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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Child Stud > Volume 41(3); 2020 > Article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우울이 일-양육 갈등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Objectiv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tructural relationship between values of gender role, depression, and work-parenting conflicts of fathers.

Methods

Data from 1,273 fathers were used among 7th (2014) and 8th year (2015) of the 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 Data analysis was performed using the SPSS 25.0, Amos 22.0 program.

Results

Results showed that values of gender role had a direct effect on work-parenting conflicts of fathers. The values of gender role also directly influenced depression of fathers. Results clarified that traditional gender role beliefs give rise to depression and ultimately work-family conflicts of fathers.

Conclusion

Depression was found to mediate the relationship between values of gender role and work-parenting conflicts. Therefore, to reduce work-parenting conflicts of fathers, it is necessary to educate them on social perceptions and systems that lower depression from traditional gender role norms. Implications of the present findings and follow-up studies were discussed in relation to work-parenting conflicts of fathers.

Introduction

우리 사회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일과 양육을 양립할 수 있는 보육 지원정책과 여성 친화적인 노동 시장 구조로의 개편 등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 변화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아버지의 성역할은 기존 가사와 양육에 관한 여성의 책임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직장 생활과 더불어 가정 영역을 관리하는 것으로 확장되어(Huffman, Olson, O’ Gara, & King, 2014),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일-양육 양립 문제와 관련하여 남성에게도 육아에 대한 돌봄 요구가 증대되었다(Bocchicchio, 2007; Jurado-Guerrero, Monferrer, Botía-Morillas, & Abril, 2018).
‘2019 아빠들이 말하는 육아경험과 의미(Korea Population, Health and Welfare Association, 2019)’ 조사 결과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20-40대 아버지 중 50.8%가 근무환경 때문에 일-양육 균형이 어려워 이직과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54.2%의 아버지가 승진에 불리하더라도 적게 일하고 양육에 더 몰두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성역할 가치의 변화로 인한 새로운 아버지 역할에 따른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며, 아버지가 일과 가정에서 다중 역할의 기대와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겪는 갈등 및 어려움의 원인 규명과 학문적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남성의 성역할은 일과 가정 속에서 전통적 유교 사상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포스트 모던적 해체주의 등 다양한 영향 아래에서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즉 선천적으로 남성은 우월하다는 근거로 남성에게 많은 특권을 부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남성이 이러한 믿음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남성성에 관한 압력을 거부하는 동시에 많은 갈등을 경험하는 새로운 남성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S. Lee, Paik, & Park, 2009; O’ Neil, 2008). 성역할에 대해 구분이 뚜렷한 과거의 가부장적 환경은 개인의 성역할가치감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Luddy & Thompson, 1997), 이렇게 형성된 성역할가치감은 인간의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반응을 결정하는 정신과정(mental process)이라는 점에서 개인이 실제로 수행하게 될 행동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다(Song & Lee, 2012). 따라서 성역할가치를 어떻게 내면화하느냐에 따라 남성에게는 남성의 속성과 역할에 대해 제시하고 여성과의 관계를 규정하며 삶의 목표와 행동 방식을 지시하므로, 성역할가치감은 남성의 균형적인 삶을 위한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역할가치감은 가사노동 공평성 인지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나(Ki & Lee, 2003), 성역할가치가 일-양육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기존의 선행연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역할에 있어서 평등의식이 낮고 성역할에 대해 전통적인 가치를 지닐수록 일-양육 양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J.-S. Lee & Choi, 2012; S.-G. Lee, 2014; Zhao, Zhang, & Foley, 2019), 대등한 성역할 가치를 지닐수록, 일-가정 양립이 촉진되거나(J.