenburg, 2019). 이와 관련하여 부모의 퍼빙은 스마트 기기에 대한 과도한 몰입을 통해 양육의 민감성과 부모-자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간접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부모의 정서표현성 또한 아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간접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Morris, Silk, Steinberg, Myer, & Robinson, 2007). 특히 정서사회화 일환으로 부모의 정서표현성은 아동과의 상호작용 방식에 반영되며, 이는 아동의 우울을 예측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Morelen, Jacob, Suveg, Jones, & Thomassin, 2013).
정서표현성은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 두 축으로 구분되며, 부모의 부정적 정서표현성이 높거나 긍정적인 정서표현성이 낮을수록 아동의 우울 수준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L. F. Katz et al., 2014; Lindsey, Caldera, & Rivera, 2013). C.-K. Park과 Kang (2013)의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이 높을수록 어머니의 우울이 아동의 정서・행동 문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아 자녀를 둔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성은 유아의 우울과 신체화와 같은 내재화 문제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Cummings, Cheung, & Davies, 2013). 한편, 최근 연구에서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정서표현도 아동의 우울 및 정서적 어려움을 예측하는 중요한 부모 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P. Wang et al., 2025).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서구 문화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국내에서는 부모의 정서표현성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드물어 다각적인 후속 연구의 축적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본 연구는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초점을 맞추어 부모의 퍼빙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경로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동의 우울을 개입하는 방안을 탐색하고자 한다. 부모의 퍼빙은 비난이나 질책 같은 부정적 정서표현을 증가시키기보다는 칭찬이나 수용 같은 긍정적 정서표현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P. Wang 등(2022)은 부모의 퍼빙이 자녀와의 긍정적 의사소통을 감소시키며, 이러한 의사소통이 청소년의 우울 증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하게 Kılıçarslan과 Parmaksız (2023)는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퍼빙이 잦은 사람일수록 배우자에게 공감적으로 반응하거나 경청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인 언어 사용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관계와 맥락 속에서 문제가 되는 퍼빙이 부모-자녀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가정하고,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매개로 하여 아동의 우울에 간 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규명하고자 한다.
한편, 본 연구는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그리고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아동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지각하는 정도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는 부모가 개인 수준(individual level)으로 존재하기보다 커플 수준(couple level) 혹은 가족 수준(family level)에서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반영한 것이다. 이때, 자기-상대방 상호의존모형으로 양쪽 부모의 특성을 모두 고려함으로써 가족 내 역동성을 다룰 수 있다. 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각각 자신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actor effect)와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상대방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상대방효과(partner effect)를 검증한다. 또한, 부모 간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의 크기 차이를 비교할 수 있어 가족 역동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점을 가진다.
이와 유사한 연구 설계를 적용한 퍼빙 관련 논문은 아직 드물지만, 부부 또는 연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연인 관계에서 상대방의 퍼빙 행동을 높게 인식할수록 각자가 보고한 갈등 경험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 자기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Togar, Vanden Abeele, van Wijk, Yasin, & Antheunis, 2023). 상대방효과는 남성이 여성의 퍼빙을 높게 인식할수록 여성이 보고한 갈등 경험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여성이 남성의 퍼빙을 높게 인식할수록 남성의 갈등 인식 또한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배우자 간에 지각된 퍼빙과 애착유형 간의 관계를 살펴본 Bröning와 Wartberg (2022)는 남편과 아내 모두에서 불안 애착의 자기효과를 확인하였고, 회피 애착의 자기효과는 아내에게만 유의한 것으로 밝혔다. 