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기 전환 자녀의 어머니 역할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A Qualitative Study to the Mother’s Role Experiences during Their Child’s Transition from Early Childhood to Middle Child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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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conduct a qualitative analysis of mothers’ role experiences during their children’s transition from early childhood to middle childhood. Eleven mothers of first-grade elementary school students participated in a group meeting, group interviews and journal writing. The results indicated that mothers described their experiences as a critical first step outwards on the journey to independence. The role experiences of the mothers who participated in this study can be seen from three perspectives: Firstly, as mothers as individuals projecting a mother’s worries onto their child and becoming a capable person to help their children adjust to a new school environment, secondly, as mothers as family members experiencing a more authoritarian parenting style and difficulties of co-parenting with their husbands and parents-in-law, and lastly, as mothers as members of the extended family systems experiencing communication difficulties regarding the public education system and feeling uncomfortable with other parents. The findings may be used to develop support programs as well as a channel for interacting with public education bodies and community agencies.
Ⅰ. 서 론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은 유아기에서 학령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동과 가족이 함께 적응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학령기 아동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되고, 이에 따라 아동들은 가정뿐 아니라 학교에서 사귄 친구를 통해 자신이 속한 문화의 가치관과 행동규범을 습득하게 되고(Doh, Lee, Kim, Choi, & Lee, 2011),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족에게 통용되던 것과는 다른 사회적 기술을 익혀야 한다(Moon et al., 2009). 유아기에서 학령기로 진입하는 초등학교 1학년 시기는 이후 아동의 사회성 발달과 학업발달(Bossaert, Doumen, Buyse, & Verschueren, 2011; Sink, Edwards, & Weir, 2007)을 포함하여 학령기 적응에 중요한 시점이다(Rimm-Kaufman & Pianta, 2000). 학령 전환기는 아동의 발달적 관점뿐 아니라 가족의 관점에서도 가족생활주기 중 자녀 양육기(Carter & McGoldrick, 2000) 내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발달적 변화로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을 둘러싼 가족의 긴장이 높아져 가족 내 스트레스가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은 자녀의 초등학교의 초기 적응이 추후 학교 적응 및 교육 효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하기 때문에(Jung & Ji, 2006) 초등학교 적응과 준비에 대해 걱정하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Jung, 2006). 따라서 자녀의 유아기에서 학령기로의 전환기는 이후 아동의 학령기의 성공적인 적응과 가족의 기능적인 관계를 위해 보다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동이 발달하면서 각 단계별 발달과업이 있는 것처럼 부모도 자녀의 발달에 따라 각 시기에 적합한 부모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이에 따라 부모-자녀관계가 재정립된다. 부모가 자녀의 학령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 유아기와는 다른 훈육방법이 필요하고 부모의 양육은 신체적인 양육에서 점차 심리적인 양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Doh et al., 2011). 초등학교의 낯선 물리적 환경, 교수방법과 하루 일과 등에 적응하는 것은 이전의 보육기관에서의 경험과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서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어려운 과제이다(McIntyre, Eckert, Fiese, DiGennaro, & Wildenger, 2010; Rimm-Kaufman & Pianta, 2000; Wildenger & McIntyre, 2010). 유아기에는 자녀가 신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 발달이 통합적으로 잘 되도록 돕는 양육자로서의 부모 역할이 주로 요구되었다면, 학령기에는 자녀가 근면성을 잘 발달시키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돕고 지도하는 교사와 같은 교육자적인 부모 역할이 요구된다(Ahn & Lee, 2013). 이와 관련하여 부모가 자녀의 학령 초기에 유아기와 비교하여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변화하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Rimm-Kaufman과 Pianta(2000)는 유아기에서 초등학교로의 전환기의 발달에 대해 Pianta와 Walsh(1996)의 맥락적 체계모델(Contextual Systems Model)과 Bronfenbrenner와 Morris(1998)의 바이오 생태학적 모델(bio-ecological model)을 근거로 생태학적, 역동적 모델(ecological and dynamic model)을 제안하였다. 이는 아동의 학령기 전환을 유아기에서 학령기로의 발달적 측면에서 환경적 맥락의 직․간접적이고 역동적,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살펴본 것이다. 이 모델에서는 학령기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아동의 미시체계인 부모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취학을 위해 수행한 구체적인 활동, 가족의 스트레스 정도와 원인,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 경험 등 다양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보육기관과 초등학교를 연계하는 교육 모델을 구성해야 한다고 보았다(LoCasale-Crouch, Mashburn, Downer, & Pianta, 2008; Pianta & Kraft-Sayre, 2003; Rimm-Kaufman & Pianta, 2000). 따라서 부모의 관점에서 자녀의 학령 전환기의 다양한 체계와의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탐색이 필요하다.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학령기 전환에 초점을 둔 연구들은 주로 초등학교 입학 직전 유아를 둔 부모와 일반 아동보다는 장애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정량적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양육행동과 자녀의 학교적응에 대한 기대(Ahn & Lee, 2013), 부모의 신념과 유아의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도에 대한 기대나 인식(Kim, 2007; Sohn & Sohn, 2010) 등을 살펴보았다. 부모에게 초등학교 입학 준비 내용의 중요도를 영역별로 살펴본 결과, 또래와 유대감 형성, 감정과 욕구 조절, 예의바른 행동, 위험한 상황의 대처능력, 공동생활의 규칙 이해 및 준수 등의 사회생활 면이 가장 높게 나와 사회 정서발달의 중요도가 높았고 학습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중요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Kim, 2007; Kim, Murdock, & Choi, 2005; Sohn & Sohn, 2010). 이외에도 학교 적응 관련 정보에 관한 학부모의 요구 분석 및 참여 실태(Huh, 2014; Kim, 2008)와 학교적응 프로그램 및 연계교육에 대한 부모의 인식에 대한 연구(Ji, 2010a; Sohn & Sohn, 2010)에서는 부모들이 학교적응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요구도가 높지만 학교적응 및 연계교육에 대한 인식과 참여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들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학령기 진입에 대해 기대를 하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와 노력은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령기 전환의 시기에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어떻게 나타나고 변화하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탐색이 필요하다.