-S. Han & Yoo, 2007; Kulik, 2018), 혹은 보수적인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양립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Ryu, 2009)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양립 갈등 간의 관계는 일관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일-양육 두 영역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정적이거나 부적인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 영역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심리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고 일-가정 양립 갈등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Macdermid, Seery, & Weiss, 2002). 아버지가 일과 가정에서의 이중 과업으로 인해 겪는 갈등은 성역할에 대해 이분법적이고, 성차별적인 인식이 강한 남성일수록 남성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객관적인 역할 수행 그 자체뿐 아니라 역할 수행의 해석과 태도에 따라 아버지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야기하여(M. Ha & Kim, 2013; O’ Neil, 2008) 일-양육 갈등에 영향을 미친다(Bower, 1981; Kelloway, Gottlieb, & Barham, 1999). 즉,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남성이 외부 상황에 대하여 어떻게 인지하고 평가하는지에 따라서 일-양육 갈등에 대한 경험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의 정서상태가 우울할 때에는 스스로 그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판단을 내리며, 자신의 정서와 관련된 특정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일-양육 갈등에 대한 지각이 높아진다(Kelloway et al., 1999). 이에 따라 가정이나 근무영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나 변화하는 환경은 개인의 감정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다른 영역에 지속되어 남성이 일-양육 양립의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 정서의 매개 과정이 설명된다.
선행연구에서는 동일한 역할을 맡을지라도 개인이 지닌 성역할가치가 전통적 혹은 동등한가에 따라 남녀 간 역할수행 인식에 영향을 미쳐 우울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Barnett & Hyde, 2001; J. H. Kim & Choi, 2007; Sharpe & Heppner, 1991; Song & Lee, 2012; Wierda-Boer, Gerris, & Vermulst, 2008; Zamarripa, Wampold, & Gregory, 2003).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J. H. Kim과 Choi (2007)의 연구에서는 성역할 갈등이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Song과 Lee (2012)의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성역할가치감을 가질수록 여성보다 남성의 우울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남성 우월감과 남성성 규준에 얽매어 있을수록 우울을 초래한다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나친 남성성에 치우쳐진 성역할가치를 지닌 남성은 남성성에 부합하지 못한 자기 낙인의 내면화가 두드러져(Vogel, Heimerdinger-Edwards, Hammer, & Hubbard, 2011),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과 자율성 상실 및 약한 것으로 인식되는 두려움으로 실패감을 느낀다(Addis & Mahalik, 2003; Sierra Hernandez, Han, Oliffe, & Ogrodniczuk, 2014). 또한 남성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지나치게 경직된 남성은 우울에 더 취약함을 보이며, 동시에 도움추구 행동이 낮아 이중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고되어(Addis & Mahalik, 2003), 성역할가치감이 남성의 우울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울은 유전적,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Woo & Yang, 2014), 남성의 우울은 주로 부모, 배우자, 자식, 상사 등 평상시의 생활에서 꾸준히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상대방과의 갈등이나 위협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으며 주로 연속적이고 과중한 역할수행이나 책임에 기인한다(Pearlin, 1989). 그러면서 남성들은 기대와 실제 수행하는 역할의 차이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로 우울과 불안의 수준이 높아진다(O. Ha & Kwon, 2006). 여러 연구들(Kelloway et al., 1999; Sung & Joeng, 2019; Vinokur, Pierce, & Buck, 1999)에서 우울과 일-양육 갈등간의 유의미한 상관이 나타나고 있으며, Cho와 Yoo (2012)의 연구에서는 우울할수록 일-양육 갈등을 높이는 결과나 나타나 우울한 정서를 줄이는 것이 일과 양육의 갈등을 완화시킴을 시사하였다.
종합해보면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일-양육 갈등에 미치는 영향에서 아버지 우울의 매개적 역할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무엇보다 일-양육 양립과 관련한 연구는 기혼 직장 여성이나 어머니를 대상으로 활발히 진행되었지만,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양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증대되는 사회의 변화에 걸맞게 아버지의 일-양육 양립과 관련한 연구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연구 결과를 통해 일과 양육의 접점에서 다중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우울이 갖는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아버지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회적 지원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Figure 1.
Figure 1.
Pathways from values of gender role to work-parenting conflicts through depression of fathers.
kjcs-41-3-1f1.jpg

연구문제 1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은 직접적으로 일-양육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문제 2

아버지의 우울은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갈등의 관계에서 매개하는가?