반면, 불안 애착에 대한 상대방효과는 남편에게만 나타났고, 회피 애착에 대한 상대방효과는 아내에게만 유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 및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대한 아동의 쌍자료를 활용하여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간의 역동적인 상호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이러한 관계가 학령 후기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함으로써 가족 관계를 개선하고 아동의 정신건강을 증진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문제 1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은 부모의 퍼빙과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아동 540명으로 아동의 인구사회학적 정보를 살펴보면, 아동의 성별은 남아 269명(49.8%), 여아 271명(50.2%)이었고, 학년 별로 4학년 165명(30.6%), 5학년 277명(51.3%), 6학년 98명(18.1%)이었다. 아동이 보고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은 중간이 239명(44.3%)으로 가장 많았고, 넉넉함 179명(33.1%), 매우 넉넉함 94명(17.4%), 어려움 28명(5.2%)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도구
부모의 퍼빙
본 연구에서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은 Roberts와 David (2016)가 개발한 Partner Phubbing Scale를 Pancani 등(2021)이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퍼빙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수정한 Parental Phubbing Scale (PSS) 척도를 사용하였다. 연구자가 본 척도를 번안한 후 아동학 교수 1인과 박사 2인에게 내용타당도를 검증받았다. 본 척도는 “(엄마 혹은 아빠는) 나와 함께 밥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서 확인하신다.” 등 총 7문항이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보고하는 5점 Likert 척도이다. 분석에는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 퍼빙과 어머니 퍼빙의 평균 점수를 사용하였다. Pancani 등(2021) 연구에서 나타난 내적합치도 Cronbach’s α값은 아버지 .89, 어머니 .91이었고, 본 연구에서 내적합치도 Cronbach’s α값은 아버지 .79, 어머니 .78이다.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
본 연구에서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은 Halberstadt, Cassidy, Stifter, Parke와 Fox (1995)의 Self-Expressiveness in Family Questionnaire 척도를 H.-J. Kim (2001)이 번안하여 수정한 한국판 가정에서의 자기표현질문지 단축형을 사용하였다. 해당 척도는 “부모님은 자신의 아끼는 물건을 망가뜨린 가족을 용서해준다.” 등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관한 1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보고하는 5점 Likert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와 어머니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평균 점수를 사용하였고, 내적합치도 Cronbach’s α값은 아버지 .91, 어머니 .90이다.
아동의 우울
아동의 정서 문제를 대표하여 아동이 지난 2주간 경험한 우울 증상을 측정하였으며, Kovacs (2015)가 개발한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2nd edition-teacher version 을 J. H. Kim, Lee, Hwang과 Hong (2017)이 타당화한 한국어판 아동우울척도 2판(Korean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2nd edition) 아동용 단축형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우울 척도는 각 문항의 내용에 따라 1점에서 3점까지 측정하는 3점 Likert 척도의 단일요인으로 총 12문항이다. 척도의 일부 문항들은 역산하여 처리하게 되어 있으며, 본 분석에서는 평균 점수를 사용하였다. 내적합치도 Cronbach’s α값은 .84이다.
통제변인
본 연구에서 제안한 연구모형을 검증하기 위해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을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선행연구에서 가정의 경제 수준은 부모의 양육 행동과 정서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배경 변인으로 알려져 있다(Hoff & Laursen, 2019; I. Katz, Corlyon, La Placa, & Hunter, 2007). 또한, 아동의 정신건강(Quon & McGrath, 2014)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으로 보고되었다. 아동이 보고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은 매우 어려움(1점)에서 매우 넉넉함(5점)까지 보고하도록 하였다.
연구절차
본 연구는 초등학교 4-6학년 아동으로부터 부모의 퍼빙, 긍정적 정서표현성, 아동의 우울 등에 응답하는 온라인 질문지를 통해 수집되었다. 본 연구는 온라인 홍보를 통해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 및 학급을 모집하였으며, 이 중에서 학급의 아동수가 10명 이상이고 국공립 초등학교에 속한 학급만을 대상으로 국내 대도시권별 중심 도시와 주변지역 6개 시・도에 소재한 초등학교 30개 학급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자는 학급의 담임 교사와 면담을 통해 본 연구의 목적과 시행 방법을 설명하였고, 각 학급의 사정에 따라 온라인 혹은 서면으로 부모 동의서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 참여 동의한 학생은 540명이었으며, 2024년 9월 9일부터 9월 30일까지 학급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였다. 본 조사에서 소요된 아동의 설문 시간은 약 10-15분 내외이었다.