부모의 관점에서 자녀의 학령기 전환의 양육 경험을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양육자인 어머니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국내에서 어머니의 역할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는 주로 전업주부인 어머니에 집중되어 있다. Uhm과 Yang(2011)은 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경력단절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여성이 경력단절과 자녀양육이라는 삶의 변화에 따라 어떠한 심리적 변화와 정체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살펴보았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자녀를 둔 전업주부의 자녀양육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Kim, 2004)에서, 학령기 자녀를 둔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를 이전보다 교육위주로 양육하면서 자녀와 동일시가 많이 일어났으며 어머니 역할을 학교 적응을 돕고 자녀를 챙기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 외에도 셋 이상의 다자녀가 있는 다자녀가정 어머니의 자녀양육경험(Lee, 2011), 고3 수험생 어머니들의 자녀의 입시준비 경험(Yang, 2005)을 중산층 전업주부들의 개별 면접을 통해 현상학적으로 탐색하였다. 이와 같이, 어머니의 자녀양육경험에 대한 선행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자녀의 연령이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다양한 범위에 속하고 발달적 전환에 대한 경험은 다루지 않았다. 또한 연구대상 어머니들은 대부분 자녀를 위해 직업을 포기하거나 자녀의 양육에 대한 희생과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성 이데올로기라는 신념체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모성 이데올로기란 어머니는 자녀양육의 일차적 책임을 가지고 있고, 자녀가 어린 시기에는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신의 요구보다는 자녀의 요구를 우위에 두어야 한다는 신념이다(Kim & Lee, 2005). 또한 연구 참가자들은 가족과 자녀의 조력자로 살아가며, 이전에 형성해왔던 자신의 정체성은 잃어버렸다고 인식하였고 자녀를 통해 보상받기를 원하며 자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특징을 보였다. 자녀의 학령기 전환에 초점을 둔 어머니 역할 경험에 대한 질적 접근은 장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어떠한 전환 준비를 하는지, 자녀의 초등학교 적응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관해 살펴본 연구(Park & Yang, 2011)에서 시도되었다. 이 연구에서 어머니들은 유아교육기관과 치료기관에서 모두 학령기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고 자녀의 학교적응에 대한 어려움, 일반교사 및 특수교사와의 관계, 또래와의 관계, 비장애아 어머니들과의 관계, 사회통합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일반 아동의 어머니들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따른 전환 시기에 겪는 양육의 어려움과 학령기 적응을 위한 준비 및 대처방식 등에 초점을 둔 질적 연구는 거의 드문 실정이다. 자녀의 학령기 전환 시기의 어머니의 역할은 유아기와 달리 가족체계 내, 가족체계 외의 다양한 체계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어머니가 자녀의 학령전환기에 경험하는 역할의 변화와 체계 간의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질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들이 자녀의 학령기 전환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머니의 역할 경험을 하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선정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학령기 전환 자녀의 어머니 역할 경험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연구 참가자
본 연구의 참가자는 서울 강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11명의 어머니들로, 온라인카페를 통해 모집되었다. 연구 참가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연령은 3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에 분포되어 있고, 휴직 중인 1명의 어머니를 포함하여 모두 기혼 상태의 전업주부이다. 교육수준은 전문대 졸업이 2명, 대학교 졸업이 7명, 대학원 이상이 2명이었고 자녀 수는 한 자녀와 두 자녀가 각각 5명과 6명이었다. 자녀의 성별을 포함한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1과 같다.