Methods

연구대상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육아정책연구소가 수집한 한국아동 패널(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 자료에서 7차년도(2014)의 성역할가치감과 우울, 8차년도(2015)의 일-양육 갈등을 선택하여 예측변인과 결과변인에 모두 응답하지 않은 아버지를 제외한 아버지 1,273명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아버지의 일-양육 스트레스를 살펴보기 위한 연구로써 이와 관련된 아버지의 근무 직종과 직장 내 지원 정책, 가구 소득 변수를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대상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버지의 연령은 만 39.21세 (SD = 3.93), 자녀의 연령은 만 75.08개월(SD = 1.40)의 약 7세이며, 자녀의 성별은 남아가 620명(48.7%), 여아가 653명(51.3%)이었다. 아버지의 교육수준은 대졸이 540명(42.6%)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졸업 이하 333명(25.9%), 전문대 졸업 274명(21.6%), 대학원 졸업 126명(9.9%)이었다. 월 평균 가구 소득은 3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가 46.8%로 가장 많았으며, 300만원 이하 32.9%, 500만원 초과 700만원 이하 13.9%, 7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5.7%, 1000만원 초과 0.7%순이었다. 아버지의 근무 직종은 사무종사자 300명(23.6%),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259명(20.3%),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183명(14.4%) 순으로 나타났으며, 직장내 지원정책 시행여부는 여성의 육아휴직이 57.7%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남성의 육아휴직은 36.0%, 가족돌봄휴직은 21.1%, 유연근무제는 24.5%, 대체인력폴은 19.1%, 가족친화프로램 18.4%였다. 본 연구의 대상인 아버지는 생애과정 중 얻어진 근로자, 배우자나 혹은 부모 등의 새로운 역할로 기존의 역할과 조율하며 성역할가치 인식에 영향을 받는 시기라고 볼 수 있으며(Elder & Giele, 2009), 자녀의 평균 연령은 양육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는 시기인 72개월에서 79개월의 약 7세로, 아버지가 일과 양육을 양립하는데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도구

성역할가치감

성역할가치감은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E. Kim과 Choi (2008)의 도구를 참조하여 구성한 도구이다. 총 6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본 연구에서는 6개의 문항 중 역채점 문항인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여성 본연의 모습은 가정에서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다.”와 “아무래도 자녀가 어릴 때(학령 전)는 어머니가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바람직하다.”의 두 문항은 Pearson 상관분석 결과 상관계수가 모두 .2 미만으로 매우 낮아 두 문항을 삭제하여 분석하였다. 이는 Oh, Byeon과 Kwon (2018)의 연구에서도 앞서 제시한 두 문항을 동일한 이유로 제외하여 분석한 바 있다. 또한 이는 내용타당도 측면에서 성역할가치감 척도의 부정형 문항으로 해당되며, 부정 문항이 포함된 척도는 수집 방법에 따른 응답 결과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타당도 보완을 위해 해당 문항을 삭제하였다(Choi & Cho, 2013). 최종적으로 분석에 활용한 문항은 “아버지도 전업 주부 어머니만큼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여성이 취업할 경우 남성과 여성은 가사와 양육에 대해 동등한 정도의 책임을 나누어져야 한다.”, “취업을 한 어머니도 전업주부 어머니만큼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여성이 취업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남성과 여성은 가사와 양육에 대해 동등한 정도의 책임을 나누어져야 한다.”의 총 4개 문항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아버지가 성역할을 성별에 따라 엄격하게 역할구분을 하는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성역할가치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아버지가 성역할에 대해 구분과 차별을 두지 않는 현대적 가치감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역할가치감 척도의 Cronbach’ s α 신뢰도는 .67이다.