자료분석
자료 분석은 SPSS 27.0 (IBM Co., Armonk, NY)과 AMOS 23.0 (IBM Co., Armonk, NY)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첫째, 아동의 인구사회학적 배경,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아동의 우울에 관한 일반적 경향성을 기술통계분석으로 확인하였다. 둘째, 연구 척도들의 신뢰도는 Cronbach’s α값을 사용하였고,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과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본 연구의 자료는 아동이 지각한 부모 쌍(dyadic) 자료로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자기-상대방 상호의존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기본모형의 경로계수의 유의성을 살펴보았고, 총 4번에 걸쳐 등가제약을 가하여 등가제약모형과 기본모형을 비교하였다. 넷째,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모형의 적합도는 χ2값과 CFI, TLI, RMSEA, RMR를 통해 확인하였다. 적합도 판단 기준은 CFI와 TLI값이 .90 이상이며 1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RMSEA 값은 .08 이하, RMR은 .05 이하일 때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Hu & Bentler, 1999). 마지막으로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방법을 사용하여 간접효과 유의성을 검정하였고, 팬텀변수를 활용하여 구조모형에 포함된 각 매개경로의 개별간접효과를 추정하였다.
Results
연구변인들 간 상관관계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 긍정적 정서표현성, 아동의 우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고,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연구에 사용한 변인들의 왜도(skewness)는 –1.11∼1.27, 첨도(kurtosis)는 -.25∼2.11로 나타나 다변량 정규성 가정의 기준을 충족하였다(Kline, 2015).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아동의 우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첫째,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 퍼빙은 어머니 퍼빙(r = .80, p < .001) 및 아동의 우울(r = .36, p < .001)과는 정적 상관을 보였고,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r = -.33, p < .001) 및 어머니 의 긍정적 정서표현성(r = -.30, p < .001)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둘째,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r = -.35, p < .001) 및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r = -.40, p < .001)과는 부적 상관을, 아동의 우울(r = .38, p < .001)과는 정적 상관을 보였다. 셋째,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r = .84, p < .001)과 정적 상관을, 아동의 우울(r = -.44, p < .001)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넷째,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정서표현 성은 아동의 우울(r = -.43, p < .001)과 부적 상관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통제 변인인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은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r = -.14, p < .01)와 어머니 퍼빙(r = -.17, p < .001), 아동의 우울(r = -.33, p < .001)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으나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r = .24, p < .001)와 어머니(r = .21, p < .001)의 긍정적 정서표현성과는 정적 상관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상대방효과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단일차원으로 구성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문항 꾸러미(item parceling) 방식으로 측정변인을 설정하였다. 이는 개별 문항을 모두 분석에 사용하는 경우, 추정해야 하는 모수가 증가하여 전체 모형의 적합도를 낮추는 문제를 개선하는 데 유용하다(Russell, Kahn, Spoth, & Altmaier, 1998). 학자들은 모형 적합도와 추정 안정성을 고려하여 문항꾸러미 내 지표변수의 개수를 최소 세 개로 권장하며 네 개까지도 허용하고 있다(J. H. Lee & Kim, 2016; Little, Rhemtulla, Gibson, & Schoemann, 2013; Matsunaga, 2008). 이에 따라 본 연구는 12문항으로 구성되어 최소 3개의 문항꾸러미 구성이 가능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과 아동의 우울 변인에 대해서 문항꾸러미를 형성하였다. 다시 말해 아버지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과 아동의 우울은 문항들의 요인부하량 평균이 같아지도록 4문항씩 3개의 문항꾸러미로 구성되었다.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설정한 연구모형의 적합도는 χ2(14) = 29.27, CFI = .99, TLI = .99, RMSEA = .04, RMR = .01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Hu & Bentler, 1999). 연구모형의 경로계수를 살펴보면(Figure 1),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의 자기효과(β = -.15, p < .05)와 어머니의 자기효과(β = -.44, p < .001)는 모두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한편,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β = .04, ns),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이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β = -.23, p < .001).