2. 자료수집 및 조사절차
본 연구의 자료는 부모모임과 저널쓰기를 통해 수집되었다. 주요한 자료수집 범위 및 조사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부모 모임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의 학령전환기에 어머니의 역할경험을 보다 실제적으로 알기위해 부모 모임을 학기 초인 2014년 4월 26일과 3개월 후 학기말인 2014년 7월 23일에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였다. 1차 부모 모임은 연구 참가자 11명이 모두 참석하였고 2차 부모 모임은 8명이 참석하였으며, 매 번 2시간씩 이루어졌고 1명의 진행자와 1명의 관찰자가 동석하였다. 1차 부모 모임은 본 연구의 공동연구자가 진행하였고 연구 참가자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자유롭게 학령기 전환에 경험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도록 하였다. 2차 부모 모임은 본 연구의 주저자가 집단면접을 진행하였고 학령기 전환의 역할경험을 보다 집중적으로 토의하기 위해 사전에 구조화된 형태의 질문들을 순서에 따라 질문하였다. 이는 포커스 그룹 면담의 형태로 여러 사람들의 관점을 같은 시간에 얻어낼 수 있기에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하며 참가자들에게 얻은 이해를 참가자들로부터 확인하는 유용한 방법이다(Ahn, 2010). 연구 참가자들에게 진행자가 순서대로 반 구조화된 질문을 하면 연구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응답과 토의를 하였고 진행자가 다음 질문 전에 응답과 토의 내용을 요약하고 명료화하였다. 질문은 자녀가 유아기에서 학령기로 전환하기 전에 어머니로서 어떠한 감정을 느꼈고 특별히 준비하거나 노력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유아기에서 학령기로 전환하면서 어머니로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부모 역할과 양육태도, 부모-자녀관계에서 공통적인 부분과 달라지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부부관계는 공통적인 부분과 달라지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 시기에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나와 가족에게 ‘자녀의 학령기’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연구자는 사전에 아동학 전공의 석사과정 대학원생인 관찰자에게 관찰지침을 알려주었다. 관찰 기록은 상황에 관한 기술노트(descriptive note)와 관찰자의 이해가 포함된 반영적 노트(reflective note)로 이루어지므로(Glesne, 1999) 관찰자는 2회의 부모 모임에서 이 두 가지를 포함한 관찰기록을 작성하였다. 부모모임 종료 후, 관찰자는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내용을 전사하였다.
2) 저널쓰기
연구자는 1차 부모 모임이 끝난 후 3개월 동안 어머니들에게 매월 1개 이상의 저널쓰기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하도록 했다. 저널쓰기는 어머니들이 평상시 양육경험에 대해 일기와 같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특별한 형식이 없이 자유롭게 서술하는 것이다. 연구 참가자들이 작성한 저널쓰기는 총 31개로 1인당 평균 2.8개였다.
3.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하여 Moustakas(1994)가 제안한 현상학적 분석을 적용하였다. 이는 Stevick-Colaizzi-Keen 방법을 Moustakas가 수정한 것으로서 현상학적인 분석 방법으로 가장 실천적이고 유용한 접근이다(Creswell, 2007). 현상학적인 분석방법은 연구자료를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진술들을 의미 단위로 분류하고 ‘무엇이 일어났는지’, 현상이 ‘어떻게’ 경험되는지 그 ‘본질’을 밝히기 위한 해석을 시도하며 이에 대한 진술과 의미 단위를 표나 그림으로 제시하게 된다(Creswell, 2007).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공동연구자 간에 여러 차례의 논의를 통해 협력적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부모 모임에서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전사본과 관찰자의 관찰노트, 연구 참가자들의 저널쓰기를 반복하여 읽으면서 연구 참가자들이 어떻게 주제를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술을 찾아 의미있는 진술들을 나열하여, 각각의 진술에 동등한 가치를 두어 다루고 반복되거나 중복되지 않는 진술들의 목록을 구성하였다. 둘째, 의미 있는 진술을 13개의 의미단위(meaning unit)로 구분하고 이를 토대로 공통적인 7개의 주제(topic)를 도출하였다. 셋째, 연구자료에서 도출한 주제의 속성을 파악하여 이를 공통적인 4개의 범주(category)로 통합하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 참가자들이 현상에 대해 ‘무엇’을 경험하였는지의 ‘조직적 기술(textual description)’과 ‘어떻게’ 경험하였는지의 맥락인 ‘구조적 기술(structural description)’을 혼합하여 경험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나타내기 위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각 체계 간의 상호작용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4.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도 및 윤리적 고려
질적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는 연구 참가자의 경험을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내부자적인 관점과 동시에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외부자적인 관점을 균형 있게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아동학 전공자로서 자녀의 학령기 전환에 대한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이 어떠한 학문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파악하기 위한 외부자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동시에 공동연구자 가운데 2명이 첫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으로 실제로 학령기 전환의 어머니 역할을 경험하고 있어 내부자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내부자적인 관점이 본 연구의 해석에 미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연구자 간에 연구결과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논의함으로써 외부자적인 관점과의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Creswell과 Miller(2000)가 제시한 전략들 중에서 다원화(triangulation), 동료 검토(peer review or debriefing), 연구 참가자 확인(member checks), 외부감사(audit)를 실시하였다. 자료 출처의 다원화(triangulation by data source)는 타당성 뿐 아니라 질적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Glesne, 1999). 부모 모임의 관찰기록과 전사본, 저널쓰기 형태의 문서수집 등 다양한 자료의 범위로 연구의 신뢰도를 확보하였다. 동료 검토를 위하여 공동연구자들과 질적 연구경험이 풍부한 교수 1인과 지속적으로 연구방법과 자료 분석의 의미에 대해 논의하였다. 연구 참가자 확인을 위해 연구 참가자 중 2인에게 연구결과를 검토하도록 하였다. 외부감사에서는 연구에 참가하지 않은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2인과 질적 연구 전문가 1인에게 연구결과 및 해석이 자료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도록 하였다.
연구 참가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연구목적과 연구과정, 비밀보장 등에 대한 내용을 문서화하여 연구 참가자에게 동의를 얻었다. 연구 참가 동의서 원본은 참가자에게 전달하고 사본은 연구자가 보관하였으며, 연구에 참가하기로 동의하였더라도 중단하기를 원하는 경우, 연구 참가자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동의하여 중단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다. 조사 자료의 전사자에게는 자료를 전사한 후에 녹취파일은 삭제하고 내용에 대해 비밀을 보장한다는 서약을 받았다. 연구결과를 제시하는데 있어서 연구 참가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두 영어알파벳으로 처리하였고, 내용 중에 언급된 자녀의 이름 또한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였다.