우울

아버지의 우울은 Kessler 등(2002)이 고안한 Kessler 우울 척도(K6)로, 심리적 우울 수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아동패널 연구에서 수정·보완하였다. 우울 문항은 총 6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혀 안 느낌(1점)에서 항상 느낌(5점)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아버지의 우울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문항의 내용으로는 “매사에 힘이 드셨습니까?”, “무기력하셨습니까?”, “너무 슬퍼서 뭘 해도 기운이 나지 않으셨습니까?” 등이다. 우울 척도의 Cronbach’ s α 신뢰도는 .93이다.

일-가정 양립시 이점과 갈등

일-가정 양립 시 이점과 갈등은 Barnett, Marshall, Raudenbush 와 Brennan (1993)이 개발한 Work-Family Strains and Gains Scales 척도를 한국아동패널 연구진이 번역하였다. 일-가정 양립 시 이점과 갈등은 일-양육 이점, 일-양육 갈등, 일-가족 이점 및 일-가족 갈등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각각 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4가지 하위요인 중 ‘일-양육 갈 등’ 6문항을 활용하였다. 각각의 개별 문항은 “일을 하는 동안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된다.”, “일을 하는 것이 자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부모로서 받는 보상을 일부 놓치게 된다.”, “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내가 되고자 했던 부모가 되기 어렵다.” 등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아버지가 일과 양육에서 느끼는 갈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일-양육 갈등의 Cronbach’ s α 신뢰도는 .84이다.

자료분석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아동패널(PSKC) 7차년도(2014)8차년도(2015)의 아버지가 응답한 1,273명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측정변인은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 우울, 일-양육 갈등이다. 측정변인은 SPSS 23.0 (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여 기술통계분석과 상관분석을 시행하였으며, 연구모형 검증을 위해 AMOS 22.0 프로그램(IBM Co., Armonk, NY)을 활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과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분석을 실시하였다. 모형의 적합도를 판별하기 위해 χ2, NFI, TLI, CFI, RMSEA 지수를 사용하였으며, 직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증을 위해 구조방정식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Results

측정변인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본 연구변인의 기술통계치와 상관관계를 산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1). 4점 척도로 구성된 성역할가치감은 문항평균점수는 3.06 (SD = .49)으로 나타났으며, 5점 척도로 구성된 우울과 일-양육 갈등은 각각 1.86 (SD = .74), 2.26 (SD = .64)으로 나타났다. 다변량 정규성(multivariate normality)을 검증하기 위해 왜도는 −.29∼1.39로 왜도의 절대값 기준치인 3 미만의 범위에, 첨도는 −.44∼2.68로 첨도의 절대값 기준치인 10 미만의 값으로 나타났으며, Mardia의 다변량 첨도계수(Mardia’ s coefficient of multivariate kurtosis)를 확인한 결과, 왜도와 첨도를 표준편차로 나눈 값인 C.R. (critical ratio)값은 71.91로, 검정기준이 1.96이상인 95% 유의수준에서 유의한 다변량 정규분포의 가정이 충족된다고 판단되어(H. Lee & Noh, 2013), 최대 우도절차를 사용하여 모델의 부합도와 모수치를 추정하였다.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rrelations Among Values of Gender Role, Depression, Work-Parenting Conflicts
Variables 1 2 3
1. Values of gender role    
2. Depression −.20∗∗∗  
3. Work-parenting conflicts −.13∗∗∗ .29∗∗∗
M 3.06 1.86 2.26
SD .49 .74 .64
Skewness −.07 1.02 .00
Kurtosis .04 1.64 −.39

Note. N = 1,273.

∗∗∗ p < .001.

다음으로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첫째, 성역할가치감과 우울은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다(r = −.20, p < .001). 둘째,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갈등은 유의미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다(r = −.13, p < .001). 셋째, 아버지 우울과 일-양육 갈등은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 = .29, p < .001).