Actor-partner effects of paternal and maternal phubbing on their PEE. PEE =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p < .05, ***p < .001.
다음으로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간의 관계에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간 크기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등가제약모형을 설정하였다. 총 4번에 걸친 등가제약은 (1)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기효과의 비교(a = a’), (2)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의 자기효과와 어머니의 상대방효과의 비교(a = b’), (3)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의 비교(a = b’), (4)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의 상대방효과와 어머니의 자기효과의 비교(a’ = b)이다. 이때 기본모형과 등가제약 모형 간 χ2 차이검증을 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난다면 효과 크기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Table 2), 첫째, 아버 지의 자기효과와 어머니의 자기효과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어머니의 퍼빙 영향력(β = -.44, p < .001)이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의 퍼빙 영향력(β = -.15, p < .05)보다 유의하게 높음을 의미한다. 둘째, 아버지의 상대방효과와 어머니의 상대방효과 간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 현성에 미치는 어머니의 퍼빙 영향력(β = -.23, p < .001)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아버지의 퍼빙 영향력(β = .04, ns)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간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어머니의 퍼빙 영향력(β = -.44, p < .001)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미치는 어머니의 퍼빙 영향력(β = -.23, p < .001)보다 유의하게 큰 것을 의미한다. 한편, 아버지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간의 차이(model 3)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
본 분석에 앞서 구성개념이 관측변인에 의해 잘 측정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이용한 모수추정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χ2(22) = 41.54, CFI = .99, TLI = .99, RMSEA = .04, RMR = .01로 우수하게 나타났다. 잠재변인을 구성하는 관측변인의 요인부하량은 .50이상일 때 집중타당도를 만족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은 .86∼.95이고,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은 .87∼.90이고, 아동의 우울은 .79∼.81로 나타나 통계적 기준을 충족하였다.
다음으로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을 통제한 후,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모형의 적합도는 χ2(51) = 99.58, CFI = .99, TLI = .98, RMSEA = .04 (90% CI [.01, .04]), RMR = .01로 나타나 연구모형이 분석자료를 잘 반영하였다. 통제 변인인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은 아버지(β = -.13, p < .01)와 어머니(β = -.16, p < .001)의 퍼빙 및 아동의 우울(β = -.21, p < .001)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아버지(β = .18, p < .001)와 어머니(β = .15, p < .001)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는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변인 간 직접 경로를 살펴보면(Table 3, Figure 2),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유의한 부적 영향(β = -.16, p < .05)을, 아동의 우울(β = .15, p < .05)에는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β = -.18, p < .01)과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β = -.42, p < .001)에 부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아동의 우울에는 유의한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β = -.16, p < .05)과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β = -.19, p < .05)은 아동의 우울에 각각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nal model with coefficients. PEE = positive emotional expressiveness.
*p < .05, **p < .01, ***p < .001.