Ⅲ. 결과분석
본 연구결과는 자녀의 학령기로의 전환 과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가 겪는 양육경험을 어머니의 관점을 통해 살펴보고 어머니를 둘러싼 각 체계 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경험들을 밝혀보고자 하였다. 자녀의 학령기로의 전환 과정에서 어머니들의 경험의 범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Table 2).
1. 자녀의 학령기 전환에 대한 의미: 울타리밖으로 첫 걸음
본 연구에 참가한 어머니들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따른 학령기의 전환을 울타리 밖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유아기까지의 부모의 보호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범위인 ‘울타리’에서 벗어나 학령기에는 자율적인 적응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여러 문제에 부딪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머니들은 학령기를 학업에 대한 노력과 평가가 공식화되는 힘든 고생의 시기로의 진입이라고 인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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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의 시작. 학령기에 공부를 하는 시기가 되기 때문에 고생의 시작인 것 같아요.
(참가자 D, 2차 부모 모임)
또한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가 부모의 영역을 벗어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비바람’이나 ‘폭풍’으로 표현하면서 불안감과 걱정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혼란이 자녀만의 발달적 과제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헤쳐나가면서 배워나가고 성장하는 시기라고 여겼다.
문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에요. 집 울타리에 있다가 이제 문밖으로 아이를 내보낸 느낌. 불안하기도 하면서 애를 믿어주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비바람도 맞을 것 같고 폭풍도 맞을 것 같고. (참가자 G, 2차 부모 모임)
문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에요. 집 울타리에 있다가 이제 문밖으로 아이를 내보낸 느낌. 불안하기도 하면서 애를 믿어주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비바람도 맞을 것 같고 폭풍도 맞을 것 같고. (참가자 G, 2차 부모 모임)
문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에요. 집 울타리에 있다가 이제 문밖으로 아이를 내보낸 느낌. 불안하기도 하면서 애를 믿어주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비바람도 맞을 것 같고 폭풍도 맞을 것 같고. (참가자 G, 2차 부모 모임)
사춘기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다른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런 환경에서 느꼈을 감정들을 저도 같이 느끼고 있더라고요. 계속 그렇게 같이 겪어야 앞으로 더 적응을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가자 K, 2차 부모모임)
둘째,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의 학령기 전환을 ‘실수를 통한 독립의 기회’로 인식하였다. 즉, 자녀의 실수나 문제 상황을 부모가 해결해주기 보다는 자녀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지켜보고 믿어주어야 하며, 부모의 양육태도는 좀 더 지지적이고 수용적인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또,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의 학령기 발달을 ‘배’를 타고 가는 하나의 여정으로 보면서, 학령기 진입은 학교라는 교육체계 안에서 좀 더 안정되고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여겼다.
매일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인 것 같아요. 제가 주는 답이 정답일 수도 없고, 아이가 상처를 받더라도, 아이가 해결하도록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참가자 G,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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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입장에서는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니까 부모는 응원과 지지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참가자 H,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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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가 배를 탔다고 생각해요. 여행을 가는데, 그 전에는 나약한 배를 타서 멀리 못 갔다면, 이제 좀 더 크고 좋은 배를 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아이가 안전하게 바다로 나가서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참가자 I, 2차 부모모임)
2.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 어머니 개인 체계의 경험
1)어머니의 걱정을 자녀에게 투사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의 학령기 전환을 겪으면서 걱정을 많이 나타내었다. 이는 자녀의 실제적인 행동으로 인한 걱정이라기보다는 어머니 자신의 불안과 염려가 자녀에게 투사된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어머니들은 자녀가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 문제해결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 자녀를 믿고 기다려주며 지지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상반되어 바람직한 양육인식과 실제 양육행동이 서로 불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가 혼자라서 학교에 가서 자기 의사표현도 못하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느 정도는 유치원과는 달리 혼자 해결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감이 있어요. (참가자 G, 1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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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볼 때 잘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요. 친구들과 있을 때 아이가 어떤 모습이어도 아무렇지 않게 제가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참가자 I, 1차 부모모임)
어머니들은 자녀가 유아기 때까지는 사회․정서적 발달을 중요시하는 양육신념에 따라 양육을 해왔지만 자녀의 학령기로의 전환 과정에서 학습을 강조하고 결과가 나타나는 환경으로 인해 기존의 자신의 양육신념에 대한 혼란을 자각하고 있었다. 자녀가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하게 되는 학령기에 들어가면서 자녀의 학습 성취와 학교적응이 어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어머니들은 양육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의 욕심이 생겨나요. 조바심, 성적욕심, 친구와의 관계 등 기대치가 높아져 마음을 내리고 있는 중이에요. (참가자 E, 저널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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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져요. 학습적으로 아직 습관이 잡히지 않아 자꾸 숙제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게 되고, 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부모)가 원하는대로 커가길 바라는 욕심이 생겨요.