측정모형 분석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통해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 우울, 일-양육 갈등을 설명하는 측정변인 간의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초기모형을 살펴본 결과, χ2 = 909.69 (df = 101, p < .001), NFI = .91, TLI = .91, CFI = .92, RMSEA = .08로 나타났다. 측정오차 간의 상관이 높을 때 공분산 설정이 가능하므로, 수정지수(Modification Index [M.I])값을 살펴본 후 우울의 5번, 6번 문항과(M.I = 236.43) 일-양육 갈등의 1번, 4번 문항(M.I = 101.55)의 측정오차 간에 공분산을 설정하였다. 그 결과, χ2 = 543.89 (df = 99, p < .001), NFI = .95, TLI = .95, CFI = .96, RMSEA = .06으로 적절한 적합도를 보였다(Hong, 2000). 또한 잠재변인에서 측정변인으로의 요인부하량은 .45∼.89로 요인부하량의 절대값이 .40이상이며(G. Kim, 2010), C.R. (critical ratio)값 역시 유의수준 .001에서 모두 유의하였다(Table 2).
Table 2
Factor Loadings of the Measurement Model
Variables B SE β C.R.
Values of gender role Gender role1 1.000   .569  
  Gender role2 1.101 .076 .731 14.581∗∗∗
  Gender role3 .904 .064 .599 14.055∗∗∗
  Gender role4 .789 .065 .475 12.181∗∗∗
Depression Depression1 1.000   .774  
  Depression2 1.028 .025 .772 40.378∗∗∗
  Depression3 1.341 .044 .790 30.217∗∗∗
  Depression4 1.194 .034 .894 35.219∗∗∗
  Depression5 1.329 .039 .874 34.232∗∗∗
  Depression6 1.319 .039 .867 33.918∗∗∗
Work-parenting conflicts W-p conflicts1 1.000   .860  
  W-p conflicts2 .826 .27 .777 30.700∗∗∗
  W-p conflicts3 .579 .25 .629 23.468∗∗∗
  W-p conflicts4 .938 .30 .794 31.517∗∗∗
  W-p conflicts5 .559 .32 .484 17.245∗∗∗
  W-p conflicts6 .480 .30 .451 15.845∗∗∗

Note. N = 1,273.

∗∗∗ p < .001.

이외에도 하나의 잠재변인에 대해 측정변인이 상관관계를 갖는 정도를 나타내는 집중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모든 요인에 대하여 잠재변인 신뢰도(construct reliability)와 평균분산 추출값(average variance extracted)을 산출하였다. 그 결과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 우울, 일-양육갈등의 잠재변인 신뢰도는 .818, .948, .873로 산출되었으며 평균분산 추출값은 각각 .536, .752, .548로 나타나 Hair, Black, Babin, Anderson과 Tatham (2006)이 제시한 잠재변인 신뢰도 .7 이상, 분산추출지수는 .5 이상의 임계치를 보여 측정변인들의 집중타당성을 확보하였다. 한편, 하나의 잠재변인이 다른 잠재변인과 얼마나 다른지를 나타내는 판별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결정계수의 크기가 분산추출지수보다 모두 작게 나타나 판별타당성이 확보되어 본 모형으로 후속 분석을 시행하였다.

구조모형 분석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우울, 일-양육 갈등 간의 경로를 살펴보기 위하여 구조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적합도 지수는 χ2 = 621.88 (df = 144, p < .001), NFI =. 94, TLI = .95, CFI = .95, RMSEA = .05 로 나타나 양호한 적합도를 보였다.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우울이 일-양육 갈등에 영향을 주는 경로에 대해서는 Table 3Figure 2에 제시하였다. 먼저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은 일-양육 갈등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 = −.12, p < .001). 즉, 아버지가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으로 인식할수록 일-양육에서 갈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은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β = −.25, p < .001).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우울을 통해 일-양육 갈등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과 관련하여, 아버지의 우울은 일-양육 갈등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β = .29, p < .001)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은 일-양육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 매개효과가 나타났다. 최종 구조모형에서 외생변수가 내생변수의 변량을 설명하는 정도인 다중상관치(squared multiple correlations)를 확인한 결과, 일-양육갈등은 성역할가치감과 우울에 의해 11.5%로 설명되었으며, 우울에 대한 성역할가치감의 설명력은 60.2%였다.
Figure 2.
Figure 2.
Direct and indirect paths from values of gender role to work-parenting role.
kjcs-41-3-1f2.jpg

∗∗∗p < .001.