다음으로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을 활용하였다(Table 4). 그 결과,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의 간접효과(β = .11, p < .01)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을 의미한다.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이 아동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특정 간접효과를 살펴보면(Table 5), 두 가지 경로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매개로 아동의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03, 95% CI [.004, .056]). 또한,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매개로 아동의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B = .01, 95% CI [.001, .031]). Bootstrapping 검증 결과에서 95% 신뢰구간 내에서 하한값과 상한값 사이에 0이 존재하지 않아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아동이 어머니의 퍼빙을 많이 지각할수록 아버지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낮게 인식하고, 이러한 인식이 아동의 우울 수준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Discussion
본 연구의 목적은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이 아동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이 매개역할을 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6개 시・도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4, 5, 6학년 아동 540명을 대상으로 연구변인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자기-상대방 상호의존모형을 활용하여 아버지 및 어머니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성 간의 상호역동적 관계를 확인하고, 다음으로 아버지 및 어머니의 퍼빙과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에서 아버지 및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퍼빙과 긍정적 정서표현서 간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살펴본 결과,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각각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쳐 자기효과가 확인되었다. 부모의 퍼빙과 정서표현성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다룬 연구는 드물지만, 부모-자녀 관계를 중심으로 한 선행연구들은 본 연구의 결과를 간접적으로 뒷받침 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 지각한 아버지 및 어머니의 퍼빙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자녀 간 의사소통이 역기능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P. Wang et al., 2022; Yang et al., 2023). 이는 아동이 부모의 퍼빙을 많이 인식할수록 정서적 수용과 공감을 경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또한, X. Xie, Chen, Zhu와 He (2019)는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퍼빙이 높을수록 부모와의 애착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애착은 주양육자 혹은 중요한 대상과 맺는 정서적 유대감으로 정의되며(Cassidy & Shaver, 1999), 부모의 정서적 표현과 격려, 지지 행동은 안정애착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Song, 2006)에서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즉, 부모가 아동과 함께하는 일상과 여가 시간에서 잦은 퍼빙 행동은 자녀의 정서적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다음으로 상대방효과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어머니의 퍼빙은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으나 아버지의 퍼빙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퍼빙을 쌍 자료로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대방효과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의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부부를 대상으로 자기-상대방 상호의존모형 방법을 적용한 선행연구에 따르면(S. Park, No, Park, & Yi, 2017; Yeon, Yoon, & Choi, 2016), 어머니가 인식한 부부갈등 요인이 아버지의 양육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유의하지만, 반대로 아버지가 인식한 부부갈등이 어머니의 양육행동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Choi, Yoon과 Yeon (2016) 연구에서도 부부의 스트레스가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어머니의 스트레스 수준이 아버지의 양육행동에 미치는 상대방효과만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적으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양육행동이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외부 환경 요인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여(Cummings, Merrilees, & George, 2010) 본 연구의 결과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자녀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간의 수용적이고 따뜻한 가정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 이전에 부부간의 미디어 장벽을 허물고, 서로 충분히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과제임을 제안한다.
둘째,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 및 어머니의 퍼빙과 아동의 우울 간의 관계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보았다. 먼저,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직접 경로에서는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만이 아동의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퍼빙과 아동・청소년의 다양한 발달적 결과 간의 관계를 살펴본 일부 선행연구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그 예로 Geng, Lei, Ouyang, Nie와 Wang (2021)은 청소년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 수준이 높을수록 문제성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어머니의 퍼빙은 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X. Wang, Gao, Yang, Zhao와 Wang (2020)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모두 청소년의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으며, Wu 등(2022)은 부모의 퍼빙이 또래 소외와 같은 청소년의 사회적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이처럼 부모의 퍼빙이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는 부모의 성별이나 자녀의 인식 차이에 