(참가자 D, 저널쓰기)
2)유능한 사람이 되기
어머니들은 학령기 자녀를 양육하면서 점차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능성을 발휘하여 자녀의 학령기 적응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는 자녀가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생활습관을 갖추고 원만한 또래관계를 가지도록 부모가 미리 준비하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우선 어머니들은 자녀와 함께 학교적응을 위해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기, 우유팩을 혼자서 따기 등 실제적이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을 연습하고, 받아쓰기와 같은 학습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이러한 준비과정은 학교나 지역 사회에서 제공한 학교입학을 위한 공식적인 정보가 아니라 지인으로부터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
40분을 앉아 있고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과연 아이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 들어서, 매일매일 집에서 10분씩 연습을 시켰어요. 아무래도 학교에 계속 앉아있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었어요. (참가자 I,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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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보다 한 살 많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만나서 실제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뭐가 있는지 정보를 얻고 했는데, 학교에서 우유를 직접 까는 것도 연습시켜야 한다는 말도 들었고, 학교 화장실이 좌변기인 경우도 있어서 여자아기 같은 경우에는 가로로 서야 하는지, 세로로 서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도 있다고 해서 휴게소 같은 데서 연습을 시킨다고도 하더라고요.
(참가자 D, 2차 부모모임)
솔직히 받아쓰기라는 것이 외우기거든요. 점 하나만 안 찍어도 틀리는 것이라서 아이에게 외우게 했어요. (참가자 G, 2차 부모모임)
두 번째,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또래와의 관계에 잘 적응하는지에 대한 불안을 많이 나타내었다. 특히 자녀가 사회적으로 미숙한 성향이 있다고 여기는 경우에 어머니가 미리 주변 친구들의 학부모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문제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기기도 하였다. 이러한 부모의 예방적인 지원은 자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자녀의 자율성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념해야 할 것이다.
40분을 앉아 있고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과연 아이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 들어서, 매일매일 집에서 10분씩 연습을 시켰어요. 아무래도 학교에 계속 앉아있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었어요. (참가자 I,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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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가 놀기를 원하는 친구들의 엄마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가져야 하나 탐색중이에요.
(참가자 J,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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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이라서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이해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줬어요.
(참가자 K, 2차 부모모임)
3.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 가족체계의 경험
1)권위주의적인 양육행동의 강화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점차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양육행동을 하게 되어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들은 아직도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못하고 어머니의 시각에 맞추어 해석하고, 이끌어가려는 경향성을 보였다. 또한 어머니들은 자녀행동에 대한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하였다. 자녀가 수업에 늦거나 숙제 미루기 등과 같은 문제행동을 나타내면 어머니들은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워 자녀에게 언어적 비난과 과격한 행동을 하는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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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욱하고 참지 못하는 엄마인 나의 성격 탓에 화가 나요. 기다릴 줄 모르는 내 모습이 한탄스럽고, 좀 더 뭔가 활기찬 모습으로 아이들과 지내지 못하는 게 미안해요. 방과 후 수업에 늦은 아이를 보자마자 소리 지르며 야단을 쳤어요.
(참가자 D, 저널쓰기)
또한, 자녀에게 숙제와 등교시간, 멀티미디어 사용 등의 기본 생활습관 훈련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어머니들은 과거보다 더 권위주의적인 양육 행동을 사용하고 있었고 자녀의 학습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과도한 개입은 자녀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규칙을 정할 때 아이와 합의를 하는 것이 많이 부족하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다보니 진행과정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학습, 가사, 생활지도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즉각적으로 움직여주지 않으니 미적거리게 되고, 결국 엄마가 혼자 다 하게 되고요. (참가자 J, 저널쓰기)
2)공동양육의 어려움
연구 참가자 어머니들은 가족 내에서 우선적으로 배우자와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나누고 협조하는 부모공동양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머니들은 학업 성취가 평가 되지 않던 유아기에는 배우자와 양육가치관에 있어서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였던 데 반해,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남편들이 본격적으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양육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배우자와의 양육관 차이는 남편들이 학력이 성공의 요소가 되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기회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어머니들은 이해하면서도, 배우자와 대화할 시간이 없거나, 대화를 해도 원만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계속 서로의 양육관을 주장하여 일관성 있는 양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남편과 양육에 대한 관점이 달라요. 사립학교를 보내자고 했는데 제가 설득을 해서 아이를 공립학교를 보냈죠. 남편이 하루는 영어책을 가지고와서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한 뒤, 아이가 버벅하니까 난리가 난 거에요. 남편이 너무 기대치가 커서 수학문제를 못풀어도 아이에게 되게 뭐라고 하더라고요. (참가자 C,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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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남편들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학교에 가면 단짝이 누군지, 피드백 결과물을 받아오면 관심을 더 가지는 것 같아요. 남자들은 엄마들보다 사회 생활을 많이 하다보니까 공부의 중요성과 성공에 더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참가자 G, 2차 부모모임)
또한 핵가족 내에서 조부모는 자녀양육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어, 어머니들은 자녀의 학령기 전환 과정에서 배우자 이외에 시부모와의 관계에서의 어려움도 언급하였다. 연구 참가자들은 손주들에 대한 사랑을 무조건적인 허용적 양육으로 표현하는 조부모들과,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간의 양육방식의 차이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양육방식의 세대 간 차이는 어머니들로 하여금 양육신념을 지키기 어렵게 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어머니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양육방식의 혼란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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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양육을 시어머니와 같이 하는데 어머니의 손주사랑이 너무 크시고 아이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시니까, 너무 힘들어요.