Table 3
Path Estimates in the Structural Model
Path between variables B β SE C.R.
Values of gender role → Depression −.45 −.25 .07 −6.92∗∗∗
Depression → Work-parenting conflicts .14 .29 .02 8.06∗∗∗
Values of gender role → Work-parenting conflicts −.11 −.12 .03 −3.38∗∗∗

Note. N = 1,273.

∗∗∗ p < .001.

본 연구에서는 Bootstrapping 방식을 통해 아버지 우울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검증하였다. Table 3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갈등의 간접효과는 95% 신뢰구간을 기준으로 할 때 −.10∼−.05로 나타나 유의하였다. Shrout & Bolger (2002)에 따르면 신뢰구간 95%에서 간접효과의 유의도를 검증할 경우, 간접효과의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을 때 유의도 .05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Bootrapping을 실시한 결과, 유의도 값이 95% 신뢰구간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갈등과의 관계에서 우울의 직. 간접적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Table 4).
Table 4
Direct, Indirect, and Total Effects in the Structural Equation Model
Path between variables Bootstrapping
95% Confidence interval
Direct effect Indirect effect Total effect SE Lower Upper
Values of gender role → Depression −.25∗∗∗   −.45∗∗∗      
Depression → Work-parenting conflicts .29∗∗∗   14∗∗∗      
Values of gender role → Work-parenting conflicts −.12∗∗∗ −.07∗∗∗ −.17∗∗∗ .01 −.10 −.05

Note. N = 1,273.

∗∗∗ p < .001.