따라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부모의 퍼빙과 자녀의 우울 간에 직접 효과가 미미하거나 유의하지 않게 나타난 점은 부모의 퍼빙과 아동의 심리사회적인 부적응 간의 관계에서 다양한 매개 및 조절 변인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상관분석 결과, 아버지(.36)와 어머니(.38)의 퍼빙은 아동의 우울과 중간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두 변인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중요한 신호이며(Cohen, 2013), 퍼빙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의미있는 중간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동의 부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Wang 등(2020)은 부모의 퍼빙과 청소년 우울 간의 관계가 자아존중감과 지각된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Niu 등(2020)의 연구에서도 자기통제력 수준에 따라 부모의 퍼빙이 청소년의 문제성 스마트폰 사용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에서도 퍼빙의 영향을 더욱 다차원적으로 탐색하고, 심리적・사회적・환경적 기제를 포함하는 통합적인 이해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이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매개로 아동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경로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아동이 지각한 어머니의 퍼빙은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성과 아버지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을 각각 매개로 아동의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아동이 어머니의 퍼빙을 많이 인식할수록 긍정적인 정서표현성에 대한 경험 인식이 줄었고, 이는 아동의 우울을 증가시키는 경향으로 이어졌다. 다시 말해 어머니의 퍼빙은 상호작용 과정에서 아동의 정서적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아동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퍼빙이 온정적인 양육행동을 감소시키고, 이러한 양육이 아동의 관계 만족도와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연구 결과(X. Xie & Xie, 2020)를 지지한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한 코로나19 시기에 부모의 퍼빙은 부모-자녀 관계의 긍정성을 감소시켰고, 이는 청소년 우울 수준을 유의하게 증가시는 양상을 보인 연구(Yang et al., 2023)와 도 유사한 맥락이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지각한 아버지의 퍼빙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 부모의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매개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가족실태조사(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 [MGEF], 2024b)와 청소년종합실태조사(MGEF, 2024a)에 따르면, 아동은 아버지보다 어머니와의 상호작용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성을 고려한다면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정서표현성의 영향력이 어머니와 자녀 간의 관계에서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부모의 퍼빙은 아동・청소년의 심리적 기제 또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경험한 욕구의 좌절을 통해서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어(X. Wang & Qiao, 2022; Xiao & Zheng, 2022; Yu, Tong, & Guo, 2025) 후속 연구에서는 가족 및 개인 차원의 다양한 기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된 선행연구들은 아동이 인식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을 개별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어 본 연구의 결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을 개별 수준에서 측정함과 동시에, 이를 가족 체계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현재까지 퍼빙 관련 연구가 동아시아 문화권에 편중되어 있어 사회・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다각적인 해석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구들이 누적된다면 여러 사회적 처지에 놓인 알파세대 아동・청소년을 위한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개입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아동이 지각한 가정의 경제적 수준을 통제하여 주요 연구 변인 간에 인과관계를 분석하였다. 그러나 부모의 사회경제적지위가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에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그 수준을 나누어 퍼빙이 개인과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둘째, 본 연구는 아동이 보고한 자료만을 사용하였기에 아동의 특성에 따라 편중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부모 보고 자료와 아동 보고 자료를 모두 활용하여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또한, 부모-자녀 쌍자료를 수집한다면 측정자 간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아동・청소년의 부적응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국내 퍼빙 연구가 초기 단계인 만큼 누적된 자료를 수집하여 종단연구로 확장하고, 아동의 발달 시기와 가족의 특성을 고려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본 연구는 몇 가지 의의를 지닌다. 첫째, 국내 기존 연구들이 유아 자녀를 둔 어머니를 대상으로 퍼빙의 영향을 살펴보았던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학령기 아동으로 연구 대상을 확장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퍼빙에 관한 아동의 주관적 정보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개별 부모 수준이 아닌 가족 차원에서 상호영향력을 살펴봄으로써 가족 내 역동성을 이해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 둘째, 학령 후기 아동은 초기 청소년으로 전환하는 시기이며, 심리적・신체적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 심리・사회적 부적응 위험성이 높은 시기다. 본 연구는 이 시기 아동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예측 변인인 퍼빙을 다룸으로써 미디어 시대 속에서 부모 행동이 자녀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의적이고 실증적인 근거를 제공하였다. 셋째, 본 연구는 부모의 퍼빙과 정서표현성 간의 관계를 규명하였다. 이를 통해 부모의 퍼빙이 일상적인 양육 상황에서 자녀에게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인하였으며, 나아가 퍼빙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학문적으로 재조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
Notes
This article was presented at the 2025 Annual Spring Academic Conference of the Korean Associations of Child Studi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