(참가자 C,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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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남편들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학교에 가면 단짝이 누군지, 피드백 결과물을 받아오면 관심을 더 가지는 것 같아요. 남자들은 엄마들보다 사회 생활을 많이 하다보니까 공부의 중요성과 성공에 더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참가자 G, 2차 부모모임)
4.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 가족 외 체계의 경험
연구 참가자 어머니들의 가족 외 체계에서의 양육경험은 공교육체계와 주변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졌다.
1)공교육에서의 소통의 어려움
학령기로의 전환과정에서 새로이 대두되는 관계적 어려움에서 연구 참가자들은 가족 외 체계에서의 어려움 가운데 공교육 내에서의 소통의 어려움을 첫 번째로 꼽았다. 먼저 어머니들은 담임교사의 특성에 따라 학교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담임교사가 아동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학교생활적응이 달라지는 등 담임교사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고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어머니들은 담임교사와는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한다고 보았다. 유아기 때는 보육기관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긴밀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맺었지만, 학교에서는 교사가 우위인 상하관계를 맺고 있었고, 다소 단절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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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에도 학부모상담을 가지 말라는 이유가, 학기 초에는 선생님이 잘 모르기 때문에 엄마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하다보면 다 말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참가자 K, 2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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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선생님이 갑, 엄마가 을이라고 해요. 학교에서 선생님께 찍히면 쭉 간다는 생각이 있고,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어, 관계가 어려워요.
(참가자 K, 2차 부모모임)
또한 어머니들은 유아기 때의 교육기관은 대부분 사교육체제로 부모가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는 공교육 체제로 부모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아동의 기질과 성향이 다양한 것처럼 공교육도 사교육처럼 다양화되고, 교사와 학교, 가정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신뢰하기를 희망하였다.
유치원 같은 경우는 아이의 개성에 맞게 여러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는데, 학교는 획일화된 것에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이 걱정되었어요. (참가자 E, 2차 부모모임)
어차피 학교에 가는 것은 선택권이 없잖아요. 교사와 학교 가정 모두가 서로 믿고 좋게 노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참가자 H, 2차 부모모임)
2)주변 학부모와의 관계에서의 부담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정에서 어머니들이 상호작용하고 많은 영향을 받는 가족 외 체계로는 주변 학부모와의 관계도 강조되었다. 어머니들은 주변의 다른 학령기 아동의 어머니들과 교류하면서 학교나 학업에 관한 실용적인 정보를 수집하거나, 전략을 전달받게 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출되는 과도한 학습정보는 어머니들의 양육의 소신과 신념에 혼란을 주어 자녀의 학업성취를 또래 아동들과 비교하게 되고, 부모와 자녀로 하여금 경쟁의식을 갖게 하였다.
일학년부터 학습을 봐주는 보습학원 같은 데를 보내더라고요. 좀 내버려 두고 싶은데 주변에서 왜 학원을 안 보내는지에 말을 많이 하지만 차단하고 있어요. (참가자 D, 2차 부모모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은 자녀의 또래관계를 위해서 주변 학부모와 유대관계를 맺어야한다고 인식하는 점에서 학부모 모임이 지지적인 긍정적 기능보다는 경쟁이나 부담을 주는 부정적 역기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에게 유일한 놀이그룹인 엄마들 모임이 부담스러워요. 매주 아이들 인라인 강습이 있는 날에 만나는데, 너무 늦게까지 저녁식사자리가 이어져요. 아이는 거기에 못 가면 슬퍼하고, 한 달이나 남았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참가자 H, 저널쓰기)
5.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 체계 간 상호작용
자녀의 학령기 전환 과정에서 각 체계에서 어머니가 겪는 경험은 한 체계 내에서만이 아니라, 각 체계 간의 상호작용으로도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들은 자신과 가족, 가족 외 체계 간 상호작용을 통해 ‘부모에서 학부모 되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Figure 1은 연구 참가자들이 자녀의 학령기로의 전환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관계를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을 Corbin과 Strauss(2008)의 과정표현 모델(Visual Representation of Process)을 참고하여 도출한 것이다. 자녀의 유아기에서 학령기로의 시간에 따른 맥락(context)에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구조적 조건(structural condition)을 중심으로 어머니를 중심으로 체계 간 발생하는 상호작용(evolving interaction)이 어떠한지를 나타내었다. 어머니 개인체계 내에서 어머니들은 자녀의 학령기 전환에 대해 불안과 염려와 같은 정서적인 어려움, 양육행동의 변화, 사고의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은 가족체계 내에서 자녀와의 관계, 부부 간 갈등의 원인과 결과가 되기도 한다.
저희 아이는 참 자라면서 온순한 아이였는데, 제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감정기복이 심하고, 안정감이 없다 보니, 아이랑 자꾸 부딪히게 되고, 아이도 까다로워지고, 평상시에 말수도 줄어들더라구요. (참가자 A, 1차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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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을 하면서 잘 빠뜨리고, 잘 못 챙기고 이럴 때 화가 나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모습이 남편의 단점과 계속 겹치는 거예요. 남편의 단점이 아이에게 보일 때가 진짜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둘이 모여보라고. 제가 잔소리를 하게 되죠.