Discussion

본 연구는 유아기 자녀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일-양육 갈등에 미치는 영향에서 아버지 우울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아동패널(PSKC) 7차년도(2014)8차년도(2015)에서 아버지 1,273명의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일-양육 갈등과 관련한 연구는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남녀 공동 육아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시점에서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어머니 관련 연구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가 지닌 내적 가치인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갈 등에서 우울의 매개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시행하였다. 주요 연구결과를 토대로 논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전통적일수록 아버지의 일-양육 갈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성역할에 대해 구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을수록, 일-양육 양립이 촉진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J.-S. Han & Yoo, 2007; I. Y. Han & Hong, 2011; J.-S. Lee & Choi, 2012; Zhao et al., 2019)를 지지하여 기존에 일관되지 않았던 성역할가치감과 일-양육 양립 갈등 간의 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를 제시하였다. 또한 S.-G. Lee (2014)의 연구에서 어머니의 성역할가치감이 전통적일수록 일-양육 양립 갈등 수준이 높게 나타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아버지가 성역할을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으로 인지할수록 일-양육 갈등 수준이 높아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점차적으로 증대되는 아버지의 가정 내 역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일-양육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을 제고하는 데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면 일-양육 갈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일-양육 갈등을 예측하는 요인임을 알 수 있으며,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을 높이는 교육적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인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음 을 제안한다.
둘째,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전통적일수록 아버지의 우울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가 남녀 역할에 대해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치를 가져 이분법적으로 성역할을 구분할수록 높은 우울을 경험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국외연구와 국내연구에서도 보고되어(Barnett & Hyde, 2001; R. Song & Lee, 2012; Wierda-Boer et al., 2008), 선행연구의 결과들을 지지한다. Eisler와 Skidmore (1987)는 오래 전 남성역할 고정관념이 분노 및 불안과 상관이 있음을 입증하였으며, 남성의 성역할을 측정하는 한국형 척도를 개발한 Park과 Jo (2002)는 이 척도를 통해 중장년 집단이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성역할에 대한 부담이 클수록 높은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특히 전통적인 성역할가치를 고수하는 아버지일수록 우울을 경험하는 현상이 일과 가족 역할에 투입하는 시간과 관련이 있다는 Huffman 등(2014)의 연구결과를 참고해볼 때, 전통적인 성역할을 지닌 남성은 일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가장으로서의 정체성과 남성성을 충족시켜 아버지 역할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아버지가 전통적인 성역할가치감을 가질수록 우울을 경험하는 것은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양육 역할 수행으로 인한 근무 시간 박탈이 아버지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지게 되어 우울로 영향을 주는 경로를 예측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인 남성 기준을 덜 준수하는 남성이 도움을 구하는데 더 높은 참여 빈도를 보이며, 주변의 남성이 건강 추구 행동에 관여하고 있음을 인식한 남성이 건강한 행동에 참여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Mahalik, Burns와 Syzdek (2007)의 연구 결과와 남성이 성역할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인식할수록 도움 추구 행동의지가 감소하고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음이 나타난 Cole과 Ingram (2019)의 연구결과는 남성의 성역할가치에 따른 도움 추구 태도를 살펴볼 수 있게 함으로써, 성역할가치감이 남성의 심리적 안녕과 일-양육 갈등 해소에 도움을 주는 대안으로 사료된다. 사회적으로 규정하는 아버지의 역할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일원적이나 강박적일 수 있기 때문에 남녀관계를 평등하게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또한 이에 걸맞아야 하는 사회적 압력이 크기 때문에 아버지의 갈등은 높아져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남성이 성역할 규범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마련된다면 아버지의 정서적 안녕과 더불어 일-양육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전의 연구에 따르면, 다른 남성들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성별 규범을 위반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신 건강 서비스의 활용을 향상시키므로(Vogel et al., 2011), 누구든 갈등을 겪는다면 성역할에서 벗어나 도움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성역할가치감은 인종과 민족성에 따라 형성되므로, 남성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개인의 차이와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임상전문가들은 공식적인 평가나 인터뷰를 통해 남성의 성역할가치와 관련한 경험과 인식을 살피고 우울 증상을 평가해야 할 것이며, 성역할가치감에 따른 심리 치료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웃리치 프로그램과 교육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아버지의 연령은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Song과 Lee (2012)의 연구에서 40대 남성의 성역할가치감이 우울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과는 상반된 결과를 나타낸다. 전통적인 성역할가치로 가장 많은 갈등을 겪는 세대가 중장년층 세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Hunt, Sweeting, Keoghan, & Platt, 2006)에 근거하여 본 연구의 결과는 20-30대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연령의 아버지에게도 성역할가치감이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아버지의 정신적 건강을 통한 긍정적인 일-양육 병행을 위해 성역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은 우울을 매개로 일-양육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의 지나친 남성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그 기대에 충족되지 못했을 때 우울이 더 높았으며, 이에 따른 아버지의 일-양육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것이다. 