(참가자 C, 2차 부모모임)
어머니가 갖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과도한 개입은 가족체계 내에서 자녀와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권위주의적인 양육행동으로 나타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갖게 하였다.
아이가 어떤 문제를 가져왔을 때, 저는 사실 그게 잘 공감이 잘 안가요. 예를 들면 아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건 네가 잘못했잖아, 이러니까. 아이가 그러면 엄마 이렇게 해볼까하면 제가 볼 땐 그게 그렇게 해결 안 될 것 같으니까 자꾸 이제 제가 방법을 지시하게 되고, (참가자 B, 1차 부모모임)
또한 자녀양육에 대한 부부 간 갈등은 비 일관적인 양육행동으로 이어져 자녀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어머니 개인적인 정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외식을 하러갔는데, 애들이 잘 안 먹으니까 아빠는 더 화가 나고, 저는 그럴 때 아이에게 맞춰줘서 먹자먹자 이랬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게 싫어서 그러지 말라고 하거든요. 엄마 아빠 사이가 냉랭해지고 그런 거를 가급적 아이들 앞에서 안하려고 하지만, 아이들이 다 느끼죠. (참가자 D, 2차 부모모임)
남편은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려면 선행학습을 해서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아이가 탄력을 받아서 자신감이 생기니까, 모든 것을 대할 때도 자신감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쉬면서 아이를 잡고 남편과 엄청 싸웠는데. 이게 아이한테 가더라고요. (참가자 I, 2차 부모모임)
어머니 개인체계와 가족외체계 간의 상호작용과 관련하여서는, 어머니들은 초등학교 교사와 학교와 위계적이고 단절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주변 학부모와는 부담스럽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것은 다시 어머니 개인체계 내에서의 불안과 염려로 이어졌다.
학교 엄마들의 모임이 부담스러워요. 모임을 이어는 가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지만 주도성이 떨어져서 친구들과 노는 걸 보면 시키는 대로만 해 속이 터지는 상황인데, 그렇게라도 노는 게 즐거워 보이고, 또래관계를 만들어 주려면 나가야 하나, 엄마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네요. 또 여러 엄마들 이야기를 들으면 조바심도 나고, 기대치도 높아지게 되어 걱정도 되고요. (참가자 F, 저널쓰기)
전체적으로 어머니의 역할경험이 자녀의 유아기에서 학령기로 전환하면서 어떤 점에서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어머니의 역할은 어머니와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또래관계 및 학교적응, 학업까지 더 확대되었다. 어머니와 배우자와의 관계는 혼란스러워 이는 다시 자녀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순환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가족외체계에서 교사와의 관계에서는 유아기와 달리 어머니의 역할이 현저히 축소되고 주변 학부모와의 관계는 혼란스러워 다시 어머니 개인체계의 혼란으로 연결되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여 학령기로의 전환기에 있는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의 본질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어머니의 관점에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따른 학령기 전환에 대한 의미, 어머니의 개인내적 경험과 의미, 가족체계 및 가족외 체계의 경험과 의미를 살펴보고 체계 간의 상호작용의 경험과 의미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가자인 어머니들은 자녀가 부모의 영역을 벗어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 정서적인 걱정과 불안을 나타내었다. 구체적으로 학습능력 및 학업성취, 또래관계, 교사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을 보였는데, 이는 초등학교 전후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의 학업성취나 관계적인 측면에서 불안감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들(Huh, 2014; Ji, 2010b)과 유사하다. 유아기에 놀이중심의 교육과 달리 학령기부터는 교과목을 위주로 한 교육체제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어머니들은 자녀의 학업능력 및 성취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어머니들에게 자녀의 학교생활적응이나 학업성취 등의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결과가 자녀뿐 아니라 부모 역할에 대한 평가가 되어 자녀에게 학업에 대한 기대를 과도하게 하게 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어머니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자아정체성을 자기 자신보다 타인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어, 생활의 중심을 자신이 아닌 자녀에게 둠으로써 ‘관계적 자아’(Gilligan, 1982; Yang, 2005, 재인용)를 가지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자녀의 학령기 전환과정에서 어머니들은 불안과 걱정에 사로잡히기 쉬우므로, 어머니들의 정체감 형성과 건강한 부모-자녀관계를 위해서는 점차적으로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적절한 정서적 분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둘째, 연구 참가자들은 자녀를 믿고 지지해주는 지원자적인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자녀와의 관계에서 나타난 양육행동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어머니들은 자녀의 미숙함이나 실수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자녀의 또래관계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학업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는 등의 권위주의적인 양육행동으로 죄책감과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간다고 보고하였다. 현대사회는 부모들이 수많은 양육정보들로 인해 오히려 혼란을 겪게 되어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Doh, 2012), 부모 역할에 대한 인식과 양육행동의 불일치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령기 자녀의 어머니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매우 짧아져 방과 후에 어머니의 양육부담이 늘어나고 학교 환경에 대한 적응, 학습, 교사 및 또래와의 관계 등 자녀와 관계된 여러 관계망들을 조절하는 것이 요구된다(Kang, 2003; Yoon, 1997). 또한 어머니들에게 교통안전지도나 학급청소 등 학급 일에 대한 봉사가 암묵적으로 요구되므로 그 역할은 더욱 가중된다. 이처럼 어머니들은 양육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감과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양육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정서조절이 힘들어져 권위주의적으로 양육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Abidin, 1990; Jeon & Park, 1998). 어머니의 심리적 건강이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Barry, Dunlap, Lochman, & Wells, 2009; Kim, Doh, Shin, & Kim, 2011; Klein, Clark, Dansky, & Margolis, 1988), 어머니들의 양육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학교 및 지역사회의 방과 후 프로그램 지원과 어머니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하고 심리적 건강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 자녀의 학령기 전환은 어머니의 개인내적 경험과 자녀와의 관계를 넘어서 가족 체계 내에서 부부관계 및 시부모와의 관계와 상호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먼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는 대화 부족으로 인한 서로 간의 이해부족, 양육신념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부모공동양육의 어려움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어머니들은 양육스트레스가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감소에 배우자의 지지가 중요하며(Jeon & Park, 1996; Kim, 2004) 결혼만족도가 높은 어머니일수록 양육스트레스가 적다는 점(Kersh, Hedvat, Hauser-Cram, & Warfield, 2006)에서 배우자의 지지와 만족스러운 부부관계가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어머니는 주로 자녀교육을 수행하고 아버지가 평가자 역할로 구분되어 가족구조가 어머니와 자녀관계는 상당히 밀착되어 있으며 부부간에 의사소통이 어렵고, 아버지와 자녀와의 관계는 다소 소원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가족구조가 지속될 경우 청소년기에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자녀양육에 대해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며 보다 친밀하고 협력적인 부부관계의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연구 참가자 어머니들은 시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양육관에서 차이가 나타나 이로 인한 양육스트레스를 보고하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구조적으로는 핵가족이지만 기능적으로는 가부장적인 전통적 가족의 모습을 띠고 있어 자녀양육에 있어 조부모세대와 부모 세대 사이에 가족세력의 구조면에서 가족 내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Kim, Ko, Kim, Yu, & Lee, 2012). 가족 간에 양육관의 차이를 좁히고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아버지와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부모교육을 실시하여 가족들의 이해와 지원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첫 자녀의 학령기 전환기에 어머니는 가족 외 체계 중 교사 및 교육체제와 주변 학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경험을 보고하였다. 먼저 교사와의 관계에서는 어머니들이 교사와 어머니 간의 관계를 상호 평등한 협력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하관계로 지각하여 소통하기를 어려워하였다. 교육체제의 선택과 관련하여 유아기의 보육기관은 어머니가 선택권을 갖게 되지만, 초등학교는 공교육체제이므로 어머니에게 선택권이 없고 자녀는 가까운 지역의 학교에 배정된다. 또한 교육과정 관련해서도 초등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1학년 학기 초에는 융통성 있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으로 바뀌었으나, 아직도 교사들은 기존의 교수학습방법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 아동이 보육기관에서 초등학교의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Rimm-Kaufman과 Pianta (2000)을 포함한 연구들(Pianta & Cox, 2002; Pianta & Kraft-Sayre, 2003)에서는 가정과 유치원, 가정과 초등학교 사이의 밀접한 유대관계가 아동의 보육기관에서 초등교육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도울 수 있다고 보았고 생태학적이고 역학적인 모델을 통해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생태학적 환경의 상호관계를 강조하였다. 이에 아동의 학령기 전환을 지원하는 유아기 보육/교육기관과 초등학교 간의 연계를 위한 노력을 비롯하여 체계적인 학교적응 프로그램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더불어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어머니의 믿음과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교육체제 외에도 어머니는 주변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과도한 학습정보로 인해 양육에 있어서의 소신과 신념을 지키기가 어렵고, 자녀의 또래관계를 위해 주변 학부모와 좋은 유대관계를 인위적으로 가져야 하는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어머니 모임이 경쟁적이고 과열된 분위기를 조장하여 어머니의 개인적 주관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Kim & Lee, 2002)에서 이해할 만하다. 이에 어머니 모임이 위안을 얻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건전한 정서적인 지지집단으로 기능(Yang, 2005)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자녀의 연령이 유사한 어머니들 간의 자조모임이나 부모교육 등을 통해 어머니나 자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서적 지원과 유대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Song et al., 2014).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덧붙이자면, 본 연구의 참가자들은 인터넷에 공고된 안내문을 보고 자발적으로 부모 모임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평상시 자녀양육에 관심이 많고 변화 의지가 높은 부모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가족상황 및 특성을 고려하여 선정된 어머니 그룹을 대상으로 어머니 역할 경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아버지 역할이 점차 강조되는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여 아버지를 연구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머니에 비해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아버지들을 위해서 단기 프로그램이나 일회성 특강 및 부부 특강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를 위해 지역단위의 조부모 대상 부모교육을 운영하는 것도 이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실제적 대안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학령기 전환과정에서의 어머니 역할 경험을 어머니의 관점에서 자녀의 학령기 전환이 어머니 개인과 가족 체계 내에서 어떠한 경험이고 의미가 있는지 생태학적이고 관계적으로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학기 초부터 학기말까지의 적응기간 동안에 부모모임과 저널쓰기를 통해 양육경험을 살펴보고자 하였으므로 다소 장기간에 걸친 어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시도하였다. 본 연구는 학령기 전환을 준비하는 학령 초기 부모교육 프로그램 및 가족관계 향상 프로그램과 공교육-학부모 간 연계를 강조하는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