이는 유아기 아버지가 남녀의 성역할에 대하여 뚜렷한 구분을 하고 있을수록 일-양육 양립 어려움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두 관계에서 아버지의 양육스트레스의 매개효과가 나타난 Oh 등(2018)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본 연구 결과에서 우울에 대한 성역할가치감의 설명력이 높게 나온 부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즉, 지나친 남성성에 치우쳐진 성역할가치를 지닌 남성은 자기 낙인의 내면화가 두드려져 우울에 더 취약해지고 일-양육 갈등에 대한 지각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현대적인 성역할가치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남성이 성역할에 대한 통제감과 통제 효능감을 갖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며, 성역할 행동의 실천 의지를 위축시키는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가부장적 규범의 압력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과 동등한 성역할 가치의 도덕적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현대의 아버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일-양육 양립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므로, 아버지들에게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자녀 양육책임과 관련하 여 전형적인 성역할에 대한 이질적인 변화가 불평등의 바탕이 되며,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가 적극적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인식만큼 양육분담이 평등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Na, 2014), 동등한 양육참여와 책임에 대한 아버지의 의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직장에서는 아버지와 예비 아빠를 위한 워크숍을 마련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실질적 사례로 독일과 스웨덴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스웨덴은 유아기 부모의 일-양육 양립 갈등인 양육스트레스와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버지의 성역할에 대한 인식임을 파악하였다. 이에 스웨덴은 남성의 양육에 대한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유연한 휴직과 업무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육아휴직제도 의무할당 기간을 60일에서 90일로 연장하였다. 현재 스웨덴의 육아휴직제도는 유급휴가로, 일반적으로 480일간 부부가 공동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스웨덴은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육아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2007년 2개월의 육아휴직 남성할당제가 도입된 이후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은 2008년 20.8%에서 2015년에는 32%로 급격히 높아졌다(Y. Lee, Kim, & Lim, 2016). 또한 남성의 육아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각 주에서 육아정보와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파라덴(papaladen)’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현재 우리나라의 직장 내 지원 정책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거나, 혹은 아예 없는 경우를 감안해 볼 때 중요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일-양육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남성이 일 뿐만 아니라 양육의 공동 주체라는 인식을 함양시킴으로써 성역할가치감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가족 내 성역할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를 통한 역할 분업과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제언한다.
B. Lee, Ryu와 Song (2017)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족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가족 내 역할 분배가 균등하게 이루어져야 건강한 가정 형성이 가능하며 양육과 가사에 대한 아버지의 성역할의 인식 전환을 통한 부부의 동등한 관계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즉, 양육과 관련한 아버지가 성역할을 구분하지 않는 현대적인 성역할가치감을 지니는 것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남성이 일-가정 양립의 기반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버지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현대적인 성역할가치를 갖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성역할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실시하여 아버지가 일-가정 양립에서의 부담과 책임감을 덜고 조화로운 양립을 도모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토대로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 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2차 자료를 활용하여 유아기 자녀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모든 아버지의 특성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아버지의 직장 근무경력과 결혼생활 지속기간에 따라서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데 겪는 경험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다집단 분석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속해 있는 아버지의 경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성역할가치감 척도의 경우 6문항 중 요인적재량이 낮은 두 문항을 제외하여 측정하였으므로 성역할가치감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더 높은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된 도구를 이용하여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이 미치는 다양한 변인들과의 관계성에 대해 재검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아버지는 일과 가정에서 다중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울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양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만족감과 성취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일-양육 갈등의 한 측면만을 확인하는 것은 일과 가정에서의 경험을 단편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일-양육 갈등과 향상을 동시에 탐색함과 더불어 긍정적 정서가 일-양육 갈등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인들을 포함하여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연구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이론적,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이 일-양육 양립과 관련하여 어머니에게 초점을 맞추거나 어머니와 자녀 및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이루어진 반면,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우울과 일-양육 갈등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더욱이 공동 육아에 따른 관심이 증가하고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일과 양육을 긍정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의 일-양육 갈등을 줄이는데 필요한 요인 중 하나가 성역할가치감임을 검증하였다. 둘째, 본 연구 결과는 아버지가 전통적인 성역할가치감에서 탈피하여 성역할가치감을 제고하고 성역할에 대해 구분 짓지 않는 현대적인 성역할가치를 지닐 때 심리적 통제감을 높이며, 성역할에 대한 경직된 기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짐으로써 정신건강을 증진해 일-양육 갈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연구 결과를 통해 일과 양육의 이중 과업에 직면한 아버지의 정신적 안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 결과는 궁극적으로 일-양육 갈등을 줄이기 위한 아버지의 성역할가치감을 높이는 정책적 제도와 심리적 서비스 및 교육 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성역할은 관계와 관련한 측면이므로, 이는 양성이 모두 참여해야 변화할 수 있고 남성이 빠진 성역할에 대한 논의는 생산적이지 않다. 연구 결과를 통해 아버지의 긍정적인 일-양육 양립을 통한 공동육아정책마련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법적제도 개선과 이와 관련한 후속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the Chung-Ang University Research Scholarship Grants in 2018.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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